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영빈관?...꼬리가 머리 흔드는 ‘대통령 비용’

[최성호의 건축으로 보는 한국] 집무실, 관저 이어 영빈관 이전 논란 호텔, 미군 보상등 비용 수천억 이상 이렇게까지 할 이유 도대체 뭔가

용산기지내 위치한 드래곤힐 호텔.
용산기지내 위치한 드래곤힐 호텔.

‘꼬리가 머리를 흔든다’는 말이 있다. 작은 것이 문제가 돼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나비효과’도 있다. 지금 윤 당선자가 추진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딱 그런 꼴이다. 집무실 이전 문제로 여기저기 파열음이 나고 있다. 집무실이 국방부청사로 결정되면서 국방부 및 합참 이전이 이뤄지고 있고, 그 여파가 도미노처럼 다른 부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5월초 끝낼 수 있다는 집무실 공사는 6월 중순에나 끝난다고 한다.

계속되는 대통령 취임준비 파열음

또 외교부 공관을 관저로 사용하겠다는 일방적 통보에 외교부는 새로운 공관을 찾느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 관저 신축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제일 중요한 국가안보상 문제는 아직 해결되고 있지 않다. 국가위기관리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할 지 보도가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확실한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기존 용산헬기장을 대통령이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하는 바람에 국군 수뇌부는 국방부 방카에서 한참 떨어진 노들섬 헬기장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제 전쟁이 발발해도 군수뇌부가 국방부 방카에 도착하는 시간이 언제가 될지 모르는 지경이 됐다.

이런 상황에 뜬금없이 영빈관 문제가 새로 터져나왔다. 지난 4월 29일 한 종편방송은 인수위는 주한미군으로부터 용산 드래곤힐 호텔을 반환받아 영빈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뉴스는 “인수위측이 이미 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나 드래곤힐 호텔과 바로 옆 하텔하우스를 돌려받고, 남영동 주한미대사관 신축 부지옆 국유지를 맞바꾸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그간 영빈관 문제가 계속 구설수에 오르자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이 호텔은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한때 폐쇄상태가 됐다가 재개장한 것이다.

영빈관 이전비용은 얼마나 들까

문제는 말이 반환이지 새로 짓는 것보다 더 문제가 크다는 사실이다. 기사에는 미국대사관 신축부지 옆 국유지와 맞바꾸는 것으로 돼 있지만 미군기지 평택이전의 예로 볼 때 우리가 모든 시설을 지어주고 이전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호텔 반환방식을 미군기지평택이전과 같은 방식을 따른다고 했을 때 세 가지 방법을 예상할 수 있다. 첫번째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드래곤힐 호텔규모의 호텔을 지어준 후 시설을 반환받는 것이고, 두번째는 드래곤힐 규모와 비슷한 대체 호텔을 임대해서 사용하도록 해주고 반환받는 것이다. 세번째는 미군이 곧 시설을 내주고 미군 스스로 방안을 찾을 경우 그에 대한 비용을 정산해주는 것이다.

첫번째 경우는 설계기간이 1년, 공사 기간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2년반 이상 걸린다. 지금 설계를 시작해서 공사를 한다고 해도 최소 3년반이 소요된다. 그리고 반환 받은 후 기존 호텔 개수공사를 하는데 6개월 이상 걸린다. 그러므로 기존 호텔을 개수해서 사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더라도 빨라야 4년 후에나 사용할 수 있다. 즉 윤 당선자 재임시절에는 거의 사용할 수 없다.

두번째 경우는 지금 영업하고 있는 호텔을 임차 형식으로 빌려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드래곤힐 호텔을 받아 개수하는 것이다. 이 경우도 개수하는 것을 전제로 하면 1년 후에나 사용할 수 있다. 이것도 대체 호텔을 빨리 찾고 미군 요구에 맞춘 개보수 작업이 없다는 전제다. 이 경우는 신축공사비는 물론이고 추가로 최소 2년 또는 그 이상 임대비용이 부가된다. 그러니 비용이 어느 정도 나올지 가늠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방법은 호텔을 즉시 반환받고, 미군측이 쓸 호텔 구입은 미군에 일임하고 나중에 정산해주는 것인데 정산과정에서 미군이 원하는 대로 줄 수밖에 없으므로 바가지를 쓰기 십상이다. 물론 신축공사비에 임대비용 등이 포함될 것이므로 결코 싸지 않을 것이다.

2019년 미 용산기지 이전사업 당시 용산기지 각 시설 배치도. 사진=연합뉴스
2019년 미 용산기지 이전사업 당시 용산기지 각 시설 배치도. 사진=연합뉴스

호텔 고급화+인테리어 비용, 수천억원 예상

위의 방법을 근거로 비용을 대충 산출해보자. 현재 호텔 규모는 지상 9층에 2만 5천평이라고 언론에서 보도했다. 2022년 아파트표준건축비는 ㎡당 213만원이다. 평당으로 704만원이다. ‘호텔 신축’은 층고가 높고 설비공사비 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아파트공사비보다 훨씬 비싸다. 최소 평당 1천만 원이 넘는다. 일단 1천만원으로 계산하자. 여기에 인테리어 비용은 별도다. 호텔인테리어는 고급이므로 비용이 많이 든다. 고급호텔의 경우 평당 1천만 원은 쉽게 넘어간다. 호텔 규모가 2만5천평이라면 공사비만 2천5백억원 이상이다. 인테리어비용 역시 이만큼 든다. 전체적으로 호텔신축에만 5천억원 이상 들어갈 것이다.

다음으로 개수비용을 보자. 이 호텔은 지난 1990년에 개관돼 이미 30년이 넘은 오래된 호텔이다. 건축물도 유행이 있다. 드래곤힐 호텔은 이미 유행이 지난 건물이라는 것이다. 재개장한 것이라고 하지만 인터넷으로 보니 영빈관으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외장을 포함한 대대적인 개보수를 해야 한다. 결국 신축공사비에 버금가는 비용이 투입될 것이다. 최소한 3천억원이 넘을 것이다 . 따라서 건물을 지어 주고, 반환 받고, 새로 시설을 개수하는데 8천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두 번째 대체 시설을 임대한 후 반환받는 경우 임대비는 필자의 전공분야가 아니니 잘 모르겠다. 어쨌든 개보수에 들어가는 돈은 3천 억원 이상이다.

문제는 과연 이런 비용을 왜 써야 하냐는 것이다. 청와대를 그대로 사용했다면 필요 없는 비용이다. 인수위는 이전비용을 497억원이라고 했다. 497억원이란 금액은 500억원 이상이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집무실 이전에 따른 모든 투입비용은 각 부처 이전비용까지 합치면 이미 1조원이 넘는 돈이 투여될 것이라 한다. 여기에 영빈관 신설비용도 추가되는 것이다.

드래곤힐 호텔 이전에만도 수천억원이 들어갈 것이다. 여기에다 관사 신축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니 관사신축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새로 외교부 공관을 임대 또는 구입하는 비용도 더 해야 한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얼마나 더 들어갈지 아무도 모른다.

‘머리’인 대통령이 ‘몸통’인 나라를 흔드는 꼴

처음 이 글을 시작할 때 ‘꼬리가 머리를 흔든다’는 말을 했다. 이 글을 쓰고 보니 그것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윤 당선자 집무실 이전은 머리가 꼬리를 흔든 것이다. 대통령은 단순한 최고위직 공무원이 아님을 윤 당선자 스스로 보여줬다. 덕분에 대통령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대통령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다. 그런데 윤 당선자의 고집, 비상식적인 행동, 무계획과 임기응변식 대처로 지금 우리나라는 혼란에 빠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혼란스러울지는 아무도 모른다. 머리가 흔들리니 당연히 꼬리가 흔들리는 것이고, 몸 전제가 흔들리는 것이다.

조선 왕조에서 광해군은 정원군(定遠君) 집 근처인 색문동(塞門洞)에 왕기가 서려 있다는 부사(府使) 신경희(申景禧)의 말을 듣고 왕기를 제압하기 위해 정원군의 집과 여염집 수백 호를 강제 이주시키고 경희궁을 지었다. 임진왜란 이후 국가경제가 파탄이 난 상태에서 무리한 공사했기에 인조반정이 일어나 권좌에서 쫓겨났다. 그런데 정작 왕은 정원군 아들(인조)이 됐다. 그리고 정원군도 나중에 추존돼 원종(元宗)이 됐다. 그 집터에 살던 부자가 모두 왕이 됐으니 풍수해석이 맞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왕기가 있다는 풍수설을 믿었던 광해군은 권좌에서 쫓겨났다. 모든 땅에는 주인이 따로 있는 법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 땅주인의 운을 넘어설 수 없다. 윤 당선자가 새겨들어야 할 교훈이 아닌가 한다.

글쓴이

최성호 건축가

필자인 최성호는 오랫동안 한옥과 한국문화를 공부해온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사다.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필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s://blog.naver.com/seongho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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