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점에 이른 기후위기,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김해동의 기후위기와 세상만사] 북대서양 순환류 정지 등 ‘기후 격변점’ 올 수도 파리협정 목표 넘어서면 더 극단적 기후현상 지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 다해야 내년 총선에 대응 정책 요구하는 기후선거도

끓는 지구를 표현한 '오늘의 기후지도'. 미국 메인대학의 기후변화연구소가 매일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끓는 지구를 표현한 '오늘의 기후지도'. 미국 메인대학의 기후변화연구소가 매일 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필자는 계명대 지구환경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행정안전부 기후재난대응 T/F 위원도 겸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 교육과를 졸업하고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기상청 기상연구관을 역임했으며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대구시민햇빛발전소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기후위기과학특강>, <내일 날씨는 어떻습니까?>가 있다.

▶ 유튜브로 칼럼 듣기

기후 격변점이란?

기후 격변점(Climate Tipping Point; CTD)은 지구의 기후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element)들 중에서 일부에 큰 변화가 발생하고, 그 변화가 원상태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지구온난화를 방치하여 지구온도가 계속 상승해가면 필연적으로 나타날 사태입니다. 이것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인데, 여기서는 한센과 러브록이 언급했던 기후 격변점 경고를 소개합니다.

1988년에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하여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증언해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을 서두는 데에 큰 기여를 하였던 한센 박사(J. Hansen)은 기후위기 격변점에 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2차 대전이 끝난 후부터 오늘날까지 온실가스가 만들어낸 열 가운데 90%가 해양에 축적되었고, 해양에 축적된 열의 5∼10%가 해빙을 녹이는 데에 소비되었습니다. 인간들이 대기로 방출한 온실가스가 지구가 우주로 배출해야 할 적외선 복사에너지를 흡수했습니다. 또 지상으로 재방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에너지의 상당 부분이 해양으로 흡수되어 왔습니다. 대기온도 상승에 사용된 열은 불과 1%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온실가스가 열을 만들어내어도 지구의 기후시스템( 대기-육상-해양-생태계)이 갖는 거대한 열적 관성 때문에 실제로 기온이 오르고 그에 따른 극한 이상 기후가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기후의 반응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설령 지구온난화 원인을 제거하더라도 상당 기간에 걸쳐서 지구의 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고 극한 기후현상도 막을 수가 없게 됩니다.

지구온난화가 많이 진척되어서 온실가스 방출을 멈추어도 지구온도 상승과 극단적인 기후재해를 중단시킬 수 없게 되는 시기를 한센 박사는 ‘돌이킬 수 없는 시점’이라고 하여, ‘Point of no return time’이라고 불렀습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마지막에 남녀 주인공이 지난날의 무절제를 후회하면서 부르는 노래에도 나오는 구절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후회는 소용이 없는 법입니다.

지구가 환경과 생물로 구성된 하나의 유기체라는 ‘가이아 이론’으로 유명한 러브록 박사(J. Lovelock)도 2006년에 영국 인디펜던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기후위기 격변점에 관한 말을 남겼습니다.

지구는 지금 중병에 빠져있는데, 지구온난화로 발생할 열은 10만 년 간 이어질 것이고 21세기 안에 10억 명 이상이 목숨을 잃게 될 것입니다. 지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시점을 통과하였습니다, 지구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없는 장소로 변해갈 것이고 그것을 저지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기후위기 격변점은 인류와 지구생태계를 파멸로 이끌어 가는 시작점이고, 그걸 되돌릴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러버록 박사는 이미 2006년에 격변점을 지났다는 말을 했던 겁니다. 러브록이 이런 말을 했던 2006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국제사회가 7년 이내에 기후변화 문제에 관한 중대한 정책결정을 못한다면 기후변화 문제는 우리의 손을 떠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인류는 2009년 코펜하겐회의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국제법을 만들어내는 데에 실패함으로써 토니 블레어가 지적한 시기를 놓쳐버렸습니다.

언제쯤 닥칠까?

대기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에 이르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2℃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구온도 상승 2℃ 돌파 시점이 본격적인 기후 격변점이 될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425ppm에 이르렀고 매년 약 2.5ppm씩 증가하고 있기에 앞으로 10년 안에 이 상황에 도달합니다. 이 시기를 전후로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기후재해가 일상화되어 인간 삶이 위협받고 지구생태계도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게 됩니다.

20여 년 전에 영국의 마틴 페리 교수 등은 “2℃ 돌파가 현실로 다가오면 물 부족으로 27억 명, 말라리아 등 전염병으로 2억 3천만 명, 홍수로 3천만 명, 기아로 1천만 명 등 기후위기로 고통에 노출될 사람들이 30억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한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2℃ 이내 억제를 기후 목표(climate target)라고 불러왔고, 파리협정에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할 때에도 이것을 목표로 채택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파리협정의 목표는 2℃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강화된 1.5℃ 이내로 억제하는 것입니다.

2005년에 세계보건기구(WHO)도 기후변화로 인류가 심각한 건강 피해를 받게 된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이미 그 당시에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매년 15만 명이 사망하고, 551만 명이 질병을 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21년 유엔환경계획(UNEP)은 ‘자연과 함께 평화를 만들어 가자(Making peace with nature)’라는 보고서에서 기후변화 피해를 훨씬 심각하게 진단했습니다.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로 매년 900만 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생물 멸종은 가속화하여 금세기 안에 1백만 종 이상의 동물과 식물이 멸종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욱 심화될 기후위기로 가뭄과 수질오염이 악화되어 매년 180만 명이 추가로 더 사망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후위기 격변점은 장래에 닥쳐올 문제가 아니라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녹고 있는 북극해 얼음을 지나고 있는 북극곰. 사진=연합뉴스
녹고 있는 북극해 얼음을 지나고 있는 북극곰. 사진=연합뉴스

최근에 나온 전망은?

2022년 8월에 발표된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과학적 근거)는 기후 티핑 포인트 문제를 다뤘습니다. 기후 티핑 포인트가 유발될 가능성은 지구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상황(1850~1900년 동안의 평균기온) 대비 2℃ 상승하면 높아지고, 2.5∼4℃ 상승하면 매우 높아진다고 평가했습니다.

2022년 9월에는 사이언스지에 기후 격변점을 다룬 중요한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Exceeding 1.5℃ global warming could trigger multiple climate tipping points). 이 논문은 전 세계 유명 기후학자 40명이 공동저자로 참여하였습니다. 저자들은 인류가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1)북극의 그린란드와 (2)남극의 서남극 빙상 붕괴, (3)영구 동토층의 해빙, (4)열대 해양의 산호초 소멸은 발생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기후 격변점을 다룬 연구논문들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3℃를 넘어서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해왔습니다. 3℃를 넘어서면 북대서양 해양순환이 멈추고, 영구동토층이 급격하게 녹아서 그곳에 저장되어 있던 메탄 얼음이 대량으로 녹아서 대기로 방출되어 지구온난화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에 나온 IPCC 6차보고서도 이런 정도의 지적이었습니다.

반면에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논문은 기후 격변점을 드러낼 개연성이 높은 요소들을 16개 제시하고, 이들 요소 각각이 격변점을 맞이할 수 있는 지구 평균온도를 제시하였습니다. 그들은 이미 발생한 지구온도 1.1℃ 상승 하에서도 위에서 제시한 4개 요소 이외에도 대규모 흉작으로 이어지는 극심한 가뭄현상까지도 격변점을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논문의 저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파리협정 목표를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파리협정 목표를 초과하게 되면 남극의 동남극 빙상 붕괴, 북대서양 해류순환 붕괴와 같은 더욱 무시무시한 현상들이 연이어 격변점을 맞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자들은 이제는 0.1℃ 단위의 기온 상승조차 중요하기 때문에 인류는 지구온난화 대책에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기후 선거를!

지금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곧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릅니다. 경제성장, 지역개발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 재해에 안전한 사회 만들기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에는 전 세계 시민들의 단합된 힘이 필요합니다.

내년 4월에 우리나라는 총선을 맞이합니다. 시민들(유권자)이 후보자들에게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요구하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국제사회는 이를 ’기후선거’라고 부릅니다. 기후위기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길은 시민들이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가치는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마음을 고쳐먹는 순간에 열리게 됩니다.

글쓴이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김해동은 계명대 지구환경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행정안전부 기후재난대응 T/F 위원도 겸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 교육과를 졸업하고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기상청 기상연구관을 역임했으며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대구시민햇빛발전소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기후위기과학특강>, <내일 날씨는 어떻습니까?>가 있다. 는 계명대 지구환경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행정안전부 기후재난대응 T/F 위원도 겸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 교육과를 졸업하고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기상청 기상연구관을 역임했으며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대구시민햇빛발전소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기후위기과학특강>, <내일 날씨는 어떻습니까?>가 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