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TP로 北 김정은 ‘가상인터뷰’ 해봤더니
[박기찬의 말랑고소한 북한 이야기] 챗GPT, 북한 이해와 소통에 유용할까 김정은 가상 인터뷰, 재밋는 챗GPT의 기능 GTP가 객관적으로 본 김정은은 어떤 모습?
세상을 깜작 놀라게 한 챗GPT
챗GPT가 화제다. 얼마나 반응이 빠른지, 얼마나 사람 말기를 잘 알아듣는지, 얼마나 예의 바르게 소통하는지, 어떤 경우에 오류를 내는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인간의 직업은 어떻게 달라질 건지 등 챗GPT의 기능과 그 영향에 대한 관심이 크다.
챗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는 대용량 데이터를 사전학습(Pre-trained)해 이어질 단어를 찾아서 생성(Generative)하고 대화형으로(Chat) 변환하는(Transformer) 인공지능(AI)이다. 한마디로 세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의 질문에 신속하고 일목요연하게 답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북한 연구자인 필자는 챗GPT를 만나 이런 생각부터 한다. “챗GPT는 북한 연구에 어떤 도움이 될까?” 그리고 “이 친구는 북한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나?”, “우리가 북한을 이해하고 북한에 대해 소통할 때 이 AI는 어떤 도움이 될까?”

챗GPT는 북한 이해와 소통에 유용할까
북한 관련 정보는 양과 질이 제한적인데다가 그 내용도 복잡해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더 머리 아픈 것은 사람들이 종종 자신의 주관적 입장과 시각에 따라 같은 사실을 놓고도 다르게 이해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같은 사실을 다른 내용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때로는 극단적으로 다른 스펙트럼으로 재해석하여 이를 근거로 주변과 소통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에 있어도, 현재의 챗GPT 3.5버전이 인간 전문가 만큼의 통찰이나 창의적 해석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북한 정보를 매우 효율적인 방식으로 객관적 시각에서 수집하고 종합할 수 있다면, 인간의 고정관념과 편견에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훨씬 정제된 북한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챗GPT를 활용하여 인간의 선입견과 편향이 최대한 배제된 북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알아보기로 했다. 챗GPT가 북한을 이해하고 설명할 때 얼마나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를 아래와 같이 간단히 실험해 보았다. 몇 가지를 이 친구에게 직접 물어 보면서... 물론 챗GPT의 유용성에 대한 최종 판단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몫이다.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챗GPT는 데이터를 학습한 기준일이 2021년이라 그 이후의 일은 모른다는 점, 이 친구도 당연히 완벽하지 않으며 틀릴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챗GPT의 답변은 비판적으로 읽고 때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세계 북한 데이터를 학습, 정리해 알려준다
첫 번째 챗GPT의 매력은 전세계의 데이터를 쓰윽 찾아보고 정리해서 신속하고 친절하게 알려준다는 점이다. 필자는 지난달 칼럼 “이란 이스라엘 북한, 의외의 관계 방정식”이란 글을 쓰면서 챗GPT를 팩트체크에 활용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질문1] 2004년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 때, 시리아 과학자 12명이 사망했다는 얘기는 사실인가요?
[답변1] “맞습니다. 2004년 북한 룡천시 근처에서 기차 폭발 사고가 발생하여 시리아 과학자 12명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습니다. 그 당시 이 사고는 널리 보도되었으며, 연료와 화학 물질을 운반하던 기차가 불이나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망자 수와 신원은 처음에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후에 시리아 과학자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폭발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사망자의 신원 등 일부 세부 사항은 추측과 충돌하는 보도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북한 정부는 국내 사건에 대한 정보와 접근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독립적으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재밋는 챗GPT의 기능, 가상 인터뷰
둘째, 챗GPT 활용법 중에 재미있는 것 중의 하나는 가상 인터뷰(Virtual Interview) 기능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기자들은 세계 언론사상 최초로 북한 최고지도자를 단독 인터뷰하고 싶어한다.
챗GPT는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 정치적 장벽을 훌쩍 뛰어넘어 이 인터뷰를 신속히 가능하게 해준다. 이 친구는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데이터를 다 모은 다음에 본인이 가상의 대상자가 돼 천연덕스럽게 인터뷰에 응한다.
[질문2] 챗GPT 당신이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가정하고 가상 인터뷰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당신이 지도하는 나라는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지도했던 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당신이 이끄는 나라의 20년 미래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답변2] “저희는 제 아버지께서 세워놓은 주체사상과 공산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주의국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끄는 나라에서는 제 아버지 시대보다 경제적인 발전과 국내적인 안정성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경제개방과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국방력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저희는 20년 뒤에는 경제적인 발전과 국내적인 안정성을 더욱 더 강화시킬 것입니다. 또한 선진국과 동등한 수준의 과학기술력을 확보하고,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등의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 연구개발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제적인 기술 교류와 협력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또한 인프라 구축과 지역간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도 계속 추진할 예정입니다.”
인간의 선입견과 편향도 객관적으로 분석
챗GPT의 세번째 장점은 선입견과 편향 없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한쪽으로 치우친 시각이나 의견에 대해서도 그 근거를 분석해 주고 그로 인해 벌어질 부정적 영향까지도 설명해 준다.
[질문3] 국제사회가 북한을 악마 또는 악당으로 보거나 때로는 미쳤다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은 실제로 악당이거나 미쳤을까요?
[답변3] “전체 국가 또는 국민을 ‘악마’ 또는 ‘미친’ 것으로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고유한 정치, 사회, 경제적 상황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미묘한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그동안 인권침해, 핵무기 개발, 타국에 대한 공격적 언사 등으로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당연히 국제 사회에 우려와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중략) 북한이 자신의 행동과 정책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국제사회가 북한이나 그 국민을 본질적으로 사악하거나 미친 것으로 분류하는 것은 생산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습니다. 균형 잡히고 섬세한 관점으로 상황에 접근하고 건설적인 참여와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없는 뉴스 만들거나 조회수 장사 안한다
넷째, 챗GPT는 근거 없는 엉터리 뉴스를 만들지 않으며 사람들의 조회수, 클릭수를 유도하기 위해 악의적 추론을 확대 재생산하지 않는다. 상당수의 언론이 북한의 주요 인물이 처형되거나 사망했다는 소식을 구체적 근거 없이 보도해 왔다.
처형당하거나 수용소로 끌려가거나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도됐으나, 어느 날 태연히 다시 나타난 북한의 고위급 인사는 매우 많다. 언론은 이런 보도가 오보로 밝혀진 뒤에도 대부분 정정하지 않는다.
2020년 4월에 떠들썩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 보도도 그런 경우다. 챗GPT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예상 수명이나 건강 상태에 대해 물어 보면, 이렇게 대답한다.
“개인의 생사에 대한 예측이나 추측은 신뢰성이 없으며, 사람들에게 걱정과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의 건강에 대한 여러 가지 추측과 소문이 있지만, 이는 모두 확인되지 않은 정보이며 사실 여부가 불분명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추측에 대해 논하거나 판단하기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한 추측성 뉴스가 무성했다. 10살 내외의 소녀를 놓고 후계자로 거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의 가족이 국가행사에 등장했고 그 가운데 다음 세대의 상징으로 김주애가 나타났다는 점, 이것을 통해 북한 인민들에게 여러 가지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후계와 관련해 북한 당국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챗GPT에게 던져 보았다.
[질문4] 북한은 왕조 국가 또는 군주제 국가와 어떻게 다릅니까?
[답변4] “북한은 여러 면에서 왕조 국가나 군주제 국가와 다릅니다. 첫째, 북한은 군대를 통제하고 국가를 통치하는 조선노동당의 지도자를 국가 최고지도자로 인정합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군주제나 왕조 국가는 일반적으로 군주나 황제가 군부와 권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둘째, 북한은 김일성에서 김정은으로 권력을 세습해 왔습니다. 북한의 권력 이양은 군주제와 같은 제도를 통해 계승되는 것이 아니라 현 지도자가 더 이상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때 조선노동당 간부들이 협상을 통해 후임자를 선출합니다. (중략)
이러한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자들은 혈통 강조, 지배정당의 독주, 김씨 일가의 개인숭배 때문에 북한을 현대 왕조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독특한 정치구조와 이념은 전통적인 군주제나 왕조국가와는 다릅니다.”

북한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있어, ‘챗GPT가 인간 보다 낫다’는 얘기가 나올 지도 모른다. 물론 이런 평가는 인간의 자존심을 슬쩍 긁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북한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뒤틀어진 시선을 인공지능을 이용해 되돌아 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한반도 문제를 편견없이 소통하는 데에 새로운 인공지능 챗GPT가 요긴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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