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은 소통공간이고, 광화문은 정치적 공간인가?
[최성호의 사람사는 건축] ‘유현준 홍익대 교수 논리에 대한 반론’ 용산 집무실은 사무실일 뿐...소통엔 불편 광화문 광장이 ‘시위 성지’?...단견에 불과 윤석열 당선자와 가깝다며 “곡학아세”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 교수가 청와대에 대한 동영상에서 사실을 왜곡하더니 이번에 또 왜곡을 한다. 유 교수는 지난 5월6일자 조선일보에 [유현준의 도시 이야기] ‘불통’ 청와대 ‘시위’ 광화문 넘는 새로운 공간의 시대 라는 제목의 글을 싣었다.
사무실 공간구조인데도 소통이 잘된다고?
한마디로 곡학아세(曲學阿世)고 전형적인 폴리페서다. 유현준은 올해 초 청와대를 설명한 동영상에서 “본관 집무실에 대해 권위적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권위적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리고 여민관 집무실도 “시도는 좋았지만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대통령이 권위적이 되지않으려면 여민관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가운데 정원을 두고 사람들이 편하게 나갈 수 있게 되면 자연스런 만남이 생겨 소통이 잘된다는 것이다. 그래, 건축적으로는 일면 맞는 면이 있다.

그런데 소통문제를 해결하려고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겼다한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려 해도 웃긴 이야기다. 용산 국방부청사는 사무실로 쓰려고 만든 건물이다. 일반 사무실 건물이라는 것은 복도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사무실이 늘어져있다. 그런 건물에서 소통이 일어난다고? 사무실은 열심히 일하라고 만든 건물로,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설계된 건물이다. 요새같이 금연이 강화된 상황에서는 담배 한 대 피려 해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 그런 건물에서 소통이라니...
유 교수는 윤석열 당선자의 집무실 용산이전을 옹호하기 위해 다시 청와대를 언급했고, 거기에 광화문까지 끼워 넣었다. 이 글 머리에 “국빈 방문 시 나라의 얼굴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G20 회의 때 청와대 시설이 열악해 용산 국립박물관에서 손님을 맞이했다”고 했다. 처음부터 대놓고 왜곡이다. 우선 G20정상회담 때 용산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행사는 G20에 참석한 정상 부인들을 위한 만찬이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 부인이 한국문화를 보여준다고 박물관에서 만찬을 개최한 것이다.
지금도 박물관 내에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다.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만찬을 했다고 말도 많았다. 그리고 G20정상회담을 개최한 어느 나라도 영빈관에서 행사를 한 적이 없다. 세계 어느 나라도 20명의 국빈을 모아놓고 회의할 수 있는 회의장을 갖춘 영빈관은 없다. 그래서 대부분 대규모 전시장이나 대규모 회의장 전용건물을 사용한다. 그에 대한 자료를 붙여놨으니 확인해보기 바란다.

대통령 출퇴근 혼란은 중요치 않나?
유현준은 집무실 이전 이유로 경호, 전파통제 등을 언급했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도 광화문도 아닌, 제 3지역인 용산이 등장했다고 했다. 그런데 공관에서 집무실까지 출퇴근 동선은 왜 언급하지 않았을까? 경호나 전파통제 문제라면 출퇴근 동선은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 더 문제가 된다. 윤 당선자는 대통령 관저로 외교부공관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곳에서 용산집무실까지 이동하기 위해 매일 하루에 2번씩 경호, 교통통제, 전파통제 문제가 발생한다. 아직 집무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통의동으로의 출퇴근 때문에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기저기서 난리다. 그런 시민들 피해는 눈에 보이지 않는가 보다.
그리고 용산공원이 자유롭게 개방된다고 했다. 광화문 사무실이 경호에 문제가 있다고 한 대통령 경호실이 그렇게 허용해줄까? 당선자 측은 경호문제로 집무실을 5층 외에 다른 층에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이것은 용산 집무실 역시 탁 트인 곳에 있어 경호에 불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외교부공관 주변 산책로도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집무실이 빤히 보이는 용산공원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다. 영빈관도 새로 마련해야 한다고 하고, 대통령관사도 새로 짓겠다고 한다. 이를 보니 국방부 바로 옆에 있어 영빈관으로 활용할 것으로 검토되고 있는 미군 드래곤 힐 호텔 영내에 있는 하텔하우스 쯤에 관사를 신축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더 보안이 강화될 것이다.
유현준은 한강을 끌어들여 용산이 새로운 축이라고 했다. 게다가 그는 용산이 과거 몽골, 일본군이 차지했던 곳이에 대통령 집무실 공간이 들어가는 것이 곧 주권을 완전히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마치 주권이 없었던 나라가 주권을 되찾는 것 같은 뉘앙스다. 아직 전시작전권이 우리에게 없는데 무슨 주권회복을 말하는 것인가? 더욱이 윤 당선자는 며칠 전 전시작전권 이양은 시급한 것이 아니라 했다. 전시작전권이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이고, 전시작전권을 찾아와 제대로 된 주권국가가 되는 것에 관심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 나라가 대한민국이 됐는데,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면 주권국가가 된다고 하니 어찌 이해해야할 지 모르겠다.
유현준은 전쟁 시작도, 전쟁 끝도 결정할 수 없는 나라가 주권국가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참, 중요한 것이 빠졌다. 용산공원은 토양오염이 심각해서 토양재치환 등을 하려면 언제 개장할지 모른다고 한다. 윤석열 임기 내에는 개장이 불가능할 것 같으니 그는 마음대로 이야기해도 괜찮다 생각하는 모양이다.
광화문 광장이 ‘시위 성지’된 이유는
광화문광장으로 넘어가보자. 유현준이 광화문광장을 거론한 이유는 시위가 많은 광화문 광장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 이제 그 광화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자 함이다. 그의 말로는 광화문 광장이 시위하기 위한 최적 조건을 가졌다고 했고 그 이유로 일곱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 이유를 하나하나 반박할 이유도, 필요성도 못 느끼니 넘어간다. 그리고 그는 “공영방송이라는 전파 공간, SNS라는 인터넷 공간, 광화문 광장, 이렇게 세 공간을 장악한 세력이 정치적 힘을 가진다”는 말도 했다. 그리고 “민주당에 이곳은 촛불 집회, 광우병 시위라는 두 번의 승리를 가져다 준 성지이기도 하다. 광화문은 학생운동 시절부터 거리 집회와 시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홈그라운드”라고까지 했다. 건축가라고 보기 힘든 극히 정치 편향적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광화문광장에서의 시위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광화문광장이 처음부터 시위 성지였을까? 예전 시위는 주로 대학근처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대학 정문을 나설 수 없었다. 경찰들이 입구를 봉쇄했기 때문이다. 1980년 5월 15일 유명한 서울역 회군 때 학생들이 모인 곳은 서울역 앞 광장이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때는 시청 앞 광장이 중심이 돼 퍼져나갔다. 광화문광장이 시위장소로 등장한 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면서부터다. 이때도 청계천 광장에서 시작된 시위가 많은 사람이 모이면서 광화문 광장이 아닌 시청 앞 광장으로 확산됐다.
워낙 많은 사람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확산된 것이고, 유명한 ‘명박산성’도 세종로 사거리에 세워짐으로써 광화문광장으로는 나가지도 못했다. 광화문 광장이 시위장소가 된 것은 박근혜 탄핵 때였다. 그때도 청와대로 들어가는 길은 통제돼 있었고 법원 판결이 난 후에서야 청와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이것만 봐도 유현준 말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다.
유현준은 광화문광장이 시위하기 좋은 조건에서 여섯째로 “경복궁 뒤에 숨어있는 청와대는 제왕적 대통령, 불통의 대통령 프레임을 씌우기에 적격”이라고 했고, 일곱째로 “집회 군집의 방향성이 청와대를 향한다”고 했다. 이것 자체가 최순실의 꼭두각시로 대화가 불가능했던 박근혜 탄핵 때 일이다. 실제로 박근혜는 경복궁 뒤에 숨어 있었으니 그런 말을 한 것이리라.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JTBC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 전에는 대민 접촉을 많이 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어쩔 수 없이 대민접촉을 못했다”고 했다. 코로나 상황이 불통할 수밖에 없도록 한 것 아닐까.
어쨌든 유교수의 말대로라면 ‘조국 수호’ 시위는 광화문광장에서 일어났어야 함에도 모두 서초동과 여의도에서 이뤄졌다. 유현준은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상대를 겁박하기에 최적인 공간적 조건”이기 때문에 광화문광장이 정치집회의 성지로 자리잡았다고 했지만 조국 시위에서 보듯 시위 장소는 시위 목적에 적합한 곳으로 결정될 뿐이었다.
건축학자가 정치 편향에 치우쳐있다니
유현준은 이 칼럼에서 “용산에서 삼각지를 막고 시위할 경우 강북의 중요한 교통 루트가 막힌다. 잦은 시위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집무실 바로 앞 공원에서 하면 넓은 공원에 사람과 소리가 퍼져 나가고 나무가 흡음재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도 주변에서 오가며 바라봐주는 사람이 적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앞으로 윤 당선자는 서초동에서 용산으로 출퇴근할 것이고, 그때 삼각지 앞 도로와 마찬가지로 강북과 강남을 이어주는 중요한 간선도로인 한남대교를 막을 것이다. 유현준은 그것은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이미 대통령 집무실 경계 100m 주변은 시위할 수 없도록 되어있기에 나무가 흡음재가 될 일도 없고, 할 수 없는 시위를 ‘봐줄 사람이 있다 없다’라고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시위는 자기 견해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기에 자기 견해를 잘 알릴 수 있는 곳으로 모이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현준이 말한 광화문 광장의 시위하기 위한 최적 조건 7가지는 시위조건에 정말 부합한다. 시위의 목적, 시위에 적합한 장소성을 광화문 광장이 가졌다면 광화문 광장에서는 더 많은 시위가 있어야 한다. 유현준은 “세상을 좋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정치 외에도 건축 공간, 교육, 음악, 미술, 과학 등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서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뭐든지 정치로만 세상을 보는 정치 깔때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유현준 글이 바로 정치로 세상을 보는 눈이다. 그것도 철저하게 윤 당선자에게 편향된 시선으로 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①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돼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갖는다. 그런 자유를 마음대로 발현하는 곳으로 광화문 광장을 볼 수 없는가를 되묻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