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튜버④ 세차요정 밋돌세
[하원준의 구독한 미식가] 미국서 ‘특별한 세차’ 봉사 하는 한국인 어려운 이웃 도와주고 격려...감동 동영상 미국 자동차·문화 이야기도 술술 풀어줘
“제 채널은 다른 사람을 한 번쯤 이해해 보는 것이 목적인 채널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어떤 경우엔 여러 가지 상황들로 인해 마음 상태가 그 사람의 차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이 안 좋거나, 바쁘거나, 저마다의 이유로 인해 차의 상태가 안 좋을 수 있는 거지요.
제가 도와드린 분 중에는 아이 10명을 키우기 위해 공사장에서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일하는 여성 노동자가 계셨습니다. 그 분은 9번째 아이를 출산하고, 남편이 곁을 떠난 후, 혼자 아이를 키우다가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나서 10번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그리고 생후 2주 정도 된 젖먹이를 차에 태우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분을 격려하고자, 자동차를 세차해 주었던 겁니다.”
필자가 채널 ‘세차요정 밋돌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20년 말이었다. 2020년 초부터 전 세계로 무섭게 확산하던 코로나 바이러스는 외출 시에 소유 자동차의 이용 빈도를 늘렸다. 당시엔 식당과 카페의 실내 이용이 어려웠기에, 음료와 간단한 인스턴트 음식 등은 자동차 안에서 먹어야만 했다. 다행히 탐욕스러우나 결백한(?) 중년 아저씨로 살고자 했던 필자의 차엔 쓰레기통이 비치되어있었기에 쓰레기 처리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쓰레기통을 늘 비워야 하는 수고로움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 중에 ‘세차요정 밋돌세’가 올린 영상을 보게 된 것이다.
필자는 무엇보다 미국인의 자동차가 ‘달리는 대형 쓰레기통’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목격하고 놀랐다. 물론, 미국인에게 자동차는 생활필수품이며, 넓은 지역의 이동으로 인해 차 안에서 많은 활동이 이뤄진다는 것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각종 쓰레기와 개털과 진흙, 기저귀, 속옷, 심지어 벌레까지 목격하게 되니 정신이 혼미해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극악 상태의 차 실내가 밋돌세에 의해서 차분하게 하나씩 청소되고, 소독되는 과정을 보면서 시원한 쾌감을 느끼기까지 했다. 이처럼 ‘세차요정 밋돌세’는 디테일링 세차의 진 맛을 보여주는 채널이다.
미 유타주에 사는 한국인, 디테일링 세차의 고수
디테일링(Detailing)이란 일반적인 세차의 범위를 넘어서서 판금, 도색 등 부품 교체 없이 고도의 청소와 광택, 왁싱까지 종합적으로 차량을 신차 상태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디테일링이란, 정밀하고 섬세하게 하는 자동차 보살핌의 목적을 가진 세차의 고유명사화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디테일링은 보통 세차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서비스 가격도 높다.
채널 ‘세차요정 밋돌세’의 운영자 밋돌세는 미국의 유타주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다. 본업은 제조업 회사의 회계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며 부업으로 출장 세차를 하는 유튜버다. 밋돌세라는 닉네임은 군대에서 어떤 하사가 ‘(미)친 (돌)아이 (새)끼’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니, 대단히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기질을 지닌 인물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무엇보다 밋돌세는 세차과정을 보여주며, 미국의 자동차 문화와 교육, 의료, 중고차 판매 등의 미국 의식주 문화에 대해서 폭넓은 이야기를 해주는 일종의 퍼포먼스 토크 스타일로 영상을 보여준다. 특히 상상 초월인 더러운 자동차의 주인이 가진 공감할 수 있는 사연을 소개하며, ‘결코 물질의 상태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된다’라는 지점까지 말해주고 있어, 무엇보다 인간적인 정서를 지닌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더러움엔 이유가 있고, 우리 더러움을 혐오할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이해하고, 위로할 마음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려준다.
‘세차’ 영상콘텐츠 컨셉 어떻게 진화했나
‘세차요정 밋돌세’의 첫 번째 영상 콘텐츠는 2020년 10월 15일에 업로드 되었다. <흔들리는 개털 속에서 네 개밥 향을 느꼈던 거야>라는 유머러스한 제목하에 개털 제거를 보여줬던 당시 영상은 조회 수 4만 4천 회를 기록했다. 당시 영상은 세차과정을 별 설명 없이 보여주는 단순한 영상이었다. 그리고, 다음날인 10월 16일에 올린 미국 혼다 HRV 시트의 묵은 때 제거 영상은 8만 8천 회를 기록하며 2배 이상 조회 횟수가 늘어났다. 이는 구체적으로 ‘혼다’라는 자동차 브랜드를 키워드로 사용하였고, 미국인들이 많이 타는 HRV 차량에 대한 세차를 보여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해 10월 22일에 밋돌세는 테슬라 모델S 출장 디테일링 영상을 올리며 “영상 41도가 넘는 불볕더위 속에서 세차한다”는 개인적인 이야기와 테슬라 전기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이야기해주며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더빙하기 시작했다. 10월 31일에는 15년간 방치된 폐차 직전의 포드 레인저(Ford Ranger) 픽업트럭을 출장 세차하는 과정과 함께 미국인에게 픽업의 사용 목적과 픽업 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 유튜브 채널의 컨셉을 분명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객의 사연과 함께 자신은 디테일링 세차를 하며, 차와 교감하려고 한다는 소신을 언급했다. 이때부터 밋돌세의 더빙 특징 중 하나인 성대모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아우디 Q5 실내에서는 처음으로 유머러스하게, 사람들이 회자하는 유명 영상을 사용한 재미를 부여했고, 아우디 Q7 차량에서는 차량에 대한 소개를 지금의 버전처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이 거주하는 로키산맥 인근 마을의 지형과 기후 소개, 흙먼지와 바람 모래가 많아서 세차의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로 흥미를 더했다.

세차 동영상이야? 힐링 동영상이야?
그렇게 세차, 지역, 자동차 관련 이야기를 영상 콘텐츠로 활용하던 밋돌세는 2020년 11월 28일에 올린 영상에서 지금의 밋돌세를 유명하게 해준 영상 컨셉을 결정하게 된다. 그것은 합법 주차를 했다가 차량에 유성 매직 낙서 테러를 당한 여성의 사연이었다. 밋돌세는 감정을 절제하며 싸우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한 여성에게 감동해 무료로 세차를 제안했고, 여성이 이를 승낙하는 내용이다. 밋돌세는 이 영상 편에서 현란한 멘트와 성대모사를 구사하면서, ‘세차 토크’라는 새로운 스타일을 표현했다.
“우리 인생이 이 차처럼 어지러울지라도, 세상이 이 차처럼 어지러울지라도, 깨끗하게 작업을 끝냈을 때의 시원함을 느껴봅시다!”
밋돌세의 이 말처럼 깨끗해진 차를 목격하게 된 차주 여성의 기뻐하는 모습이 등장하고, 이때부터 깨끗해진 차에 대한 차주 반응이 영상의 컨셉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밋돌세는 출산 선물로 무료 세차를 해주기도 하고, 20년 만에 처음 세차하는 폐차 급 트럭한테는 오랜 시간 축적된 얼룩과 오물들로 엄청나게 손상이 많이 된 상태의 차량이 새롭게 부활하도록 기적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대표적인 감동 영상 콘텐츠 두 편
필자는 밋돌세의 영상 중에서 특히 두 편의 영상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첫 번째 영상은 2022년 11월 5일에 업로드된 영상으로<두 아이를 혼자 키우기 위해 알코올중독을 이겨낸 어머님의 차를 세차 해드렸습니다>편이었다. 밋돌세는 12살 딸과 5세 아들을 혼자 키우는 엄마의 차량을 세차했다. 그녀는 이혼 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술의 힘을 빌려 하루하루 살아가는 알코올 중독자로 살다가 방황했는데, 이런 엄마를 믿어주고 힘을 주려는 아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으로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 현재 의류사업과 모델 일을 하는 여성 고객이었다.
그리고 그해 12월 17일에는 <아동학대 생존자 분의 차를 무료로 세차해 드렸습니다> 편을 통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학대와 폭력을 당했고, 지금까지 자살 충동과 무기력증을 겪는 아이 엄마를 격려하며 세차하는 내용을 보여줬다. 밋돌세는 늘 영상에서 “차주님의 인생을 살아 본 적 없으니 정확한 자초지종을 알 수 없고, 더러운 차량이 깨끗해지는 과정에서 여러분에게 즐거움이 제공되는 것이니 용기를 내어 차량을 의뢰해주신 차주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작업해드리려고 합니다”라는 자신의 각오를 말해준다. 그의 영상은 그러한 각오가 영혼 없는 메아리가 아닌 이유를 분명하게 목격하게 해주고 있다.
비범한 세상을 꿈꾸는 아티스트, 밋돌세
현재 구독자 31만 명, 업로드 영상이 190개에 이르는 ‘세차요정 밋돌세’의 채널은 많은 구독자에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리고 구독자들은 댓글에서 짧으면 3~4시간, 길면 종일의 고된 세차 끝에 완벽하게 깨끗해진 차량의 상태에 감동하는 미국인의 모습을 본다. 국적은 다르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배려와 위로를 해줄 때, 다시 힘내어 삶을 살 수 있는 동기가 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밋돌세는 자신의 재능을 나눔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비범함을 만들어주는 유튜버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밋돌세의 힘찬 목소리 한마디 옮겨본다.
“억만장자가 우리 같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 이상,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며 살아야 합니다!”
콘텐츠 채널 별점(별 5개 만점)
주제 ★★★★☆
가치 ★★★★☆
재미 ★★★★☆
완성도 ★★★★☆
흥행성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