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사태와 이효리 연설, 어떤 관계있을까
[이현민의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인생 독고다이야” 외친 이효리 연설 MZ세대 행동방식을 변호하는데 적절 그러나 부작용은 이강인 사태의 예 ‘함께 살아가는 세상’임을 잊지 말길
사과로 마무리된 이강인 사태
최근까지 이강인 사태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이강인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면서 그의 축구인생은 물론 개인 비즈니스에까지 후폭풍이 이어졌다. 나아가 그의 국가대표로서의 입지도 불투명해 보였다. 극적 사과로 끝난 손흥민-이강인의 마찰과 일련의 사태가 현재 겪고 있는 한국의 세대 갈등의 일면처럼 느껴진다면 확대해석일까 싶지만, 밈으로도, 개그 소재로도, 그리고 현실에서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MZ 세대와의 갈등’은 이번 사태와도 굉장히 닮아있다.

이강인의 행동이 MZ 세대를 대표한다!라고 단정짓는다면 수많은 젊은이들이 반발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행동 중 일부가 많은 (꼰대라 일컫는) 어른들이 젊은 세대를 비판하는 일부분과 닮아있으니, 전혀 무관하다고도 할 순 없다. 이강인은 조직에서의 협동과 협업 등에 선배들의 조언을 귀담아들고 따르기 보다는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믿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했다. 그리고 그것을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세대의 젊은이다. 선배들의 조언은 꼰대의 잔소리로 취급받는 현재의 세태를 그대로 보여준 충돌로, 한국 축구 갈등의 도화선이 되었다는 측면에서 전 국민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는 어쩌면 가수 이효리의 최근 국민대 졸업식 축사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이효리의 졸업식 축사는 정확히 비난과 칭찬으로 양분됐다. 이효리의 축사가 현재의 MZ 세대들에게 가장 알맞은 조언이라고 생각했던 한사람으로서, 이강인 사태와 연결해 다시 한번 생각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언니 조언 같았던 이효리의 축사
이효리는 20년이상 국내 톱 연예인으로 이름 날렸고, 이번 국민대 졸업식에 ‘성공한 국민대 졸업생’의 자격으로 연단에 올랐다.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가진 동문이라는 이효리에 대한 소개에는 갸우뚱했지만, 이효리 축사는 ‘이효리답다’는 한줄 평으로 갈음할 수 있을만큼 깔끔했다라고 평하고 싶다.
이효리가 한 연설은 사실 우리가 기대하고 바라던 ‘연설’과는 큰 거리감이 있었다. 그보다는 현재의 MZ세대를 대표하는 대학 졸업생들을 향해, 세상을 조금 더 살아본 누나 혹은 언니의 조언과 힘 내라는 한마디 정도로 느껴졌다.
특히 조언을 가장한 잔소리에 힘이 빠졌던 나의 20대를 회상하게할만큼 그녀의 말에는 힘이 있었는데, 현재의 MZ세대에게는 더욱 적합한 연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의 시선이나 말보다는 자신의 주장이 제일 중요한 것이 현재 MZ 세대를 대표하는 특징이다. 그런 그들에게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같은 틀에 박힌 이야기는 귀에 들리지도 와닿지도 않았을 것이다. 또한 예능인 이효리의 연설에 MZ 졸업생들이 거는 기대는 어르신의 잔소리가 아닌 재미와 웃음에 기초한 현실 조언정도였을 것이다. 때문에 그녀의 연설은 오히려 자신의 격, 대중의 기대에 걸맞는 조언이었고, 때문에 더욱 힘이 느껴졌다.
현재까지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톱스타 이효리지만, 경솔한 행동, 앞뒤 맞지 않는 신념의 주장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적지 않은 안티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각 잡힌 훈화말씀을 들었더라면 그것 또한 대중들의 뭇매로 돌아왔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너나 잘해라!”, “네가 뭔데..”는 연예인 행보의 숙명과도 같은 말이다. 따라서 현재 자신의 위치에 딱 걸맞은 현실 조언으로 이효리다운 졸업 축사를 보여주었고, <치티치티 뱅뱅>의 선곡도 이런 그녀의 매력을 한층 돋보이게 해주었다고 볼 수 있다.
‘독고다이’는 단어보다는 생각의 문제
하지만 뒤이어 이어진 이강인 사태를 되돌아보며, 이효리 축사의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려한다. 아무래도 곧이어 터졌던 이강인 사태가 그녀의 조언대로만 행동한다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시한폭탄의 가장 좋은 예시였기 때문이며, 또 이 일련의 상황들을 고려해 자신의 삶을 잘 개척하는 MZ젊은이들이 되길 소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설이 아닌 ‘언니의 조언’ 정도라 해도 대중들 앞 연단,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도 함께하는 자리에서 ‘독고다이’라는 경솔한 표현 방식은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만했다. “오직 나만의 길, 마이 웨이”는 세대를 너머 모든 인간이 가슴속에 품는 본질과도 같은 관념이라 생각한다. 대신 자신을 비하하거나 자책하는데 힘을 쓰기보다는 ‘여러 의견을 들으며’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최대의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 정리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효리 언니의 조언을 잘 듣되 MZ세대들이 그 속의 몇몇 조언들을 조금 걸러듣는다면 제2의 이강인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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