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적용 ‘돈버는 게임’ 2022년 대세 될 가능성은
[김정민의 친절한 IT 이야기] 쉽게 다가오지 않을 ‘돈버는 게임’ 시대 당국과 소비자 신뢰 쌓는 업계 노력 있어야
재밌고 돈도 벌면 ‘대박 게임’일까
국내 유명 게임사들이 내년에 블록체인 적용 게임을 줄줄이 출시하겠다고 한다. 블록체인이 적용된 게임은 NFT를 적용한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 P2E)’을 말하는데, 업계에서는 향후 모든 게임사가 NFT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런 전망과는 다르게 내년에 블록체인 게임 진영과 非블록체인 게임 진영 간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재미만 있는 게임과 재미난 게임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게임 중 어떤 게임이 살아남을지, 결과는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칼럼에서 설명했듯, 국내에서 P2E 게임을 정식으로 출시하기까지 넘어야할 산이 많다. 정부, 구체적으로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사행성’을 이유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P2E 게임에 등급을 부여하지 않아왔다. 게임위로부터 등급을 받지 못한 게임은 국내에서 유통될 수 없다.
이런 규제 리스크를 포함하면, 블록체인 게임과 非블록체인 게임간 승부의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게임회사 스카이피플(SkyPeople)이 게임위를 상대로 제기한 ‘등급분류’ 관련 소송에서 게임업계와 게임위의 공방을 살펴보면, 2022년 이후 게임 시장의 판도를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스카이피플의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 게임은 구글의 자체등급분류(구글은 모바일 앱마켓 사업자로 자율심의를 할 수 있다)를 받아 서비스 중이었는데, 게임위가 NFT 거래 기능을 담았다는 이유로 지난 4월 등급분류를 취소한 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게임을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대해 스카이피플은 즉각 게임위의 취소처분을 다투는 행정소송(본안소송)을 제기하며, 본안 판결시까지 취소처분의 효력을 잠시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했다. 그 결과 스카이피플은 지난 5월 가처분 사건에서 승소했고,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게임 서비스를 계속 할 수 있게 되었다.
가처분 결과가 나오자 게임업계는 이를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그러나 본안 소송의 판단은 가처분 사건과 판단 대상이 달라 그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스카이피플이 본안소송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기도 곤란하다.
게임업체에 불리하게 전개될 법정 다툼
지난 5월 가처분 결정 이후 본안소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지금까지 스카이피플과 게임위 간 치열한 공방이 있었고, 법원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본안 소송의 핵심 쟁점은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 게임 내에서 NFT가 ‘사행성’을 조장하는지 여부인데, 사행성 판단을 위해 NFT의 ‘유상성’, ‘우연성’이 있는지를 가려야 한다.
‘유상성’ 관련 근거 규정은 게임산업진흥에 관련 법률(이하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7호인데, 게임물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지된 행위들이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 규정은 2004년 그 유명한 ‘바다이야기’ 사태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우연성’이란 유저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우연적인 방법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것(경품, 카지노, 복권, 채굴 등)을 의미한다.
언론에 흘러나온 내용을 기초로 본안소송 진행상황을 추정해보면, ‘유상성’과 관련해서 게임위는 기본적으로 가상자산으로 환전 가능한 ‘게임 내 재화’를 바다이야기에서 환전 수단으로 활용된 ‘점수보관증’과 유사한 것으로 보는 듯하다. ‘점수보관증’은 유저가 게임 외부에서도 가질 수 있는 증표로, 유저 간 거래가 가능하고, 유저는 점수보관증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게임 내에서 NFT화된 아이템의 소유권이 유저에게 있고, 이를 게임 밖에서 거래하고 환전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 게임위는 주장한다.
‘우연성’과 관련해서도 게임위는 게임 내의 방치모드(자동모험)가 가상화폐 채굴과 같다고 주장한다. 유저가 아무런 조작 없이 24시간 동안 방치하는 것만으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획득한 아이템이 자산적 가치가 있는 NFT라면 이는 채굴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스카이피플은 기본적으로 ‘파이브스타즈’는 무료 게임이고, 무상으로 게임 내에서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에 유저의 재산상 손익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유상성이 없다고 반박한다. 나아가 자동모험은 이용자 편의를 위한 기능이고, 다수의 모바일 게임에서 사용 중이므로 이것으로 우연성을 판단하면 안된다고 주장한다.
급기야 게임위는 법원에 검증 신청을 했고, 다른 게임사들과 금융위원회에 의견(사실조회)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다른 게임의 방치모드와 파이브스타즈의 방치모드가 어떻게 다른지에 관해서 다른 게임사에 의견을 물었고, 현재까지 NFT의 자산 가치에 대한 정부, 금융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이 없으므로 이에 대한 임시의견도 금융위에 구했다.
지난달 26일 이 사건의 2회 변론기일이 열렸다. 금융위는 의견서를 통해 게임 내 NFT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았고, 가상자산 여부는 개별적으로 판단할 일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다른 게임사로부터 받은 의견은 법원이 이를 직접 검증을 하기로 했다. 검증은 2022년 3월 18일 시행되는데, 검증 대상은 자동사냥 모드에 대한 것으로 NFT 아이템을 우연히 획득하는 것인가(우연성)에 대해 실제 게임을 실행하여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제4부는 이번 판단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다.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고,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바다이야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있고,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현재 진행 중이다. 따라서 법원은 유상성과 우연성 판단에 있어서 게임위의 입장에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게임회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지도 않고 이를 조작한다는 게임유저들의 의심에 대해 게임회사의 적극적인 해명이 없었던 것이 핵심이다. 법으로 아이템 확률 공개를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게임회사와 업계는 변동확률이 될 수도, 확률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고 항변하는데, 이런 대처로 유저들의 신뢰를 많이 잃은 상태다.
법원은 금융위의 입장에 따를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는 NFT가 가상자산인가에 대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내놓은 지침과 같은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FATF 지침은 “NFT는 일반적으로 지불이나 투자 수단으로서가 아닌 수집품으로 사용되고 있어 가상자산으로 분류되지 않으나, 지불 또는 투자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가상자산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NFT 아이템이 수집품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거래가 되고 투자 목적이 생기면 가장자산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게임업계가 충실히 산업발전에 노력했는가
게임업계는 IT·게임 강국인 한국에서 정부와 규제당국만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나아가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게임회사의 기본 역할은 재미난 게임을 만들어서 유저를 모으는 것이지, 게임에 돈을 연관시켜 부가적인 재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이 당장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지만, 이내 관심이 식을 가능성이 있다. 도박성이 강한 유저들, 또는 시간이 많은 유저, 돈이 많은 유저만 남아 그들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지금까지 게임업계와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게임유저의 눈높이에서 얼마나 친절하게 설명을 했는지 자문해야 한다. 청소년 게임중독 문제부터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이르기까지, 게임업계가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유저와 국민의 신뢰가 쌓였을 것이다. 특히 게임에 NFT를 도입하는 목적이 게임회사의 수수료 수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아이템의 확률을 블록체인에 올려 임의조작이 불가능하게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면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블록체인 게임 진영과 非블록체인 게임 진영 간의 한판 승부의 결과는 블록체인이냐 아니냐, 돈을 벌 수 있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게임의 기본은 재미이고 돈은 부수적인 것이어야 한다. 돈 많은 유저, 시간 많은 유저들과 일반 유저들이 어울려서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밸런스를 갖춘 게임이 살아남아 롱런할 수 있다.
블록체인 게임 중에서도 돈이 아닌 재미에 집중한 게임이 오래 유저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게임업계의 영원한 고객인 유저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게임에서 파생되는 게임중독 문제, 확률 공개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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