카멜라 해리스의 필승 전략 6가지
[김유진의 미국 사는 이야기] 해리스, 270표만 얻는다는 자세로 ‘미니 경선’ 가선 안돼...잠룡 지지얻어야 ‘성골 검사’ 강조...범법자 트럼프와 차별 9월10일 대선토론서 트럼프 확 꺾어야 선거운동에 오바마 끌어들여야 ‘결정적’
요동치는 美 대선 판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의 암살미수에 이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전격 사퇴로 미국 대선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7월 21일 (미국시간) 조 바이든은 X (구 트위터)에 올린 서한을 통해 대통령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지난 첫 대선토론 이후부터 지속적 사퇴압력을 받아왔지만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던 그였다. 그러나 지난 7월 18일 세번째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은 바이든이 선거운동을 중단하면서 그의 사퇴는 시기가 문제일 뿐,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바이든은 부통령 카멜라 해리스를 차기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 바이든이 해리스를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이 말은 해리스에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남아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물론 오는 8월 19일부터 시카고에서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의 지지를 얻은 해리스가 차기 대선주자로 지명을 받을 확률이 크다. 그러나, 그 전에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또 무슨 사고가 터질까. 그리고 그 일들에 의해 어떤 쪽으로 결과가 뒤바뀔까. 아직 해리스의 등판을 장담하기는 섣부르다.
확실한 승기 잡은 트럼프
바이든이 코로나 감염으로 선거운동을 중단한 바로 그날, 7월 18일 트럼프는 귀에 반창고(?)를 붙인 채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했다. 약 100여개(공중파 약 15개 포함)의 채널을 통해 송출된 트럼프의 연설은 미국에서만 약 2,800만 명 정도가 시청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트럼프는 이 연설에서 기존의 화난 표정 대신 만면에 여유만만한 웃음을 띄며 “God saved me. I am the one who’s going to save this country from the enemy of democracy(신이 나를 도왔다. 내가 바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적으로부터 미국을 구할 사람이다)”라고 말하며 공화당 지지자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이제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중심으로 대오결집하는 분위기이다.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이 가져온 충격파는 생각보다 컸다. 특히 트럼프가 총격을 받은 직후 촬영된 그 사진은 연출을 하고 찍으라고 해도 다시 하기 어려울 정도였고, 트럼프를 ‘범법자’에서 ‘미국을 구할 영웅’으로 단번에 신분상승시켜 주었다.
전당대회를 불과 며칠 앞두고 그것도 공화당원에 의해 시도된 암살 미수사건이란 점, 그리고 그 사진. 모든 것이 트럼프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결코 허무맹랑하게 들리지 않을만큼 사진 한 장이 가져다 준 마케팅 효과는 컸다.
트럼프는 이기기 위해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것은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속하는 일이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 득표수에서 300만표 차이로 밀리고도 선거인단 득표수는 306표를 얻어 232표를 얻은 힐러리 클린턴을 가뿐히 제쳤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똘똘 뭉친 결과였다.
해리스가 이길 수 있는 방법 6가지
그렇다면 해리스는 트럼프를 이 기기 위해 어떤 장애물들을 넘어야 할까?
우선 한 달 남짓 남은 전당대회 전까지 민주당 잠룡들, 즉 게빈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바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등의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 말로만의 지지가 아닌 전폭적인 지지여야 한다. 또한 아직까지 별다른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 척 슈머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상하원 원내대표들의 지지도 얻어내야 한다.
즉, 경선을 해서 새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한 달 내에 완전히 잠재워야 하는 것이다. 혹여라도 ‘미니 경선’을 거치며 피를 흘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둘째, 그가 낙태 관련 여성인권의 대변자이며, 흑인이 아님에도(해리스는 인도계 어머니와 아프리카계 자마이카 아버지 사이에서 출생) 흑인 유권자 및 소수계 이민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 현재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인 트럼프 후보와는 상반되는 성골 검사 출신(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 인물이라는 점 등을 강하게 어필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해리스는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이 그가 고령이라는 사실 때문에 가려져서는 안된다”며 본인을 내세우기보다는 자신이 바이든에 의해 선택된 인물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다소 조심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점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한 행보만
셋째, 오는 8월 19일부터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확실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어야 한다. 전당대회에서 해리스가 해야할 일은 트럼프가 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트럼프가 차지한 자리를 굳이 빼앗으려 할 필요가 없다. 트럼프가 공화당 지지자들을 결속시키는 것만큼 민주당 지지자들을 결속시키고 그들을 투표장으로 이끄는 것이 그녀가 해야 할 일이다.
노쇠한 바이든에게 실망하고, 갑자기 영웅이 되어 버린 트럼프 때문에 투표를 포기한 민주당 지지자들을 오는 11월 5일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것. 그것이 그녀가 해야 할 일의 전부이다.
최근 20년동안 미국의 선거판은 극심한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었다. 트럼프는 그 대립을 최대한 이용해 대통령이 되었고, 또다시 대통령의 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해리스가 얻어야 할 표는 선거인단 전체 538표의 절반을 넘는 270(269+1)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넷째, 예정대로라면 오는 9월 10일 치러질 2차 대선토론에서 해리스가 트럼프를 확실히 꺾는 일이다.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바이든’이라고 공격하는 트럼프에 대해 ‘바이든은 알고보면 참 잘한 대통령’이라고 받아쳐서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지난 4년동안 민주당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싫어하는 것만큼이나 바이든에게 실망해 왔다. 9월 10일 2차 대선토론에서 바이든의 그늘에서 벗어나 그녀가 ‘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대항마인지 강하게 어필하는 전략을 택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바이든을 밟고라도 가야 한다. 물론 바이든 사퇴 이틀이 지난 오늘까지 그녀는 말을 아끼고 있는 중이다.
다섯째, 흑인 및 소수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2020년 인구센서스(US Census) 조사를 보면 현재 미국 내 백인 비율은 57.8%이다. 비백인 계열 인구가 40%를 넘는다는 것이다. 흑인을 위시한 소수계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던 바락 오바마는 지난 2008년 선거인단 득표수 365표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173표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이어진 2012년 재선에서도 332표를 얻어 206표에 그친 공화당의 맷 롬니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그 판도를 바꾸어 놓은 사람이 2016년의 트럼프이다. 트럼프는 이민자를 범죄자 취급하며 불법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이 미국을 살리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백인 유권자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고, 유권자 절반이 못되는 표를 얻고도 대권을 쟁취했다. 해리스가 소수계 유권자들의 표를 얻지 못하고서는 선거에 이길 수 없다.

오바마가 선거운동에 나서야
여섯번째로, 어쩌면 첫번째가 되어야 할지도 모르는 해리스의 필승전략은 오바마 전대통령의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다. 오바마를 선거운동에 끌어들일 수 있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오바마의 등판시기는 언제쯤이 될 것인가? 해리스는 오바마의 최측근 데이비드 플루프(David Plouffe)에게 프로포잘을 보내 놓은 상태이다. 데이비드 플루프는 오바마의 선거캠프 참모를 맡아 오바마의 두 번의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브레인이기도 하다. 어쨌든 오바마의 공개지지는 소수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가장 빠른 길이다. 벌써 소수계 유권자들이 야금야금 트럼프 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누수를 막지 못한다면 절대 이길 수 없다.
바이든의 사퇴로, 미국의 유권자들은 차악(次惡)을 골라야 하는 고역스런 일에서 벗어났다. 누가 선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누가 악인지는 좀 더 명확해졌다. 이젠 누구를 찍어야 미국이 이 극심한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다시는 범법자, 인종차별주의자가 대통령이 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
필자는 전형적인 이민 1세대이다. 미국생활 40년동안 이민자로서, 소수계로서 알게 모르게 많은 설움을 겪으며 살아 왔다. 그런 필자가 팔이 안으로 굽듯 이민자들에게 관대한 정부를 지지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트럼프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로 가장 많은 숫자의 불법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중국산 자동차에 100~20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도 했다. 자동차 제조업을 모두 미국으로 가져오겠다고도 했다. 모두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는 주장일 뿐이다. 그러나 이 터무니없는 주장에 백인들이 또다시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이민자인 필자와 가족이 살아갈 이 땅이 암묵적 인종차별주의가 다시 살아나 설치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 소수인종이라는 이유로 버스에서 백인들에게 모욕을 당하는 장면을 유투브에서 보고 싶지 않다. 날마다 총에 스러져가는 이웃들을 보고 싶지 않다. 물론 민주당의 해리스가 집권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저 인간보다는 낫겠지…” 해리스를 보며 실낱같은 희망을 품는 사람이 어찌 필자 혼자 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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