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스태그플레이션 오나?

[조수연의 세계경제 읽기] 11월 자산 버블, 인플레 상승과 테이퍼링 등 이슈 유가,원자재가 급등+ 저성장= 스태그플레이션 배제못해 국제금융시장, 긴장감 어느때보다 높아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제로 파월. 그림=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제로 파월. 그림=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지난 주말, 올해 10월 금융시장이 마감되면서 이제 2021년은 두 달 남았다. 뉴욕 증시의 대표지수 S&P500 주가지수는 10월까지 23%나 상승했다. 역사적으로 성과가 안 좋았던 10월을 가장 경계하는 것은 증권시장의 꽤 오래된 ‘휴리스틱(heuristics: 행동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인간의 습관적 반복 행태)’이었는데, 그러나 올해 10월 주가지수는 6.9%나 상승했다.

경계하는 10월, 기대하는 11월인데...

이에 따라 펀드매니저가 먹고 살자고 벌이는 윈도 드레싱, 연말 기획 매출 행사가 집중하는 소비 시즌 등으로 예년에도 통상 좋은 성과를 보이는 11월, 12월이 올 한해 주식 시장에도 남아있는 만큼, 2021년은 무시못할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투자자 기대가 대단하다.

S&P500은 지난해인 2020년 15.5% 상승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폭락 시점인 3월 23일부터 연말까지는 무려 67%를 상승했다. 이 성과를 2021년 10월 말까지 좀 더 확장해서 보면 꼭 90%가 상승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로이터는 10월의 이례적인 주가 상승은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주가 하락 때마다 이어진 줄기찬 반발 매수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9월 초부터 10월 초까지 주가는 5% 이상 하락하자 전문가들은 통화 긴축 우려에 의한 조정장(-10% 주가지수 하락) 진입을 전망하기도 했는데, 이를 비웃듯이 저가 매수 심리가 살아나며 이전 하락 폭을 13일 만에 만회했고 10월 말에는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갔다. 경제가 망가져도 주식 시장은 상승하는, 시장 수급이나 밸류에이션 분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금융시장의 분리 현상(디커플링: Decoupling)을 해설하는 견해 중의 하나가 바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인 FOMO(Fear of Missing Out)현상이다.

2008년 이후 장기적인 저성장에도 IT 공룡 기업 주식 그룹인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등 이들 회사이름의 첫글자를 모은 약자)은 지속해서 주가가 상승했다는 학습효과가, 자기만 주가 상승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투자자의 맹신(盲信) 심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뉴욕 증시의 학습효과는 전 세계 주식 시장으로 확산하며 개인 투자 열풍을 이끌었다.

새로운 역사의 탄생

일론 머스크
일론 머스크

올해 10월 중 주식 시장의 관심사는 새로운 스타 기업의 탄생과 영광이 쇠락하는 기업의 출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시가총액 2.49조 달러로 애플의 2.48조 달러를 앞지르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으로 등극했고,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10월 말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테슬라의 시총은 현대와 기아 시가총액 약 730억 달러의 13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하던 두 기업의 시가총액 비교는 창의성과 성실함의 상대가치로 생각해봐도 재미있을 듯하다. 테슬라 주가의 급등은 렌터카 업체 허츠(Hertz)와 2022년 말까지 10만 대의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이 배경이었다. 이로써 테슬라 주인 일론 머스크는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순위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종전 1위였던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1930억 달러)를 자그마치 1000억 달러 이상 앞지르는 2890억 달러의 순재산을 기록했다.

돌발적이고 기인에 가까운 행동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수많은 CEO 경질위기를 당해온 일론 머스크는 끝내 역사상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돈벼락을 맞았다. 이는 전통적인 경영인 모델을 연구하는 경영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천재 소리를 듣던 또 다른 경영인 마크 저커버그는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이했

마크 저커버그
마크 저커버그

다. 지난 10월 비도덕적 기업 윤리와 행위에 대한 내부자 고발이 계기가 되어 미 언론 연합 탐사보도, 금융당국의 전면적 조사, 의회 반독점 실태 검사 등을 잇따라 얻어맞았다. 지난 2년간 페이스북의 주가는 나스닥지수보다 83% 열세의 성과를 보이는 등 미국 IT 공룡을 대표한 FAANG의 다른 기업들에 뒤처지는 성과를 보였다고 외신은 전한다.

이러한 난관 극복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의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는데, 최근 주목받는 산업트랜드인 메타버스를 선도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스라엘의 누리꾼은 메타가 히브리어로 ‘죽음’을 상징한다고 조롱하는 사실을 CNN이 보도했다. 또한, 발표 이후 엉뚱한 동명 기업의 주가가 30% 이상 폭등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했다.

11월 경제이슈는 인플레와 테이퍼링

앞으로 11월 한 달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유의해야 할 이슈로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글로벌 인플레이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 중국경제의 불안정을 손에 꼽을 수 있다. 한편 11월 가장 중요한 이벤트로는 10월 말부터 11월 12일까지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총회(COP26), 11월 2일과 3일 열리는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회의(FOMC), 11월 8일 중국 공산당 19기 6중 전회 등이다.

무엇보다 11월에 투자자가 신경 써야 할 가장 중요한 이슈는 FOMC와 연결된 인플레이션 그리고 테이퍼링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 4월 이후 급상승한 소비자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해의 코로나19 발발 당시 0% 인플레이션 대비 기저효과(Base effect), 일시적 공급 병목현상(Bottleneck),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수요 견인 등이 물가를 올린 원인이며, 일시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으나 2022년 초 안정화 될 것이고 이에 따라 공격적인 통화정책 변화는 필요 없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정책금리는 초저금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활동이 정상화하는 신호가 보이므로 매달 1200억 달러씩 국채, 모기지 채권을 미 연준 고유계정으로 매입해 경제에 자금을 공급하던 것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Tapering) 일정을 이번 FOMC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제롬 파월
제롬 파월

문제는 제롬 파월의 생각과는 달리 걱정해야 할만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4월 처음 인플레이션이 4%를 넘어설 때는, 경기침체에서 경기회복 신호로 간주할 수 있는 리플레이션(Reflation)으로 보는 견해가 강했다. 그러나 이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를 계속 넘어가면서 시장의 우려가 더욱 커졌다.

미 연준은 물가안정과 최대고용을 정책 목표로 하는데 인플레이션을 2% 선에서 관리한다. 물가안정이란 인플레이션을 0%로 묶는 것이 아니라 최대고용이 가능한 경제성장률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율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 목표 수준이 대략 2%로 보고 관리하는 것이다. 미 연준은 지난 2019년 인플레이션율을 평균적으로 2%가 유지하는 신축적인 목표인플레이션 관리를 새롭게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제롬 파월이 지금은 인플레이션율이 5%가 넘었지만, 정상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기다리는 정책적 근거가 여기 있다.

심상치 않은 미국의 인플레...그리고 달러

인플레이션 걱정을 부추기는 것은 최근 유가의 급격한 상승세와 다시 꺾인 미국 경제성장률이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척도로 삼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9월 4.4%, 8월에 4.2%를 기록 중이다. 지난 30년 동안 보지 못했던 물가 상승세였다. 또한, 경제성장률은 2분기 6.7%에서 3분기 2.0%로 크게 주저앉았다.

이렇게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를 동시에 보이는 것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라고 하는데, 경기불황과 저물가가 겹치는 디플레이션과 함께 경제 당국이 반드시 피해야 할 경제 상황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1970년대 중동 석유 파동으로 발생했는데, 이때 미 연준의 폴 볼커 연준의장은 물가를 잡기 위해 20%가 넘는 초 고금리 정책을 시행,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 국민이 초주검이 되었던 트라우마가 있다.

이때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국민들의 편지가 볼커 의장에게 쇄도했으나 그가 이를 다 무시하는 바람에 악명높은 인물이 되었다는 뒷얘기가 있다.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로 화폐의 가치를 약화하면서 가계와 기업의 소비, 투자의사 결정에 영향을 준다.

또한, 실질금리와 명목금리 간의 관계인 피셔 효과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실질 인플레이션을 변화시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장기적으로 확산시킨다. 지구촌 거래의 기축 통화인 달러의 인플레이션은 사실상 세계 경제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므로 아주 중대한 이슈인 것이다.

11월 3일(현지시간) FOMC를 마친 후 미국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단과 향후 정책금리 조정과 자산매입축소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리, 주가, 환율 등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또 24일 FOMC 회의록이 발표되는 날 연준내의 미세한 분위기를 확인하면서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포지션 조정을 결정해야 한다. 11월 전반기는 세계 금융시장에 긴장감 넘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글쓴이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필자인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은 30년간 금융투자 산업 현장에 있었다. 저금리, 저성장 경제환경에서 닥친 100세 시대가 국민에게 큰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어, 새로운 투자론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금융소비자를 위한 금융평론을 쓰고 있다. ▲약력 △고려대 경제학 석사 △하나금융투자 상무 △ 금융투자분석사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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