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연말 세계 경제 발목 잡나?
[조수연의 세계 경제 읽기] 오리무중 오미크론, 불평등을 경고하다 체면 구긴 전략비축유(SPR) 방출...유가 상승 원죄는 미국
[조수연 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진짜 ‘검은 금요일’ 된 블랙 프라이데이
11월 15일(뉴욕 시각) 이후 지난 2주간 뉴욕 증시는 전체적으로 11월 초부터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다가 목요일(25일)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발표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2년만의 최저치인 19만 9000건으로 감소했고, 10월 소비지출과 설비주문이 기대 이상을 기록하며 3분기 2.1%까지 주저앉았던 경제성장률이 4분기에는 8.6%로 급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 관리의 지표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 물가지수는 4.1%로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자산매입축소→정책금리 인상→보유자산 축소로 이어지는 통화정책 정상화의 시간표 단축을 금융시장은 차분히 가격에 반영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치료제 개발의 믿음이 확산되며 선진국 중심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경기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주요 국제기구와 기관투자가는 전망했다. 경기회복의 기대를 긍정적 경제지표에서 확인하면서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정상화,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 에너지 가격 상승, 중국 부동산 부실 사태 등의 글로벌 악재를 금융시장은 추수감사절 휴장 전까지 차분히 소화하고 있었다.
한편 추수감사절에 이어진 금요일(26일)은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였다. 통상 이날부터 소비재 산업 매출이 대폭 상승하므로 금융시장에 호재로 작용해왔다. 미 정부의 팬데믹 구제 지원과 임금 상승이 그동안 가계 저축률을 높였기 때문에 이른바 ‘지연된 소비’가 연말 쇼핑 시즌에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미국 국가 소매상 연합(National Retail Federation)은 올해 연말 쇼핑 시즌에 지난해보다 8.5~10.5% 증가한 8500억 달러 내외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날 세계 경제는 새로운 코로나 변종에 뒤통수를 맞았다. 강력한 코로나19 변종이 확인되며 뉴욕 금융시장은 하루동안 크게 동요했다. 26일 기준으로 주요 투자 자산별 성과를 비교해보면 지난 2주간의 실적은 금요일(26일) 시장 변동으로 크게 악화됬음을 알 수 있다. 26일 S&P 500은 –2.2%, 나스닥은 –3.5%로 크게 하락했다. 변종 감염자가 발견된 유럽 시장 주가는 –4.7% 하락하며 충격이 더 컸다. 이러한 시장 불안을 반영하여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는 이날 하루에만 전날 18.6에서 28.6으로 50% 이상, 2주 전보다는 70% 이상이 급등했다. 안전자산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가격은 상승했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로 산출되는 달러지수도 상승했다. 한편 지난 2주간 비트코인은 달러 기준으로 -16% 이상 하락하며 역시 고유의 변동성을 과시했다.
강력한 코로나19 변종 오미크론의 출현으로 현 백신의 대항력이 확인될 때까지 금융시장에는 당분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다른 경제 뉴스를 다 압도할 전망이다. 시차로 하루 빠르게 마감하는 아시아 금융시장은 월요일 오전 영향을 받으며 시작했다.
백신 차별(vaccine apartheid)의 경종, 오미크론

세계보건기구 WHO가 남아공에서 보고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을 중요한 관심 변종(variant of concern)으로 지정하고 오미크론(omicron)이라 명명했다. 오미크론은 그리스 문자의 15번째(14번째 xi는 중국 정부를 고려해 건너뛴) 문자이며, 이 신 변종 바이러스가 주목받은 것은 많은 돌연변이가 포함된 바이러스로 기존 코로나19 변종보다 폭발적인 전염력을 가진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의 백신과 자연 면역력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재감염 위험을 증가시킬 것으로 세계보건기구가 추정하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를 정확히 분석하고 현재의 백신과 치료제가 유효한지를 파악하려면 적어도 몇 주가 필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처음 남아공에서 확인되어 감염자가 급증한 후 이곳을 다녀온 여행객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발견되었고 각국은 이들 국가로부터의 입국 제한을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공에서 도착한 두 대의 항공기 승객 600명 중 6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새로운 변종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체코, 이스라엘, 벨기에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었다. 미국 등 주요 국가는 남아공과 인근 8개국에 여행과 입국 제한을 시작했으나 일부 감염병 전문가는 이러한 여행제한 조치가 이미 늦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남아공 변종 출현의 원인이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 간의 백신 차별(vaccine apartheid)에 있다는 주장이 외신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은 3차 부스터 접종까지 하고 있지만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이 7% 미만이기 때문에 백신 격차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새로운 변종 출현은 지속되리라는 것이다.
현재 2억 6천만 명을 감염시키고 540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에게 불평등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유가 상승의 원죄는?
한편 뉴욕 증시와 함께 뉴욕 선물시장에서 국제유가 TI 선물도 26일 13% 하락했다. 유가는 북해 브렌트유 기준 2020년 저점 대비 357% 상승했고 올해만도 40.7% 상승했다. 이러한 유가 상승은 코로나19 발발 후 유가 급락과 석유 수요 감축을 예상한 OPEC+의 감산 유지 그리고 탄소중립 정책에 의한 원유 생산 투자 감축이 원인이었다. 2021년 들어 유가가 팬데믹 이전보다 많이 상승하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에 석유 생산을 늘려달라는 미국의 요구를 OPEC+는 수요 회복이 멀었다며 거부했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석유 수입국들은 전략적 비축 원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를 공동으로 풀겠다고 발표했으나 유가는 하락하지 않았다. 물론 SPR 방출 규모가 조족지혈(鳥足之血)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초유의 석유 소비국 담합 조치에도 꿈적하지 않던 유가가 코로나19 변종 출현 소식에 하루만에 큰 폭 하락했다. 그만큼 2020년 코로나19 발발에 의한 수요 감축은 원유 시장에 큰 트라우마임을 알 수 있다.
한편 2020년 유가 상승의 상당 부분은 미국 정부와 연준에 있다는 주장이 있다. 바로 미국 정부의 재정정책, 통화정책으로 달러가 코로나19 위기 직전보다 약세를 보였는데 이것이 유가 상승을 초래했다는 견해다. 달러가 약세가 되면 상대국 통화 표시 유가는 하락하므로 수입 증가, 생산 감소를 유도하며 수급을 악화시킨다. 달러 약세로 가격이 상승하는 선물 시장에서 헤지하기 위한 원유선물 수요도 증가한다.
이러한 원유의 일물일가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원유의 달러 표시제는 1970년대 미국이 달러의 금 태환을 포기하며 달러 가치 안정화를 위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와 함께 만든 작품으로 알려진다. 유가를 둘러싼 정치 경제학이 복잡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다 미국의 자승자박인 셈인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한국을 포함한 엉뚱한 주변국에 피해가 돌아가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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