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를 품은 ‘진짜 보석’은 어디에 있을까

[김정민의 친절한 IT 이야기] 플랫폼이 수익 다 가져가는 시장 살아남는 NFT플랫폼은 누구일까

이더리움은 대체불가능토큰(NTF) 시장 활성화 호재 속 상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더리움은 대체불가능토큰(NTF) 시장 활성화 호재 속 상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김정민 변호사] 금융당국이 현행법상 NFT 과세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지만 길게보면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주식은 여전히 강세다. 이 강세장을 이끄는 하나의 키워드는 단연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토큰)인데, 블록체인, 메타버스 붐이 일었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시중에 거짓정보와 사기꾼이 넘쳐나고 있다. 이런 사기성 거짓 정보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첫째, 신기술의 기본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하고, 둘째, 왜 신기술이 탄생했고, 우리에게 그 기술이 왜 필요한지를 냉철한 이성으로 확인해야 한다.

NFT 개념 이해하기

NF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생성되는 토큰 중 하나인데, 그 성격을 대체불가능한 것으로 설정한 것이다. ‘대체불가능’이라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유일하다’는 의미이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이 개념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우면 다음 단계를 이해할 수 없다. 필자는 블록체인을 설명할 때 ‘변경불가능한 분산형 원장’이라고 설명한다. NFT는 여기에 ‘유일성’이라는 성질을 더 추가한 것이다. 원장(元帳, Ledger)은 거래내역을 기재한 서류로 ‘원본장부’로 생각하면 된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중앙에 1개의 시스템이 있는 형태가 아니라 네트워크에 분산되어 있다)는 비트코인을 거래한 ‘원본장부’들을 모아 평균 10분마다 한 번씩 블록에다 저장하고 자물쇠(암호화)를 채운다. 그리고 자물쇠가 채워진 블록은 어떠한 경우에도 변경이 불가능하다. 자물쇠가 채워진 블록은 1만개의 서버에 동일한 내용이 저장되는데, 누군가 블록의 내용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1만개 서버 중 과반수에서 동시에 조작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 과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무결성이라고 하고 블록체인1.0(1세대 블록체인)의 핵심이다.

여기에 ‘스마트계약(Smart Contract)’을 추가한 것이 블록체인2.0(2세대)으로 이더리움이 대표적이다. 1세대가 코인을 거래한 원본장부만을 블록에 저장할 수 있었다면, 2세대는 스마트계약을 추가로 블록에 저장할 수가 있다. 우리는 상품매매, 용역(서비스)제공, 권리설정을 위해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이행하게 되는데, 블록에 저장된 스마트계약은 일정 조건이 만족되면 계약, 이행, 검증, 기록의 과정이 자동으로 처리된다. 스마트계약은 컴퓨터프로그램(Code) 형태인데, 2세대 블록체인은 원장과 프로그램을 블록에 기록하고 그 무결성을 보장한다.

1세대 원장에 코인개수만 기록하는 것과 달리, 2세대 원장에는 현실세계에서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자산을 기록할 수 있다. 실제로 보험, 공동인증서, 원산지증명, 저작권이 올라가 있다. 1세대가 코인 거래 내역이라는 과거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이라면, 2세대는 이에 더해 다양한 자산의 미래의 변동(스마트계약의 이행)을 기록하고 있다.

유일성 보증하는 NFT 발행규칙

NFT는 2세대 블록체인 위에서 누구나 발행할 수 있는 토큰이다. ‘코인’과 ‘토큰’을 혼용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데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앞서 살펴본 ‘블록에 자물쇠를 채우는 일’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를 채굴이라고 하고 자물쇠를 채우는데 성공한 자에게 보상으로 코인이 주어진다. 토큰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특정 목적을 위해 임의로 발행되는 것이다. ‘코인’은 지불과 결제의 목적으로 쓰이는 반면, ‘토큰’은 특정 목적을 위해서 사용된다.

NFT는 누구나 어떤 내용으로도 발행할 수 있지만, 발행시 지켜야하는 규칙이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ERC(Ethereum Request for Comment, 이더리움의 요구사항을 위한 표준)를 정해놓고 있는데, 대체가능토큰은 ERC-20표준, 대체불가능토큰은 ERC-721표준(증서방식)을 따른다. 구체적인 표준의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지만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은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NFT를 발행하고 거래하는 것이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다. 토큰의 발행과 거래에 네트워크 참여자의 노력이 들어가고 이에 대한 보상인 수수료가 지급된다.

최초의 NFT라 볼 수 있는 ‘크립토키티’는 ERC-721(증서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고양이의 모양설명과 증서가 같이 블록에 기록되어 있어 유일성이 보장된다. 누구의 소유인지도 확인가능하다. 아티스트의 디지털 예술품(NFT 아트),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의 컨텐츠(NFT 콜렉터블), 게임 속 아이템, 개인이 만든 시시한 ‘움짤’(동영상파일)도 증서와 함께 하나뿐인 파일이 될 수 있다.

기본 원리를 이해하더라도 사람들이 왜 NFT에 열광하고 있고, 이것이 꼭 필요한 기술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우리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디지털로 회의하고, 디지털로 소통한다. 코로나19 때문에 디지털화는 가속화되었고, MZ세대는 디지털이 더 친숙하다. SNS에 넘쳐나는 정보의 상당수가 소유, 자랑(지식 또는 자식), 소비와 관련되어 있는 것을 보면, 디지털 인류는 현실 인류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디지털은 무제한 복제가 가능하고 희소성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 NFT는 희소성을 부여하여 디지털 인류의 디지털 소유욕, 자랑욕 그리고 경제적 탐욕을 자극한다. 현실의 수집품을 디지털화해 소유하는 것도 NFT에서는 가능하다.

1세대인 비트코인은 “정부나 은행을 거치지 않고 수수료 없이 개인 간에 직접 송금하기 위해서”라는 거창한 목표 아래 탄생된 반면, 현재의 토큰들은 우리의 삶에 밀접되어 우리의 기본적인 욕구를 투영하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최근에 글로벌 버전의 NFT 아이템 거래소 XDRACO 티징 사이트를 오픈했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최근에 글로벌 버전의 NFT 아이템 거래소 XDRACO 티징 사이트를 오픈했다.

살아남을 가능성 큰 게임· 엔터NFT 플랫폼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로 돌아와 보자. 현재 NFT 전체 시장은 아트, 게임(메타버스), 컬렉터블(collectible)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이중 NFT 컬렉터블 시장이 가장 크고, 스포츠와 엔터산업이 중심이다. 또한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은 3조원(전세계 50조원)이 넘는 시장인데 NFT 도입 시도가 활발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고, 기꺼이 구매해 이를 자랑한다. 나아가 그것이 희귀하다면 웃돈을 받고 되팔 수도 있다. 한편, 게임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효용성이 크므로 천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아이템이 흔하다.

게임 아이템 거래와 컬렉터블 산업에 필요한 것은 ‘정품보증’이다. 우리는 수억 수천만 원의 부동산, 자동차를 거래하며 비교적 리스크를 느끼지 못한다. 그 이유는 부동산 등기부, 자동차등록원부를 국가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권이나 저작권도 국가가 보증한다. NFT는 부동산, 자동차, 지식재산권 뿐만 아니라 모든 재화, 서비스, 권리를 토큰화 할 수 있다. 실물인지 디지털인지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그 거래를 정부가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분산된 네트워크가 보증한다.

그러나 이런 분산 네트워크는 거래를 보증할 뿐, NFT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구별할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어 YG엔터테인먼트가 발행한 블랙핑크 NFT와 SM엔터테인먼트가 발행한 블랙핑크 NFT의 차이를 분산 네트워크는 알지 못한다.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싶다면 당신은 ‘아재(아저씨)’임을 보증할 수 있다. 블랙핑크 팬들은 블랙핑크의 소속사인 YG가 발행한 NFT만을 구매하고 SM이 발행한 것은 거들떠도 안볼 것이다. 이렇듯 ‘진짜’를 보증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다.

얼마 전 세계적 거리예술가 ‘뱅크시’로 가장한 사기꾼이 NFT 작품 여러 개를 90만 달러에 판매한 사건이 발생했다. 진짜 ‘뱅크시’가 자신이 판매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오픈씨(OpenSea, NFT 거래 플랫폼)가 해당 사이트를 삭제했지만, 사기꾼은 먹튀한 후였다. 유명 NFT 거래 플랫폼의 약관에는 “회원이 발행한 NFT의 내용(진실성)에 대하여 회사가 어떠한 보증과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되어 있다. 사실 부동산 등기부도 마찬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해당 토지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나타낼 뿐, 그 땅의 가치를 보증하지 않는다. 그 땅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을지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지 알 수 없다. 결국 진짜인지는 소비자가 시장에서 확인하여야 한다.

진짜(임을 확인할 수 있는) NFT가 가장 빨리 상용화될 것이다. 게임회사가 발행하는 게임 아이템 NFT,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발행하는 연예인 관련 NFT가 그것이다.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수요가 뒷받침되어 있고,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인 소유욕, 자랑욕, 경제적 탐욕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다만 게임 아이템 NFT와 관련해서는 법률 리스크를 따져봐야 한다.

현재 아이템 거래는 게임 내에서 게임머니로 바꾸는 방식, 게임 외부의 거래소에서 현금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전자는 게임회사가 보증을 하지만 후자는 먹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게임회사는 게임 내에 현금(게임머니가 아닌) 아이템 거래소를 만들고 싶어 하고 유저들도 이를 원한다. 그러나 국내에선 불법이다. 나아가 게임 내에서 취득한 재화(게임머니 포함)를 현금화하는 것도 불법이다. ‘사행행위 또는 사행성 조장’(게임법 제28조 제2호, 제3호) 우려가 있기에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서 이런 류의 게임은 등급분류 심사를 거절한다. 결국 등급을 받지 못한 게임은 한국 내에서 서비스할 수 없다.

위메이드의 ‘미르4’와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라는 NFT게임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위메이드의 주가는 미르4’ 출시 이후 8배가 올랐다. 미르4에서는 ‘흑철’을 캐고, 이를 드레이코 코인, 위믹스(코인)을 거쳐 현금화할 수 있다. 미르4는 국내 출시를 하지 않았다. 스카이피플은 게임위가 ‘파이브스타즈’에 대해 등급분류 취소 결정을 내리자 곧바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해 인용받았다. 이에 따라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파이브스타즈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 게임업계는 이를 긍정적 신호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본안은 가처분과 판단대상이 달라 본안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발행과 거래가 늘수록 네트워크 참여자는 수수료 수입을 얻는다. NFT를 구매해서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면 수수료를 뗀 차액은 재판매자의 몫이다. 다만 구매한 게임 아이템 NFT가 불법일 수도 있고, 구매한 NFT 컬렉터블이 사기꾼이 발행한 것일 수 있다. 현재는 이 모든 책임을 구매자가 져야 한다. 구매자는 리스크를 안고 거래하고, 안정적인 수익은 플랫폼이 가져가는 구조다. NFT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던지는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지금은 그 시작 단계이다. 각 분야별로 플랫폼 경쟁이 시작됐고 살아남은 플랫폼이 안정적인 수익을 모두 가져가게 될 것이다.

글쓴이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으며 IT기업 준법팀장을 거쳐 법무법인 로베이스 파트너변호사로 있다. 前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대외협력기획 부위원장,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자문변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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