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2024년 전세계 여름 기후

[김해동의 기후위기와 세상만사] 전 세계 여름, 엘니뇨 영향+ 다른 요인 집중 최악의 2016년 뛰어넘는 ‘폭염과 폭우’ 우려 한반도, 태풍수 적겠지만 큰 폭우 쏟아질 듯 기존 재해대책 무의미...새 기준의 대책 세워야

올해 여름 전 세계적으로 두려울 수준의 폭염과 폭우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올해 여름 전 세계적으로 두려울 수준의 폭염과 폭우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 유튜브로 칼럼 듣기

올해 여름, 세계는 얼마나 위험할까?

<폭염>

지난 5월 15일에 세계기상기구(WMO)는 기후변화로 폭염이 극심해지고, 전 지구의 월평균 온도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나는 기록행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보도문을 냈습니다. 전 지구 월평균 기온은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1개월 연속해서 역대 최고를 이어오고 있는데, 5월도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수면 온도는 작년 3월부터 지금까지 매달 역대 가장 높은 수온 기록을 세워오고 있습니다. 이런 기록행진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전문 연구기관들은 기온과 해수 온도가 이렇게 높게 치솟는 원인으로 작년 봄부터 형성되어 연말에 정점에 이르고 이젠 끝나가고 있는 2023~2024년 엘니뇨의 영향만이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만들어진 열이 장기간에 걸쳐서 대기와 바다에 축적된 결과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엘니뇨는 역대 5위 안에 드는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올해 여름철에 나타날 기후가 2016년의 사례와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6년에도 강력했던 2015~2016년 엘니뇨가 있었고, 전 세계는 엄청난 폭염과 폭우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2016년의 전 지구 평균온도는 작년에 기록이 갱신되기 전까지 역대 최고기온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극심한 폭염과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적인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해 여름에 폭염과 폭우가 두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는 징조는 이미 전 세계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올 4월에 전 지구 평균 기온은 평년 대비 0.67℃ 높았고, 2016년에 기록된 4월 월평균 최고온도보다 0.14℃나 높았습니다. 이것은 산업화 이전에 대비해 1.58℃ 높은 것으로, 파리협정의 목표인 1.5℃를 적잖게 뛰어넘은 수치입니다. 대륙의 기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저위도(남∙북위 60도 이내)의 해수면 평균온도도 21℃를 넘어서 있습니다. 이런 고수온은 폭염만이 아니라, 보다 강력한 폭풍우를 만들어낼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올 4월에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엄청난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인도를 중심으로 한 서남아시아, 태국 등의 동남아시아에서 40℃ 중반에 이르는 고온이 나타나 사망자가 속출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는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과소 보고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입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미 수백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멕시코 등의 중남미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고온이 출현하여 많은 피해를 냈는데, 문제는 이들 지역에서 40℃를 웃도는 초고온현상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에 걸쳐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최근에 멕시코에선 고온으로 정신을 잃은 원숭이들이 나무에서 떨어졌다는 뉴스까지 들려옵니다. 고온발생 지역엔 인명피해와 인간 활동의 제약은 물론이고, 농작물에도 큰 피해가 있었기에 이들 지역에서 식량수급의 불안정이 뒤따를 것이라는 점도 큰 우려를 사고 있습니다.

<폭우>

해수 온도가 높아질수록 물의 증발이 활발해지고, 기온이 높아질수록 대기 중에 존재할 수 있는 수증기(기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렇게 해수에서 물이 증발해 대기에 수증기 양이 많아지면, 그것은 지구촌 어딘가에서 응결되어 비로 내리게 될 것이므로 연간 지구에 내릴 강수량도 증가합니다. 그런데 대기 중에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대기는 안정화되어 연직운동(대류)이 억제됩니다. 수증기도 온실가스입니다. 그래서 비가 내리지 않는 건조지대가 점점 더 증가하는 반면, 강수는 좁은 지역에 집중됩니다. 기후위기 시대엔 건조지대가 증가하여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폭우지역도 함께 증가하는 이유입니다.

올해에도 가뭄이 이어지는 지역과 폭우로 고통 받는 지역이 뚜렷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남부 유럽을 포함하여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역들에선 가뭄이 나타났고, 북미 대륙의 동부, 중부 및 남부 그리고 중앙아시아와 페르시아 만, 호주 동부와 브라질 남부 지역엔 폭우로 홍수피해가 컸습니다.

이 중에서 두바이와 브라질의 놀랄만한 폭우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속한 동아시아에도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세계기상기구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에 우리나라에 내린 강수량은 놀랄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남해안 지역에서 250㎜의 폭우가 쏟아져서 인명 피해를 냈고, 제주도 산간지방엔 하루 동안에 최대 950㎜가 넘는 비가 왔는데, 이것은 대구의 한해 강수량과 맞먹는 양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올해 여름 기후가 두려운 수준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전 지구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엘니뇨와 같은 자연현상과 중∙저위도 지역의 높은 해수온도 형성 등의 양상이 과거 심각한 기후재해를 만든 2016년이나 2018년에 견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인 5월 23일에 나온 우리나라 기상청의 올여름 3개월 기후전망을 보면,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기상청은 3개월 전망에서 열대 인도양과 대서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가 우리나라 여름을 지배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을 평년보다 더 서쪽으로 확장시킬 수 있고, 그 결과로 열대 해양에서 증발한 다량의 수증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이 쉬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될 가능성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여름∼초가을 기상을 결정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태풍의 활동입니다. 올해는 5월 24일에 드디어 1호 태풍이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했습니다만, 초여름 동안엔 태풍 발생이 적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올해처럼 엘니뇨가 정착된 후에 해소되는 시기엔 인도양의 해수온도가 높아지고, 그 영향으로 태풍이 발생하는 열대 서부 태평양 해역에 고기압이 발달하기 때문입니다. 태풍이 발생하려면 태풍발생 해역에서 대류현상이 활발해야 하는데 고기압이 발달하면 대류현상이 억제됩니다. 기상청이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태풍의 수가 예년보다 적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은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2016년의 경우 7월에 접어들 때까지 태풍발생이 없었지만 그 이후부터 태풍발생이 잦았고 발생한 태풍의 다수가 일본 열도로 북상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가을에 강력한 태풍 ‘차바’가 경남 남해안∼부산∼울산에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올해도 늦여름에서 가을에 걸쳐서 태풍 피해가 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태풍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는 가을장마가 뚜렷해지고, 태풍이 진행해오는 남해안의 해수 온도가 역대 최고로 높아져 있다는 사실로부터 태풍의 위협도 배재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022년 8월8일 밤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강남이 침수됐다. 사진=연합뉴스
2022년 8월8일 밤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강남이 침수됐다. 사진=연합뉴스

어떻게 대응해야할까요?

오늘날 폭염, 폭우, 강풍, 가뭄 등의 기후재해는 과거의 경험을 무용지물로 만들 정도로 극단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대응책도 새롭게 마련되어야합니다.

폭염은 살인적 고온으로부터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시스템 구축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초고온 상태가 지속되면 전력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변압기가 과부하로 집단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실제로 2021년 6월에 북미 서부지역에 초고온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에서 변압기의 고장 건수가 400건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초고층 주거시설이 밀집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그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끔찍한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도시지역에 쏟아지는 폭우도 2022년 ‘강남 폭우’를 훌쩍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경우에 도심지에 빗물 터널을 만들어서 교외 하천 부근으로 물을 빼내고 그것을 배수펌프로 하천으로 퍼내는 방식은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빠른 해수위 상승으로 대조기엔 해수가 하천을 따라서 내륙으로 오히려 역류하여 하천 둑을 범람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도시폭우가 발생한다면 빗물 터널 방식의 대책은 무용지물이 됩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도시 폭우 대책은 저지대에 소재한 생활공간을 미리 없애는 방식이어야 합니다. 이를 ‘후퇴전략’이라고 부릅니다,

태풍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어서 강풍대비도 소홀히 해선 안 됩니다. 우선 돌출간판을 금지하는 규제를 만들어야합니다. 돌출간판은 강풍 시에 흉기로 돌변합니다. 또 고층건물의 건물 간 거리도 확보해야합니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의 경우에 지금도 태풍은 물론이고, 바람이 강한 이동성 고∙저기압이 지날 경우에도 빌딩 바람이 형성되어 다양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더욱 과도해지고 있는 서울과 여러 대도시의 초고층 빌딩 밀집 건설은 장래 끔찍한 기후재해 피해를 키우고 있는 셈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역개발 공약 남발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의 극한 기후를 반영한 안전한 공간 만들기를 우선해야합니다. 시민들도 정치권에 지역개발이 아니라 안전한 지역 만들기 정책을 요구해야 합니다. 시민들부터 재해 앞에 초라해지지 않는 튼실한 지역 만들기를 우선하는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글쓴이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

김해동은 계명대 지구환경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행정안전부 기후재난대응 T/F 위원도 겸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지구과학 교육과를 졸업하고 동경대학 대학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기상청 기상연구관을 역임했으며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대구시민햇빛발전소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기후위기과학특강>, <내일 날씨는 어떻습니까?>가 있다.

댓글

    함께 읽을 글

    칼럼 전체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