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全) 지구 기후 상황 보고서지난 3월 23일은 기상의 날이었습니다. 이 날은 세계기상기구(WMO)가 1950년에 유엔(UN) 산하 기구로 출범한 날입니다. 세계기상기구는 매년 이 날에 맞춰서 한 해 전에 발생한 전 지구 기후상황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이를 ‘전 지구 기후 상황 보고서(State of the Global Climate)’라고 합니다. 이 보고서는 해가 지날수록 지구의 기후가 그 전 해에 비하여 훨씬 심각해진 상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경고가 되풀이되니 오히려 익숙해지는 느낌도 듭니다.세계기상기구는 보고서 공개
▶ 유튜브로 칼럼 듣기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전공의의 대량 사직 이후 생긴 진료행태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우리 의료계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가고 있었는지에 대한 비밀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두 알고는 있었지만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으려 했던 것들이다. 이 중 몇 가지를 살펴보자.자본주의 체제에서 공공의료가 굴러가는 원리대통령이 항상 강조하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정치적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제적으로는 시장경제,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등을 포함하는 개념인 것 같다. 대기업에 가해진 규제를 풀어주
▶ 유튜브로 칼럼 듣기 2천명의 법칙의료개혁 갈등의 핵심에 있지만 문제의 의미가 정확하게 이해되고 있지 않는 것이 “2천명 빼박” 가설이다. 대통령의 선언으로 어느날 제시된 2천이라는 숫자는 몇 번 다시 강조되면서 '가설'에서 '법칙'이 되었다. “의대 학생이 내년부터 연간 2천명씩 늘어나지 않으면 우리나라 의료는 붕괴한다”는 법칙 말이다. 이후 전공의와 학생들의 사직 및 휴학이 시작되었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국민 건강을 돌보던 우리 의료는 졸지에 붕괴 직전에 몰렸다.어려운 징조필자는 이 사태 초기부터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지난달 27일 애플이 전기차 프로젝트를 포기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처음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애플의 주가는 내리막이다. 애플의 전기차 사업 포기 이유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있었고, 긍정과 부정 평가가 엇갈린다. 이 소식을 처음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성장동력을 없앤 것"이라고 혹평을 하기도 했다. 애플이 전기차 사업을 포기한 내면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이 없다면, 앞으로 전기차 업계 및 AI 등 글로벌 IT 산업의 중심은 어디로 이동할까. 전기차, 애플의 성장잠재력 가장 큰
▶ 유튜브로 칼럼 듣기 그레샴의 법칙'그레샴의 법칙'은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낸다는 유명한 법칙이다. 실제 가치가 높은 화폐와 낮은 화폐가 같은 명목상의 가치로 교환된다면, 실제 가치 높은 화폐는 개인들이 빼돌려서 유통되지 않고 가치 낮은 화폐만 시장에서 통용된다는 이야기다. 실질적으로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적절하게 구분되지 못하면 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는 주장이다.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도 있는 또다른 상황이 있다. 선량한 사람과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 같은 명목상의 규정에 의해 규제되는 경우다. 이 경우 자신
▶ 유튜브로 칼럼 듣기 기후위기와 애그플레이션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Agriculture(농업)과 Inflation(물가상승)의 합성어로 먹거리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일반 물가가 따라서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킵니다. 이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농산물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에 있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애그플레이션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애그플레이션 문제가 전 지구적인 위협으로 크게 부각된 것은 1993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1993년 여름에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이상 발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생명체도, 문화 시스템도 끊임없이 변한다찰스 다윈(1809 ~1882)의 『종의 기원』(1859)은 학계 및 사회 전반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의 주제인 생물의 진화는 다윈의 독창성 보다는 19세기 중엽의 시대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알프레드 월리스(1823~1913)는 다윈과 같은 시기에 비슷한 진화론을 주장했다. 다른 학자들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왜,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1820~1903)는 '사회진화론'의 시조라 할 수 있다. 이후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올해 1월 30일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투자한 '뉴럴링크'는 최초로 인간 뇌 속에 인공지능 N1칩을 심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전기차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을 때만해도 그를 몇 년 안에 조용히 사라질 친구로 보았던 나로선, 지구 하늘을 덮는 인공위성과 N1칩을 보면서 못 본 체하고 넘어갈 수가 없게 됐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평가는 옳고그름을 떠나 당대 과학자들의 의무이기도 해서다.N1칩은 단추처럼 생긴 몸체와 지네 다리처럼 생긴 64개의 와이어로 이루어져 있다. 와이어는 두께가 머리카락의 1/14이
다음은 25일 밝힌 정진행 서울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의 호소문이다. 온건파가 협상과 대화를 통해 사회적 의제를 풀어나가려는 절실한 마음을 담은 글이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그의 진정성에 공감해주길 바라는 뜻에서다.그는 "권한이 없는 중재자란, 순진한 이상주의자의 환상일 뿐, 슬픈 순교자의 운명을 떠올렸다"며 "제게 몰려드는 거짓 뉴스 , 프락치설 등등이 난무하지만, 저만 믿는 전공의, 학생들께 진심을 보여드리고자 오늘 올렸다"고 덤덤하게 배경을 말했다.그는 지난 17일 "현시점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무조건적으로 찬성 혹은 반대하지
▶ 유튜브로 칼럼 듣기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작년 연말에 있었던 두바이 기후총회(COP28)는 회원국 간의 격론을 거쳐서 화석연료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겨우 타협안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두바이 기후총회에서 타결해야할 숙제가 여럿 있었지만 전 세계 시민들의 관심은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하자(phase out)는 문구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되었습니다. 이미 COP26에서 석탄을 단계적으로 감축해 가자(phase down)는 단계까지 합의가 진척되었기에 이번엔 단계적 퇴출까지 나아가보자는 기대가 컸습니다.하지
▶ 유튜브로 칼럼 듣기 2023년 한해를 돌아보면 테크 분야에서는 단연 인공지능(AI)이 가장 큰 화두였다. 덩달아 AI 기업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AI 스타트업은 자금을 넉넉하게 조달할 수 있었다. 특히 투자 자금의 출처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는데, 2023년 AI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의 3분의 2 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기업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빅테크가 ChatGPT 열풍을 등에 업고 투자를 늘리면서 미래 먹거리인 AI 기술의 주도권 다툼에 나서는 모습이다. 새해를
▶ 유튜브로 칼럼 듣기 기후위기의 현주소는?기후위기문제를 진단해볼 수 있는 중요한 논문이 지난 2022년 9월에 사이언스지(誌)에 게재됐습니다. 전 세계의 유명 기후학자 40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파리협정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평균온도가 1.5도(℃)를 넘어서면 어떤 기후재앙이 닥칠 수 있는지를 다뤘습니다. 논문 제목이 ‘1.5℃를 넘어서면 복수의 기후 극단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Exceeding 1.5℃ global warming could trigger multiple climate tipping points
▶ 유튜브로 칼럼 듣기 김대중 정부 시절 햇볕정책이 있었다.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논점은 공격적인 이웃의 행동 변화를 유발하기 위해 더 센 힘으로 마주 공격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아니면 포용하는 것이 효율적인가의 문제였다. 정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지만, 첨예하게 대립되는 정책을 우리 정치판에서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진정한 논의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역사학계에서 가능할 것이다.현 정부에서 북한의 군사적 활동에 대응하는 기조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포용 대(對) 강경 대응 논란이 다시
▶ 유튜브로 칼럼 듣기지난 11월말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8)가 12월 13일에 198개국에 이르는 모든 협약 당사국이 서명한 합의문을 내고 끝났습니다. 이 총회의 핵심의제는 ① 지난해 이집트 총회에서 제기된 새로운 기후기금인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기금’을 조성하여 작동시키는 문제, ②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 out) 합의, ③ 파리협정의 이행상태를 점검하여 향후 대책을 세우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GST)’ 등 3가지였습니다.이 중에서도
▶ 유튜브로 칼럼 듣기진보보수의 이념대립만 있는 게 아니다미국시간 11월 17일 OpenAI 이사회가 샘 알트만 대표이사를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세계가 이 뉴스에 주목했는데, 결국 4일이 지난 11월 21일 샘이 OpenAI 대표이사로 복귀하면서 사태는 마무리되었다. 이번 사태는 자본을 등에 업은 샘의 완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나흘 동안 어떤 일이 있었고, 이런 일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해 법률적 관점, AI 개발 관련 이념 대립의 관점, 직원들의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OpenAI의 미래가 어디로 갈지 예측해보고
▶ 유튜브로 칼럼 듣기관용의 미덕이 사라지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민자 등 사회적 약자를 표적으로 한 혐오와 공격이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정치판에서는 자신의 파트너인 정치 세력에 대해 비판을 넘어선 적나라한 혐오의 말들이 오간다. 세계적으로도 냉전의 시대가 부활하고 있다. 인종 청소 범죄도 지구 곳곳에서 일어난다. 이런 혐오와 적대감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진화론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조명해 보자.싸움-도망, 그리고 혐오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자극들을 접한다. 그 자극 중에는 유익한 것도 있고 해로운 것도 있다. 해로운 자
▶ 유튜브로 칼럼 듣기모기와 빈대 번성, 새로운 환경최근 모기와 빈대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이것도 기후위기의 영향이냐는 설왕설래가 많습니다. 사실 기후위기 문제가 대두되지도 않았던 옛날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기와 빈대에 고통을 받으며 살았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보건소에서 뇌염모기 예방주사를 맞았습니다. 해가 지면 마당에 연기를 피워서 모기떼를 쫓아내며 견뎠습니다. 집집마다 모기를 쫓으려고 집안에서 미세먼지(연기)를 잔뜩 만들었던 셈입니다.빈대는 모기보다도 더 심각했는지,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속담까지 생
▶ 유튜브로 칼럼 듣기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슈퍼컴퓨터네이버의 슈퍼컴퓨터 성능이 삼성을 제치고 국내 1위에 올랐다고 한다. 네이버 슈퍼컴퓨터의 이름은 '세종'인데, 연산 능력이 최대 32.97페타플롭스(PFlops)로 올해 11월 기준, 국내 슈퍼컴퓨터 중에서는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2021년에 등장한 삼성전자 'SSC-21'(25.177페타플롭스)가 국내 1위였으나 이번에 1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국내 1위의 슈퍼컴퓨터 '세종'을 기반으로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인공지능(AI) 비즈니스 확대를 가속화한다는 계획
▶ 유튜브로 칼럼 듣기연구예산 삭감과 교훈2024년도 과학분야 연구예산이 삭감되어 국회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연구자들이 불만을 표출하자 정부에서도 의견을 청취하고는 있다. 대부분 과학기술자는 과제를 이어갈 수 없는 낭떠러지 처지라 국회 심의에 목을 매고 있다. 조급한 일부 대학교수들은 학위과정 학생의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참여기업의 책임자는 연구비 분할 상환조건으로 구매한 기자재와 연구비 지원 조건으로 채용했던 연구원을 어떻게 유지할 지 울상이다. 복합 요소들이 작용하는 만큼 필자도 해답을 제시할 수 없다. 단순하게
블러핑 게임포커 게임할 때 블러핑(bluffing) 전략이 있다. 자신의 패가 안 좋지만 좋은 패를 가진 듯 허세를 부려 강하게 베팅함으로써 상대방이 지레 겁먹고 죽도록(drop) 만드는 전략이다. 블러핑이 성공하면 자기 패를 공개할 필요 없이 승자가 되어 판돈을 따지만, 상대방이 “콜”을 불러 패를 비교하게 되면 크게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전략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허세를 얼마나 진짜인 것처럼 부리느냐가 관건이다.이런 전략은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예컨대 법무장관이 야당 의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설명하면서 강력한 구속사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