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개구리의 ‘천적’들...경제위기에 던지는 교훈
[하영균의 진화생태경제학] 메기·가물치, 올챙이 잡아먹어..개체 급감 자연계 ‘대발생’과 경제위기, 4가지 공통점 ‘올바른 복원’ 방법이 위기 재발도 막는다
자연계 ‘대발생’은 왜 일어날까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면 그때 ‘대발생’ 현상이 일어난다. 대발생이란 특정 지역에 특정한 생물종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에서도 이 문제가 최근 몇 가지 사례로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대벌레의 대발생, 매미나방의 대발생, 꽃매미의 대발생 등. 생각지도 못한 종들의 대발생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대발생이 나타나면 생태계 교란이 일어나고 피해도 막심하다. 대발생의 원인은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졌기 때문인데, 원인과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기후 변화다. 기후가 변하면 기존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던 먹이사슬상 천적과 기생들의 관계가 특정 사슬에서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그 먹이사슬 다음 단계에 있는 종을 제어하는 종이 사라지고, 제어되지 않는 종은 갑자기 대발생 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가 심각한 문제인 것은 생물들의 행동생태적 변화를 초래해서다. 천적관계인 곤충 종들이 있는데 기후가 따뜻해져 먹이감 곤충의 애벌레 부화 전에 천적 곤충 애벌레가 먼저 부화하면 먹이감이 없어 생존할 수 없다. 천적 곤충이 사라지는 사이에 먹이감 곤충의 애벌레가 부화후 그대로 살아남아 대발생한다. 즉 기후 변화가 생물들의 생태적 습성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먹이사슬의 매커니즘을 깨어 버리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둘째는 수입종이다. 기존에는 없던 종이 외부에서 들어오면 대발생의 원인이 된다. 기존 생태계에서는 이 수입종의 대발생을 제어할 만한 천적이나 포식자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포식자도 생기고 천적도 생긴다. 그렇게 되면 대발생을 했던 종은 지역 생태계내의 지위를 가지는 식으로 생태계 시스템 속으로 편입된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에 들어왔던 황소 개구리다. 황소 개구리가 생태계 파괴종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생태계 파괴종으로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이미 생태계내에서 천적도 생겼고 포식자도 생겼다. 실제 한국 토종 물고기인 가물치와 메기가 황소개구리에게는 천적이다.
황소 개구리를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황소개구리의 올챙이는 맛이 없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아무리 배가 고픈 상태의 블루길도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특유의 점액질이 먹이감으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달랐다. 조류나 물고기가 다 포기하다시피한 먹이감이지만, 토종 물고기인 메기나 가물치는 잡아먹기 편하고 크기도 커 포만감 느끼기 좋은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잡아먹는 것이다.
메기와 가물치가 천적이 되면서 대발생했던 황소 개구리가 억제되었다. 또한 황소개구리의 알에도 천적이 생겨났다. 잠자리 애벌레와 소금쟁이가 황소개구리 알을 먹이로 삼고 있다. 생태계가 진화를 한다는 의미는, 이렇게 다양한 종이 서로서로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어 한두 종이 대발생하더라도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생태계의 조절 작용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셋째로는 부영양화 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물속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물속에 질산염 등 영양 염류가 증가하면 녹조류가 대발생한다. 즉 특정한 종에 유리한 영양분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이를 먹이로 하는 종이 대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대발생이 되었다면 이를 먹이로 하는 종의 천적도 늘어나야 하지만, 천적이 늘어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천적도 먹이감의 공급에 맞추어 습성을 바꾸지만 대발생이 일어나더라도 바로 대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시차적 문제로 부영양화에 따른 대발생 현상이 일어난다.
마지막으로는, 인위적인 이유로 천적이 갑자기 사라져서 대발생하는 경우다. 천적이 특정 종을 먹이감으로 잡아먹고 살았는데 이 천적이 인위적인 이유로 사라지면 먹이감 종이 대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모택동의 ‘참새 박멸 정책’이었다. 참새가 줄어들면서 참새의 먹이 곤충들이 대발생하고, 결국은 그 곤충들이 중국 국민들을 굶겨 죽였다. 이처럼 인위적으로 천적을 제거할 때도 대발생을 유발할 수 있다. 인간은 알게 모르게 인위적으로 특정 생물종을 줄이거나 멸종시킨다. 그 결과로 대발생이 일어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많이 소모하기도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생태계 복원’
이런 다양한 이유로 대발생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하지만 대발생 이후가 더 중요하다. 대발생으로 이미 생태계의 균형이 깨진 상태이기 때문에 생태계가 스스로 복원하는 과정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그 사이에 피해도 크다. 일시적으로 먹이감의 대상이 극심한 피해를 입기도 하고, 특정 종의 급증으로 먹이감인 종은 급감하는 반면, 급감한 종의 먹이감이 반대로 대발생을 하는 연쇄적인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생태계가 균형을 잡을 때까지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이때 생태계의 균형을 생각하지 않은 인위적인 처방을 하면 또다시 대발생 사태가 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생태계의 복원과정이다.
대발생 원인을 밝혀내고 대발생을 제어할 수 있는 천적과 기생의 메커니즘이 정착할 수 있도록 생태계 복원과정을 관리할 때 피해가 줄어들고 생태계도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파괴된 생태계도 오랜 시간을 거치면 복원될 수 있다. 그 사이에 먹이 사슬도 회복되고 천적과 기생들도 활발하게 등장한다. 생태계의 조절기능이 회복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우에 따라 복원에 수십년이 걸리기도 하고 가끔 영원히 실패하기도 한다. 멸종 생물이 생길 경우다. 따라서 생태계의 자율 조절기능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비슷한 현상은 산업생태계에서도 일어난다.
산업 생태계의 ‘대발생’과 위기현상
산업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대발생 현상은 특정 산업 위기를 초래하는 식으로 나타난다. 산업의 위기가 일어나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대발생과 별로 다르지 않다. 불균형이 발생한 모습은 똑같다. 이 현상을 이해하면 산업 생태계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생태계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산업의 위기를 진단하면, 근본적인 문제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해결책도 만들어지기 마련이고 손실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연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대발생 현상을 산업의 위기에 대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후 변화만큼 중요한 변화는 한국 사회의 인구 변화다. 인구변화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재앙처럼 다가온다. 마치 30여년 전에 리우 기후변화 협약 당시 그렇게 많은 전문가들이 떠들었지만 일반인들은 기후 변화에 무감각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현재 유럽에서의 가뭄과 폭우를 비롯해 극지방 빙산이 녹아내리고 바닷물 수위가 상승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를 실감하는 순간이 되어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일반인도 알게 됐다.
인구 문제도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변하고 있기에 알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인구문제때문에 산업의 위기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대학의 위기도, 연금 문제도 인구 문제로부터 온다. 국가 경쟁력도 이제는 인구 문제와 함께 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인식은 했을지 모르지만 그때 과감한 결단을 내지 못하고 미룬 결과, 이제 인구문제는 손을 쓰지 못할 지경이 됐다. 지금이라도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둘째, 수입종처럼 외국의 영향이다. 예를 들어 중국이 요소수를 공급하지 못하면서 요소수 사태가 발생했다.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제재로 관광산업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전반적인 고물가와 자원부족 사태가 일어나고 있고, 일본의 반도체 소재 공급 중단으로 반도체 산업이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은 생각보다 더 빈번하게 외국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국가다. 한국은 자원을 수입, 재가공해서 파는 수출중심국가다. 그러니 외국의 정치·경제적 영향으로 자원을 수입하기 힘들어지거나 수출시장에 변화가 생겨서 수출하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한국이 국외의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사실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은 수출 중심국가로 성장해버렸기 때문이다.
셋째로는 부영양화의 현상과 비슷하게, 재정의 투입이나 금융의 투자가 과도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산업이 위기를 맞는 것은 이런 부영양화 현상으로 특정 산업이 비대해진 후 그 영양분을 공급하는 재정이나 금융 지원이 끊어지면서 발생한다. 바로 부동산 시장의 위기 또는 붕괴 가능성이다.
이미 일본이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 위기의 심각성은 누구나 알고 있다. 거품은 커질대로 커진 상태에서 추가 거품을 막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지만, 거품 붕괴와 함께 경착륙하는 순간 한국 경제는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20년’이나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생태계적 관점을 갖고 해답을 찾아야 연착륙을 가능하게 하는 더 좋은 정책이 나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천적이 사라지는 것처럼 산업의 뿌리 기업들과 앵커 기업들이 사라질 경우다. 한국에는 대기업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기업을 지탱시켜주는 중소기업들도 많이 있다. 이런 기업들이 시장에서 정부의 보호 없이 무한 경쟁에 내몰려 하나 둘 사라지게 되면, 어느 순간 관련산업이 국내에서는 생산과 유통을 할 수 없게 되고 해외로 나가서도 경쟁력을 잃은 상태가 된다. 산업이 공동화되는 것이다.
천적이 사라져서 생태계 균형이 깨어지는 것처럼 뿌리 기업과 앵커 기업들이 사라지면산업 생태계가 위기를 맞는다. 사라지고 있는 산업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조선산업을 보자. 몇 년 동안 조선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전문적인 용접기술 인력이 빠져나가고 보충되지 않았다. 선박 수주를 받아와도 배를 지을 수 있는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특히 협력업체들이 줄어들면서 일감을 분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대로 몇 년을 보내면 한국의 조선 산업은 ‘허울 좋은’ 1위 산업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미 위기는 시작됐다.

산업위기 방지와 올바른 복원을 위해
자연 생태계적 시각으로 산업의 위기를 바라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생태계적 시각의 핵심은 3가지다.
첫째로, 모든 산업은 상호 연관되어 있기에 어느 하나의 산업, 하나의 기업만 잘 나간다고 해서 전체가 성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생태계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에너지이듯이 산업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은 바로 돈의 흐름이라는 점이다. 셋째로는, 인간이 무리하게 자연에 피해를 입히면 자연이 그만큼 인간 사회에 되돌려주듯이, 정치권의 무리한 정책적 과오는 결국 산업 전반에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이런 3가지 관점으로 산업 생태계를 바라보면, 위기 속에서도 극복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아마 기업도 이 점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고 극복하지 못해서 수십년 허송세월 하기도 한다. 위기 발생을 사전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고, 발생후의 대책도 중요하다. 산업 생태계가 순환하도록 하고 상호 작용을 촉진해 산업생태계를 복원시키는 정책이 정말 중요하다. 자연 생태계를 통해서 이를 배워야 한다. 한국 경제가 암울한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자연생태계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가기 바란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