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는 진짜 안전한가...’난립’은 어찌 막을까

[김정민의 친절한 IT 이야기] 해커들이 파고들 공간은 있다 보완 방법은 네트워크화...난립 막을수 있어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바젤에서 관람객들이 NFT 예술품을 보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바젤에서 관람객들이 NFT 예술품을 보고 있다. 사진= AFP/연합뉴스

[김정민 변호사] 지난 칼럼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의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신기술의 탄생배경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나아가 플랫폼이 안전한 수익을 독식하는 단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얘기했다. 그런데 최근 게임,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저마다 독자적인 NFT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나오고 있는 상황을 보면, 독자적인 NFT 플랫폼이 난립될 경우 발생될 문제점, 독자적 플랫폼에서 과연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기본인 변조불가능성(무결성)이 지켜질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무결성은 흔들릴 수 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무결성에 대해서 의심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1만개의 서버(노드)가 10분마다 자물쇠를 채우기 위해 경쟁을 하고 누군가 1만개 중 과반수의 서버에서 동시에 조작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 깊이 들어가면, 서버 개수보다는 ‘해시레이트’가 더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블록에 자물쇠를 채우는 일은 계산량이 많은 수학문제(해시함수)를 풀어 해답(해시값)을 찾는 일인데, 해시값을 찾기 위한 해시함수 연산을 1초당 몇 번 수행하는지를 해시레이트(=초당연산능력)라고 한다. 해시레이트가 높을수록 그에 비례해서 자물쇠를 채워 비트코인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개인플레이를 하는 노드는 거의 없고, 여러 노드가 연합해서 풀(Mining pool)을 형성하고 pool들이 경쟁하여 자물쇠를 채우고 비트코인을 가져가는 구조이다. pool의 해시레이트가 높을수록 자물쇠를 채울 가능성이 높고,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한 개의 pool이 해시레이트의 과반수를 차지하면 여러번 연속하여 자물쇠를 채울 수 있으므로 그 사이에 조작이 가능하다. 한편 해시레이트(연산능력)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이 양자컴퓨터인데, 이런 이유로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무너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예언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정부의 비트코인 채굴금지 조치 전, 중국의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점유율은 70% 이상이었고, 중국 채굴 pool이 담합을 하는 경우, 자기들끼리 연속해서 블록의 자물쇠를 채워가며 조작을 가해 무결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았었다. 따라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노드의 개수와 분산(실제로는 풀의 분산), 특히 해시레이트의 분산이 무결성 유지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NFT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노드 개수는 올해 초 1만개를 넘었다가 현재 4천개 정도인데, 노드 개수 및 해시레이트 점유율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다만, 2016년에 스마트 계약(Code)의 취약점을 이용한 360만개(전체의 10%)의 이더리움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있어서, 이더리움 네크워크는 이런 보안상의 취약점을 없애기 위해 계속해서 네트워크 보안을 업데이트 중이다.

이렇듯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그 자체로 무결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취약점을 파고드는 해커의 공격이 있을 수 있고,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점차 완성되어 간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독자적 NFT는 안전하지 않아

게임,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서 NFT를 발행하고 거래한다면, 이미 안정화된 상태에서 무결성 리스크 없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발행, 거래 수수료를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지불해야 하므로 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기업이 높은 이윤 추구를 위해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만들고 그 위에서 NFT를 발행하려 한다면, 무결성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사용자들은 독자적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우리가 기대하는 것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재까지는 회사들이 각자 블록체인 네트워크(플랫폼)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제각각이고 다양한 플랫폼 간 연계가 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은 각 플랫폼마다 가입하고 각기 다른 플랫폼에서 NFT를 사고 파는 등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연계가 가능할 지를 생각해보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SM과 YG가 각자 만든 NFT 플랫폼을 스스로 연계에 나설까? NC소프트와 위메이드가 연계할 수 있을 것인가? 어려울 것이다.

NFT의 장점은 확실하다. 게임에 NFT가 적용되면 사용자들이 자신이 키운 캐릭터, 점수, 소지하고 있는 아이템 등에 대한 소유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 현재는 모든 소유권은 게임회사가 갖고 사용자는 캐릭터, 아이템 등의 사용권만 가지는 구조다. 나아가 사용자가 소유하게 된 것들의 거래 내역이 NFT 플랫폼에 기록되므로 복제가 불가능하고 자유롭고 안전하게 매매를 할 수 있다. 게임사는 NFT 플랫폼을 세팅하고 거래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엔터회사는 소속 연예인들을 활용한 창의적인 디지털 굿즈를 만들 수 있고, 이를 이용해 팬덤을 더욱 강화시키는 한편, 팬들의 독특하고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컨텐츠를 생산해 판매할 수 있다. 세분화되고 다양화되는 팬덤의 요구에 회사는 다품종 소량의 NFT 발행을 통해 저비용으로 대응할 수 있고, 팬들은 되팔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므로 쉽게 고민 없이 새로운 굿즈를 소비하게 된다. 팬들 간 자유로운 거래로 인해 엔터회사의 NFT 플랫폼이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NFT 리스크를 줄이려면

그렇다면 NFT의 장점만 취하고 무결성 리스크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미국에서는 오픈씨(Newyork), 라리블(LA)을 비롯해 이미 수많은 NFT 플랫폼이 성업 중이고, 한국에서도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가 NFT 거래소 진출을 알렸고, 두나무(업비트)는 JYP, 하이브 등과 NFT 합작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도 우후죽순처럼 여러 NFT거래소가 생겨날 것이다. 규제가 없는 틈을 타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가 그랬던 것처럼 NFT 플랫폼도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해 온갖 사기와 불법이 판칠 것이다. 소비자들의 피해가 누적되어감에 따라 정부는 제도 정비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살아남은 거래소가 과점을 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정부가 나서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정부가 지원하고 NFT 업계를 회원사로 둔 민간협회가 나서서 업계가 공생할 수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성에 나서야 한다. 개별 회사가 독자적인 플랫폼을 만들어서는 경쟁력도 없고, 무결성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공통 인식을 전제로, 업계가 공용하는 NFT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마련해야 한다. 통합 플랫폼이 안된다면, 적어도 플랫폼 간 연계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 결과 노드와 해시레이트가 안정적으로 분산된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며, 이에 대해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 연합뉴스
엔씨소프트는 최근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엔씨소프트 사옥.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해야할 역할은

최근에 와서 한국이 게임강국, 문화강국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그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할 도구가 NFT이다. 그러나 지금의 성공에 취해 각자도생해 NFT 플랫폼이 난립하게 된다면, 기술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외부의 세력에 의해 각개격파당할 수 있다.

지금의 성공을 이어가는데 부단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나아가 모두가 NFT에 대한 장밋빛 미래와 환상에 취해 있을 때, 리스크를 이야기하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라는 주문을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런 진짜 전문가의 얘기에 귀기울이지 않고, 이를 흘려버린다면 진짜 안전한 NFT는 영원히 우리의 것이 아닌 게 될 수 있다.

글쓴이

김정민 변호사

김정민 변호사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법학(부전공)을 공부했다. 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으며 IT기업 준법팀장을 거쳐 법무법인 로베이스 파트너변호사로 있다. 前대한변호사협회 IT블록체인특위 대외협력기획 부위원장, 한국블록체인법학회 정회원,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자문변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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