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결혼에 대한 양가적 감정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1844~1900)는 사랑에 관해 많은 글을 쓴 '사랑의 철학자'이자 '심층 심리학자'다. 그는 여성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쓴 탓으로 지금 시각으로 볼 때 부정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는 여성뿐 아니라 '대지에 생긴 질병'이라며 인간이라는 종(種) 자체에도 비판적이었다. 나아가 독일인과 기독교, 유대교에 대해서도 매서운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니체는 기독교와 유대교와 같은 종교, 교회와 사제들을 비판했지, 예수 그리스도나 개개의 유대인을 비난한 것은 아니었다.니체는 여성
후배가 뭔가 실수를 했다. 눈에 거슬린다. 제대로 바로잡지 않으면 다음에 또 같은 잘못을 저지를 듯하다. 잘 얘기하고 지적해서 재발을 막아야 할 것 같은데 이게 생각보다 간단치가 않다. 뭔가 한 마디 했을 때 상대가 기분이 좋을 리 없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가 MZ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동의하지 못할 때 그들이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표현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안다. 그러니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고 지적질을 했다가는 오히려 망신당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완벽하게 준비한다는 게 그리 쉬운가? 잘못하나 교정하자고 플랜씩이나 준비
후박나무는?후박나무(Machilus thunbergii Siebold & Zucc.)는 녹나무과(科) 후박나무속(屬)의 상록 활엽 교목이다. 중국, 대만, 일본과 한국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제주도, 울릉도 및 남부 해안가에서 자란다. 높이 20m 그리고 지름 1m에 달한다. 잎은 상록성으로 어긋나기 하며 긴 타원형이다. 암수한꽃으로 5월에 원뿔 모양 꽃차례로 달린다. 열매는 장과로 7~8월에 흑자색으로 익는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으로, 갈라지지 않고 맨듯하게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후박나무라는 이름의 유래와 혼란후박나무라는 이름은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애도하지 못해 벌어지는 비극물(物) 올해로 세월호 참사 10주년이다. 유족과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재난 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추모행진을 벌였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 같은 패턴의 사고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2년 전 이태원 참사를 지켜보며 되새겨야만 했다.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국가는 갈등의 불씨를 키운다. 제주 4.3항쟁,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국가폭력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애도할 기회조차 오랜 세월 박탈해온 우리 현대사의 질곡이다. 예술에는 인
▶ 유튜브로 칼럼 듣기 23.「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쇼펜하우어의 책은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24.나는 목성에 갔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교습소를 운영하면서 지식을 찾아 여행 중인 히치하이커들을 끌어들였다. 나는 땅에서 풀이 자라나고, 그 풀을 먹는 생명체가 사는 지구라는 곳에서 살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목성인들은 형태를 고정해 놓고 사는 것보다 자욱하게 떠다니는 게 이롭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땅에서 사는 사람들이나 고정불변의 지식을 찾지, 기체가 된 존재에게 참된 지식이
▶ 유튜브로 칼럼 듣기 내 일정에 맞추겠다더니몇 달 전의 일이다. 동영상 콘텐츠를 찍고 싶다는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출연 의향이 있는지, 있다면 기획 회의를 위한 가능한 일정도 함께 보내 달라는 내용이었다. 학교와 관련된 일이라 출연을 망설이지는 않았다.그런데 일정이 문제였다. 긴 연휴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우 분주했다. 밭은 일정이라면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섭외 편지에 일정을 잡았으면 하는 범위가 언급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그리 급하지 않아 보였고, 내 일정에 전적으로 맞춰줄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당시의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식목일 즈음에 떠올린 소설 속의 나무어릴 적, 4월은 나무의 달이었다. 공휴일이었던 식목일이 위풍당당하게 붉은 완장을 차고 있었고, 붉은 황토가 드러난 산에 수백 그루의 묘목을 심는 장면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어린 마음에도 나무의 영토를 늘리는 일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업적 중 하나로 여겨졌었다.요즘 식목일은 예전과 같은 기세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회에 더 중요하고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공휴일이라는 붉은 완장이 사라져서일 수도 있다. 예전에 비해 우리는 확실히 나무를 생각하는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춘래불사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春分, 3월 20일)이 지났다. 흔히 봄의 시작을 입춘(立春)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있으나, 그 시기가 2월 3~4일경이라 아직 날이 차기 때문에 입춘이라 해도 여전히 겨울이라고 느끼는 게 일반적인 실감일 것이다. 겨울 속에서 봄의 기운이 생동하기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입춘이라 한 것이지, 실제로 봄이 온 것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춘분 즈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날씨가 따뜻해지고 만물이 소생하기 시작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평균기온을 감안할 때 체감상 명실상부
▶ 유튜브로 칼럼 듣기 고통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그동안 프리드리히 니체에 비해 존재감이 미미했던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가 최근 들어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삶이 고통스럽다고 외치는 그의 철학에 공감하는 청춘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 그는 1833년부터 프랑크푸르트에 정착해 고독하게 살면서 친구도 아내도 없었다. 처음에 쇼펜하우어의 대표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열광하다가 후일 그를 우울한 예언자라며 비판하는 쪽으로 돌아선 니체는 자신의 유고집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 유튜브로 칼럼 듣기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총선을 앞두고, 온 나라가 선거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3월 초엔 매년 학교에서도 선거가 진행된다. 학교도 선거 시즌이 되면 들썩거린다.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인 첫째 딸이 반장 선거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 딸은 올해 새로운 학교로 전입했다. 이제 전학한 지 일주일 남짓 지났을 뿐이었다. 딸의 목표는 분명했다. 체육부장이 되는 것이라고. 아내와 나는 내심, ‘인지도도, 친한 친구들도 없는데 그게 될까’하는 걱정도 되고, 한편으론 스스로 도전하는 게 기특하기도 했다. 우린 혹시 아이가 실
발언을 컨트롤 못하고 쏟아낼 때가끔씩 우리 입에서 나오는 말이 컨트롤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정제되지 않은 말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당황스럽고 한편으론 곤란하다. 때로는 이런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말 때문에 갈등이나 다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과연 이런 상황을 피하거나 바로잡는 방법이 있을까? 이미 스스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통제한다는 말은 모순이 아니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겠다. 물론, 100% 통제는 불가능하다. 다만 이런 상황을 수습하거나 더 악화되는
▶ 유튜브로 칼럼 듣기 구비전승 설화에 있는 '졌잘싸'아, 그것만 갖췄더라면! 살면서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을 누구나 겪어보았을 것이다. 만반의 준비가 돼 있었(다고 보았)는데 사소한 실수 하나로 놓치는 아쉬운 기회 말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대중은 이를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로 선수들에게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 정해진 시간 동안 관람하면서 경기력뿐 아니라 임하는 자세나 과정 등을 지켜보기 때문에 가능한 평가다.구비전승에서 ‘졌잘싸’는 ‘모든 걸 다 갖췄는데 그거 딱 하나가 모자라네’ 하고 탄식하게 만드는 경우일
▶ 유튜브로 칼럼 듣기 마약은 '은유적 표현' 이제 ‘마약 김밥’이나 ‘마약 떡볶이’ 같은 이름을 더 이상 못 보게 될지 모르겠다. 지난해 12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학교 주변에서 판매하는 식품의 이름에 ‘마약’이라는 표현을 금지하는 조례가 최근 인천과 대전 등 몇몇 지자체에서 제정되고 있기 때문이다.사실 최근 청소년 마약 범죄가 늘고 있는데, 청소년들이 많이 먹는 식품들에 ‘마약’이라는 표현이 명칭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경각심이 해이해지고 심지어 마약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라보게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외로움은 항상 고통인 건 아니다아이와 종종 어린이 도서관에 간다. 아이가 책을 읽을 동안, 나도 가져간 책을 읽는다. 가끔은 그곳에서 읽을거리를 찾기도 하는데 어린이 도서관이라 사방에 동화책과 그림책 뿐이다. 노르웨이의 그림책 작가 마리 칸스타 욘센의 그림책 은 그렇게 읽을거리를 찾다가 만났다.이 책은 2017년 라가치상을 수상했다. 이 그림책은, 단 한 줄의 글도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풍부한 이야기를 전하고, 감동을 주는데 그림 만으로 충분하다는 점이 이 책의 놀라운 점이다. 인물의 모습
1988년은 한국 현대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해이다. 이 해에 당시 문화공보부 장관인 정한모 시인에 의해 월·재북 문인들의 작품이 약 40년 만에 해금되어 빛을 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월·재북 문인들은 한국문학사에서 잊혀진 존재였다. 이름조차 함부로 불릴 수 없었고, 부득이 표기해야 할 경우에는 정○용, 이○준, 박○원, 김○림, 임○, 이○영, 한○야 등과 같이 이름자 하나를 지운 채 출판해야만 했다.그런데 그들의 작품이 해금되고 독자들에게 두루 읽히기 시작하면서 앙상하고 빈약했던 한국의 현대문학은 훨씬 풍성하고 다채로
▶ 유튜브로 칼럼 듣기빌어먹을 사내 놈들이란 꼭 빌어먹을 버스 같아.너를 1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는겨우 한 대가 정류장으로 다가오자마자두 대 아니 세 대가 꼬리를 물고 뒤따라오네.- 웬디 코프, 중에서셰익스피어부터, 엘리자베스 1세, 조지 고든 바이런 경, 윌리엄 블레이크, 에밀리 브론테, 에밀리 디킨슨, 월트 휘트먼, 로버트 프로스트… 현재 생존하는 대중적인 시인 웬디 코프에 이르기까지, 약 400년의 기간 동안 각 시대를 대표했던 뛰어난 시인들을 다룬 책을 읽었다.영미시 모음집 『희망은 한 마리 새』(정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천재 철학자 셀링독일 관념론 철학의 대가 프리드리히 셸링(Friedrich Schelling, 1775~1854)은 지금은 헤겔의 명성에 가려져 빛을 잃었으나 어린 시절 보기 드문 신동이었다. 피히테나 헤겔 보다 더 셸링이 독창성과 천재성뿐 아니라 열정과 진지함을 지닌 철학자였다. 그는 실존주의와 유물론에 기초를 제공한 인물인 동시에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의지 철학의 시원이 되는 철학자이기도 하다.셸링은 신학교 동양어 교수인 아버지 밑에서 어려서부터 학문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이미 8세 때 고전어를 배웠고,
가끔 식당에서 뭔가 불만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표출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만히 들어보면 저 정도는 그냥 참고 넘겨도 될 듯한데, 마치 무슨 큰 일이라도 난 것처럼 식당 직원들한테 욕을 하고 소리를 치고 한다. 너무 심해서 잠깐 나서서 식당 편을 들어줄까 하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다. “이건 말이에요, 손님이 잘못하시는 겁니다…” 이렇게. 그러나, 그런 짓을 했다가는 그 화를 내가 뒤집어쓰게 될 게 자명하니 그냥 비겁하게 담대히 참고 만다.현명하게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분노의 시대다. 2020년대를 사는 사람들은 화를 내고 싶어서 안달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우리는 온갖 콘텐츠를 드라마로, 영화로, 혹은 게임으로 즐긴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현대인의 이러한 행위는 어디서 유래했을까? 기원은 사라지고 의례만 남은 콘텐츠들은 사람들을 더욱 미혹(迷惑: 마음을 홀리는 것)하는데, 이는 고대의 풍습이 무의식으로 살아남아 지금까지 내려오는 까닭이다.미혹하는 강력한 이야기들 중에는 마녀와 마법사, 늑대인간, 뱀파이어 물(物)들이 있다. 이들 장르물에서 신비한 화소를 걷어내면, 풍요를 기원하는 민간전승의 풍속이나 민담이 그 안에 자리잡고 있다.출산이 절실했던 고대생명, 생산력이
15.어렵게 생각하는 것도 습관이며, 습관이 질병을 낳는다. 16.나는 목성에 갔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텔레파시로 지식을 전하기 때문에 눈과 귀가 퇴화했다. 감각하지 않고도 지성만으로 대화할 수 있으므로, 나는 목성은 신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목성의 신은 목성을 떠난 적이 없다. 목성 외의 세계를 알지 못한다. 그들은 센서를 이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센서를 상상할 수도 고안할 수도 없었고, 그러므로 컴퓨터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지 못했다. 신이 거주하는 그곳에는 기계가 없다. 나는 이 이상한 행성을 헤매다 겨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