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왜 연대해야하는가

코로나 팬데믹에 ‘삶의 상호의존성’ 확인 불행 상속받는 젊은 세대...스트레스 두배 “오두막이 행복해야 궁전도 안전하다”

사회 구성원은 서로 의존하고 있고, 불행은 주위를 전염시키기에 사회연대를 통해 빈곤감과 경제적 불안에 갇히는 사람들을 줄여나가야 한다.
사회 구성원은 서로 의존하고 있고, 불행은 주위를 전염시키기에 사회연대를 통해 빈곤감과 경제적 불안에 갇히는 사람들을 줄여나가야 한다.

사회연대는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책임을 공유하는 일입니다. 넓은 의미의 사회연대는 사회 구성원이 집단의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 책임을 공유하는 모든 일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국방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병역과 납세의 의무를 짊어져서 나라를 지킬 책임을 공유하는 사회연대 제도입니다. 좁은 의미의 사회연대는 주로 사회 구성원의 생활 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복지제도나 재분배 제도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의무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며 노후에 대비할 책임을 공유하는 사회연대 제도입니다. 저는 좁은 의미의 사회연대를 다룹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더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더 많은 책임을 공유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자유로운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삶의 기본 수단인 일자리와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를 확대하고, 그 비용을 분담해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방치하면 자신에게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 구성원은 서로 의존하고 있고, 불행은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됩니다. 다수에게 삶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연대하지 않으면 빈곤감과 경제적 불안에 갇힌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극단적인 정치 운동에 가담해서 극단적인 포퓰리스트 정부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엄청난 재벌이라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불특정 다수에게 의존하고 있다

사회는 단순한 개인들의 총합이 아니라 유기체에 가깝습니다. 각 구성원은 세포처럼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도덕적 교훈을 주기 위한 비유가 아닙니다. 인간은 사회 구성원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작 물리적으로 확인했습니다.

1867년 현대 생물학의 거장 ‘루이 파스퇴르’는 탄저병, 폐혈병 등 여러 전염병의 원인이 되는 균을 발견했습니다. 이 발견을 바탕으로 파스퇴르는 백신과 살균법을 개발해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파스퇴르의 발견은 위생이 개인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모두가 건강하려면 내 건강만 챙겨서는 안 됩니다. 누군가의 감염은 곧 나의 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파스퇴르의 발견은 서로가 어떤 식으로든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물리적으로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1867년 파스퇴르의 발견은 전염병의 확산이 세균을 매개로 일어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사람들이 서로 좋아하든 아니든 상호의존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주었고, 전염병의 원천이 되는 빈민과 하층계급에 대한 집합적 감시와 예방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명확히 해주었다.” - 다나카 다쿠지, ‘빈곤과 공화국’

최근 전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 탓에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통스럽게 재확인했습니다. 나 혼자 마스크를 쓰고 손을 씻고 백신을 맞아도, 다른 사람들이 똑같이 신경쓰지 않으면 나도 언제든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습니다. 교회와 학교, 식당처럼 수많은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 사소한 부주의는 순식간에 대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여파는 내 회사, 내 주식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2019년부터 그 여파를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공중위생 문제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도로 위에서는 모든 운전자가 서로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옆 사람의 졸음 운전, 뒷 사람의 음주 운전은 언제든 내 목숨을 노릴 수 있습니다. 만약 사회가 과로하는 트럭 운전사와 술로 스트레스를 푸는 알코올 중독자를 방치한다면, 나와 내 가족이 졸음 운전, 음주 운전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타인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팔마비율은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중 하나다. 소득 상위 10% 인구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 인구의 소득 점유율로 나눈 값이다. 팔마비율이 낮다는 건 소득격차가 적다는 것이고, 비율이 높다는 건 소득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2019년부터 소득분배지표로 팔마비율을 추가했다.
팔마비율은 소득불평등을 나타내는 지표중 하나다. 소득 상위 10% 인구의 소득점유율을 하위 40% 인구의 소득 점유율로 나눈 값이다. 팔마비율이 낮다는 건 소득격차가 적다는 것이고, 비율이 높다는 건 소득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2019년부터 소득분배지표로 팔마비율을 추가했다.

불행의 에피데믹

사회 구성원은 어떻게든 서로 의존하기 때문에 불행은 전염성이 있습니다. 우선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부모의 불행은 ‘생물학적으로’ 자녀에게 전염됩니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은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지위가 낮다는 말은 곧 언제든 다른 사람에게 공격당하고 약탈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매순간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의 지위를 확인합니다. 지위가 생존을 결정하는 요소인 만큼 지위를 결정하는 자원인 돈과 권력, 명예는 인간에게 음식이나 성관계만큼 중요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에 비해 지위 자원이 부족한 사람은 당장 굶어야 하는 사람처럼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서열이 낮은 동물들은 맞고 물어뜯기고 먹이를 빼앗길 가능성이 아주 높다. 몸의 자원을 총동원하여 응급 상황에 대처해야 할 경우가 우두머리 수컷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다. 인간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 실제 연구 결과를 봐도,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혈중 수치가 더 높은 경향이 있다.” - 키스 페인, ‘부러진 사다리’

“사회적 평가와 혈중 염증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평가가 실제로 염증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실험적 증거가 나왔다.” - 키스 페인, ‘부러진 사다리’

우리 몸 안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는 데에 꼭 필요한 유전자가 있습니다. 이 유전자 덕에 우리는 위협 상황이 끝나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부모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혈관을 타고 태아에게 전달됩니다. 태아에게 전달된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기능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그런 상태로 태어난 아이는 아무 때나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위협이 없어도 불안을 느끼고 모든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그런 아이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아이가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는 매우 힘들 것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가난과 스트레스 조절장애를 함께 상속받는 것입니다. 물론, 자녀는 그 상속을 거부할 권리가 없습니다.

“어떤 경우든 근심이 계속 쌓이고 걱정하는 정도가 극심해지면 엄마의 코르티솔 수준이 태아의 혈액으로 옮아갈 만큼 충분히 높아진다. 바로 이 과다한 스트레스 호르몬이 스트레스 유전자를 잠가버리는 주범이다. (...) 스트레스가 몸속에 들어가 유전자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버리는 것이다.” - 대니얼 키팅,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각 개인의 출생 당시 사회경제적 지위가 학교생활 부진, 비행, 저조한 직업 성취, 건강 문제 등 살면서 부딪히는 다양한 어려움과 상관 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 출생 시의 사회경제적 환경이 평생동안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 발생하는 문제들은 11세 때 겪는 학습의 어려움부터 30세 때 일어나는 전반적인 건강 문제까지 거의 모든 문제를 포괄한다.” - 대니얼 키팅, ‘남보다 더 불안한 사람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더 많은 젊은 세대가 불행을 상속받았다는 증거가 발견되었습니다. 젊은 세대는 앞 세대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더 자주 우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20~30대 연령층에서 코호트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일본 전후세대 청년들이 그랬듯이, 20~30대 청년들은 나이가 들수록 계속 높은 자살률을 보일 수 밖에 없는, 몸속에 유전자처럼 코딩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장숙랑, ‘세대간 감염된 절망에 관하여’
(특정한 경험을 한 비슷한 연령대의 인구집단이 다른 연령대의 인구집단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양상을 보일 때, 학계에서는 이를 ‘코호트 효과’라고 부릅니다. - 장숙랑)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 이야기는 단순히 ‘마음이 아픈 사람이 많아졌다’는 결말로 끝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은 더 쉽게 분노하고 자신을 조절하지 못합니다. 장기적인 이익을 생각하지 못하고 눈 앞의 이익에만 집착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말은 우리나라에 실업자, 묻지마 살인마, 사이비 종교인, 정치적 극단주의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들은 주변에 스트레스를 퍼뜨립니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은 술에 의존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음주운전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음주운전은 무고한 피해자를 낳고, 피해자 유가족은 절망을 넘겨받습니다. 또한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합니다.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타인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주먹을 휘두를 수 있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타인의 코르티솔 수치를 급증시킵니다. 어떤 경로를 통하든, 스트레스는 반드시 전염됩니다.

젊은세대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장년, 노인세대보다 월등히 높다.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젊은세대의 스트레스 인지율이 장년, 노인세대보다 월등히 높다. 자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 극단주의의 확산입니다. 사회적 지위가 낮아서 불안하고 분노한 사람들은 극단주의 성향을 갖기 쉽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그런 사람들은 자신을 조절하기 힘들고 장기적인 이익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 양극화, 포퓰리즘의 성행은 나쁜 정부를 만들어서 결국 모두에게 피해를 줄 것입니다. 나쁜 정부는 당장의 지지율을 지키기 위해 비합리적인 정책을 남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부자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줄 것입니다. 다수 국민이 절망에 빠져서 나쁜 정부를 고른다면, 부자의 재산권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습니다. 개인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정부 뿐입니다. 나쁜 정부는 흥분한 대중을 만족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부자의 재산부터 노릴 것입니다.

실제로, 유럽과 남미에서 그런 정부를 약속하는 정당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실제로 그런 정당이 지금까지 집권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과격한 시위와 폭동이 일어나고, 좌우 극단주의 정당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범죄와 질병은 함께 간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그렇다. 2011년 여름에 런던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폭동이 이를 잘 보여 준다. 그보다 1년 전에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런던에서 남성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곳은 토트넘그린으로, 켄싱턴의 퀸즈게이트나 첼시보다 18년이 짧았다. 폭동이 켄싱턴이나 첼시가 아니라 토트넘에서 시작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 - 마이클 마멋, ‘건강 격차’

“전 세계에서 사회적, 경제적으로 주변화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 한때 지지했던 정당이 이제 자신을 버렸으며 자신들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고충을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21세기 들어 수십 년째 극단주의적인 정당에 몰려들고 있다.” - 노리나 하츠, ‘고립의 시대’

우리나라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 중에서 빈곤율과 소득 집중도가 높은 편입니다. 경제적 지위 격차가 초래한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수많은 국민의 유전자에 새겨졌습니다. 우리나라는 가장 높은 자살률과 우울증 발병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제 양극화가 초래한 불행의 되물림은 고스란히 정치 양극화가 되었습니다. 거대양당은 효과적인 정책을 논의하기보다 상대 정당을 무너뜨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팬덤은 이런 상황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정쟁에 휘말리는 바람에 정부는 연금 개혁이나 무역 전쟁 대응 등 시급한 문제들을 해결할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의 불행을 방치하면 결국 사회 전체가 불행해집니다.

“오두막이 행복하지 않으면 궁전도 안전하지 않다.” - 벤자민 디즈레일리, 영국 보수주의 정치가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돈을 벌기위해 돈이 필요한 사회

하지만 시장만능주의자는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장이 다 해결해 주리라 믿는 사람은 더 많은 사회연대가 아니라 더 많은 경제활동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더 많은 사회연대는 필연적으로 증세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러서 결국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시장만능주의자는 시장경제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시장경제는 각자 가진 것을 가격에 따라 자유롭게 교환하면서 대부분의 재화를 공급하고 분배하는 경제체제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각자 가진 것’입니다. 모든 것에 가격표가 붙어있는 시장경제에 참여하려면, 다른 사람과 교환할 만한 것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시장은 결코 공짜로 기회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돈을 벌려면 시장에 진입해야 하는데, 시장에 진입하려면 돈이 듭니다. 애초에 가진 돈이 없으면 시장에 진입해서 돈을 벌 수 없습니다. 문제는 대다수가 시장에 진출할 비용을 갖고 태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흔히 증세가 경제를 위협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정확하지 않은 표현입니다. 지나친 세금이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정확히 어느정도의 세금이 지나친가’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도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증세를 비판할 때 자주 등장하는 래퍼 곡선도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한계 세율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세금이 훨씬 높은 북유럽과 서유럽은 가장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경제를 자랑합니다. 증세가 반드시 경제를 위협한다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소득과 재산을 강탈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세금은 생각보다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금은 비용인 만큼 경제활동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세금만 보고 투자와 취업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명품 시장이 위축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세금이 높아도, 사회가 안정적이거나 정부가 투명하다면, 투자와 취업 활동은 위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관리비가 낮다고 해서 높은 아파트보다 반드시 살기 좋은 곳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 조지프 히스, ‘자본주의를 의심하는 이들을 위한 경제학’

혼자 늪에서 나올 방법은 없다

우리나라는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더 나은 일자리를 찾고, 생활 수준을 상승시키는 일을 거의 각 개인과 가정에 떠맡기고 있습니다. 선진적인 국민연금보험과 국민의료보험이 있지만, 두 제도는 특정 위험을 겪을 때 개입할 뿐, 당장 먹고 사는 일을 돕지 않습니다.

시장은 비싼 입장료를 요구합니다. 당장 공교육과 대학교육을 좋은 성적으로 이수하려면 엄청난 교육비를 소모해야 합니다. 비싼 학원비와 등록금을 지불하며 학교를 졸업해도 얻을 수 있는 일자리는 연봉 3000만원도 벌기 힘든 저소득 직업이 대부분입니다.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첫 월급을 받을 때까지는 누군가에게 생활비를 지원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삶을 개선할 기회를 보장하는 일에 충분한 예산을 지출하지 않았고, 그 대가로 치솟는 자살률과 폭락한 출산율, 사회적 불안과 정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늪에서 벗어나려면 더 많은 기회 보장, 즉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합니다. 최대 다수에게 삶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사회연대는 단순한 비용이 아닙니다. 사회적인 투자입니다. 사회연대는 단기적으로 이웃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중장기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안양천의 낡은 빌라단지가 행복하지 않으면, 한강변의 타워팰리스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국민에게 개혁을 주지 않으면, 국민이 우리에게 혁명을 줄 것이다.”- 퀀틴 호그, 영국 보수주의 정치인

글쓴이

이완 청년칼럼니스트

이완은 여러 정치 사상을 소개해서, 인물 중심 정치를 생각 중심 정치로 바꾸고 싶어한다. 의심의 힘을 믿는 회의주의자, 경제를 최대 다수의 이익에 부합하게 재조직하고 싶은 사회주의자다. <더 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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