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에 돌발홍수...네팔 한국인 9명 연락두절

네팔 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 집경지에서 발생한 대홍수. 사진=알자지라
네팔 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 집경지에서 발생한 대홍수. 사진=알자지라

중국 국경 인근 네팔 북부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덮친 대규모 돌발 홍수로 최소 100명이 숨지고 480명이 넘는 실종자가 발생했다. 현지에서 발전소를 건설하던 우리 국민 9명도 연락이 두절돼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외교부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네팔 북부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00명이상이 사망하고, 네팔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484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와 실종자 규모는 수색이 진행됨에 따라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번 참사로 현지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인 근로자들의 피해가 확인됐다. 실종된 우리 국민은 총 9명으로,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6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은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이었다.

당초 이들과 별개로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10명도 한때 현지에서 고립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외교부는 이들의 신변 안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지 외국인 직원 200여 명과 함께 안전한 장소에 머물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네팔에 체류 중인 다른 교민 650여 명은 대부분 사고 지역인 라수와에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자 중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순례객도 다수 포함됐다. 네팔 관광청 등에 따르면 인도인 134명을 비롯해 미국인 47명, 호주인 34명, 영국인 33명, 캐나다인 24명 등 외국인 390여 명이 연락이 끊긴 상태다. 인도 정부는 긴급 구호 물품 10톤을 실은 수송기를 네팔에 파견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이번 홍수는 인근 티베트자치구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촉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홍수 직전 라수와 인근에서 규모 4.4의 천발지진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산악 지형 사이를 흐르는 보테코시 강 상류에 빙하와 암석이 낙하해 대규모 급류와 토석류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거대한 흙탕물 폭탄이 국경 세관 건물을 집어삼키고 대피할 겨를도 없이 사람들을 휩쓸어가는 등 ‘쓰나미급’ 피해가 고스란히 담겼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라수와 지구에서는 가옥 수십 채가 유실됐고 시장과 도로, 발전소 등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돼 현장 진입과 구조 작업이 극심한 난항을 겪고 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긴급 내각회의를 소집해 총력 대응에 나섰으며, 인도와 중국 등 주변국에 구조 협조를 요청했다. 육군과 경찰 등 보안 병력이 대거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밤사이 긴급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실종 국민 수색과 구조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임상우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 대표를 팀장으로 외교부와 소방청, 경찰청 소속 인력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27일 현지에 파견해 우리 국민 수색과 구조 업무를 직접 지원할 예정이다.

글쓴이

정경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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