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류, 무엇이 문제인가?①

[어느 이론물리학자가 보는 세상] 자연방사능과 다른 인공방사능 몸속 장기는 방사선에 약해 흡수된 방사능물질, 뼈에 쌓여 감마선, DNA사슬 끊어 암 발생

후쿠시마 제1 원전. 사진=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 원전. 사진=연합뉴스

방사능의 이론적인 설명

방사선은 어디에나 있다. 땅에서도 올라오고, 하늘에서도 내려온다. 우리가 마시는 지하수에도 들어있고, 건물 콘크리트에서도 나온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도 들어있다. 이런 방사선 대부분은 자연에 존재하는 자연방사성 물질에서 온다. 바나나처럼 칼륨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은 칼륨의 동위원소인 칼륨 40도 함께 들어있다. 칼륨 40은 칼륨 중에서 0.01% 정도밖에 안 되지만, 반감기가 12억 년이 넘는다. 칼륨이 들어있지 않은 음식을 찾는 건 쉽지 않으니 이런 자연방사성 물질은 피할 수 없다.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을 나타내는 단위는 베크렐(Bq)이다. 방사성 물질의 원자핵이 1초에 한 번 붕괴하면 1 Bq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베크렐은 초당 나오는 방사선의 개수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칼륨을 예로 들면, 1그램의 칼륨에서 나오는 방사선량은 31 Bq/g, 초당 서른하나의 칼륨40 원자핵이 붕괴한다는 말이다. 이 칼륨은 사람 몸에도 들어있다. 그러니 같은 침대에서 함께 자는 부부는 서로에게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단순히 방사능 단위만으로는 방사선이 사람에게 얼마만큼의 해를 끼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물리학자들은 방사선이 사람의 몸을 뚫고 지나면서 몸에 전달하는 에너지의 기준을 정해놓았다. 이것을 흡수선량이라고 부르고, 이를 나타내는 단위를 그레이(Gy: gray)라고 부르는데, 1Gy는 ㎏당 1 줄(J: joule)의 에너지에 해당한다. 병원에서 가슴 CT를 찍을 때 갑상선이 받는 흡수선량은 60 밀리그레이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다.

1줄의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 1g의 물을 1도 올리는 데 드는 에너지를 대략 1칼로리(calorie)라고 하고, 1 칼로리는 4.184 J과 같다. 참고로 음식의 열량을 나타낼 때 쓰는 칼로리는 에너지를 나타내는 칼로리의 천 배에 해당한다. 그래서 영어로는 대문자 C를 써서 칼로리(Calorie)라고 나타낸다.

그런데 방사선의 종류와 에너지에 따라 그리고 방사선이 지나는 인체의 부위에 따라 받는 피해가 다르다. 그래서 이를 고려해서 정한 물리량이 등가선량이다. 등가선량은 방사선의 종류와 인체의 부위에 따라 흡수선량에 가중치를 준다. 예를 들면 X-선은 가중치가 1인 반면에 중성자는 에너지에 따라 2에서 11에 이르고, 알파 입자(헬륨 원자핵)이나 핵분열에서 나오는 원자핵은 20이나 된다. 거기에 방사선을 받는 부위에 따라 가중치가 붙는다. 이 등가선량을 나타내는 단위는 시버트(Sv: sievert)라고 하는데, 이 역시 그레이와 마찬가지로 J/kg이다. 유효선량은 몸 전체가 받는 등가선량을 의미한다. 일반인이나 방사선 관계 종사자가 받는 유효선량은 법적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다. 일반인의 경우에는 연간 1mSv(1 밀리시버트 = 0.001시버트)이고, 종사자의 경우에는 5년간 100 mSv, 연간 50 mSv로 정해져 있다.

인류가 만든 인공방사능의 배출

방사선의 단위를 알아봤으니, 이제 문제가 되는 인공방사성 물질이 왜 위험한지 알아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토양에는 자연방사성 물질 외에도 인공방사성 물질도 있다. 인공방사성 물질이 발견되는 이유는 이렇다. 195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지상에서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실험을 했는데, 거기서 나오는 핵폭탄의 재가 전 세계로 흩어졌다. 한국에서도 핵분열에서 나오는 인공방사성 핵종이 여전히 발견된다. 이 중에서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은 칼슘과 화학적인 거동이 비슷해서 인체에 들어가면 뼈로 간다. 게다가 반감기가 각각 30년, 29년이나 된다. 세슘 137은 특히 해로운데, 그 이유는 바륨으로 붕괴하면서 감마선을 내놓아서다. 감마선은 에너지가 커서 사람 몸을 뚫고 지나가므로 인체에 해롭다.

이런 인공방사성 물질이 뼈로 가면, 몸속에서 방사선을 내놓는다. 방사선 중에서 알파선과 베타선은 피부를 뚫고 지나가지 못하므로 그렇게 위험하진 않지만, 체내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몸속의 장기들은 방사선에 약하다. 감마선을 내놓는 세슘 137은 더더욱 해롭다. 감마선은 손쉽게 DNA 사슬을 끊어버린다. 끊어진 DNA는 스스로 복구되기도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는 방사선에 장기가 노출되면 암이 발생하거나 심할 경우에는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태의 심각성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부터 나오는 인공방사성 물질은 과거 핵폭탄 실험에서 온 인공방사성 물질의 양을 압도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에는 후쿠시마 원전에서부터 날아온 방사성 물질이 온 동네에 깔렸다. 높은 산의 경우에는 더 심했다. 물론 건강에 해를 끼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와서는 안 되는 인공 방사성 핵종이 나왔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도 없는 문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기인한 인공방사성 핵종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켰다. 한국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 주변은 항상 민간 단체의 환경방사선 감시를 받는다. 그 주변에서 채취한 토양과 물, 해수에 들어있는 인공 방사성 핵종을 감시하는데, 있어서는 안 될 핵종이 발견되면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걸 암시한다. 그런데 후쿠시마 원전에서 날아온 인공 방사선 핵종들 때문에 사고 이전보다 환경 방사선 감시가 더 어려워졌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간접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를 당했다고 말할 수 있다. ②에서 계속

글쓴이

김현철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

필자인 김현철 교수는 현재 인하대 물리학과 교수 및 프런티어학부대학 학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강력의 탄생> (2021)과 <그렇게 물리학자가 되었다> (2022)가 있다. 30년 넘게 핵물리학과 강입자 물리학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고, 지금까지 핵물리학과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190여 편의 논문을 출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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