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아웃렛’의 송광용
고양이 주인공 ‘아웃렛’, 작가가 직접 말하다
- 작가 송광용은 <더 칼럼니스트>의 오랜 필진입니다.
궁금한 적 없나요? 여러분의 고양이가 내 품을 떠난다면, 어디서 무얼 할지?
장편소설 <아웃렛>(출판사: 나무옆의자)은 불의의 사고로 집고양이에서 길고양이가 된 고양이의 이야기입니다. 낯선 아웃렛 주차장에 자리를 잡은 고양이는, 이제 불리지 못할 원래 이름을 버리고 ‘아웃렛’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습니다. 아웃렛 주차장에서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던 아웃렛은, 밤마다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리며 여러 존재와 관계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제 스무 살이었던 아웃렛의 집사는 사회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녀는 대학을 포기하고 사람들이 그어놓은 경계 밖에서 자기 삶을 구축하자고 결심한 작가입니다. 이제 경계 밖으로 떨어져 나온 고양이 아웃렛은, 눈여겨보지 않았던 경계 바깥의 존재들을 주목하게 됩니다. 뒤늦게 집사님의 마음도 헤아리면서요. 아웃렛은 경계 안으로 다시 들어갈 희망을 품습니다. 하지만, 아웃렛에게 허락된 일은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다른 존재에게 선의를 베푸는 일뿐이었습니다.
우린 안온한 세계도, 사랑하던 사람도 잃을 수 있습니다. 상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을 때, 새로운 여정이 시작됩니다. 아웃렛이 선택한 길은, 아프지만 성장하는 길입니다. 그 여정에서 세상의 온기를 상기시켜주는 존재들을 만나고, 뜻하지 않은 모험을 겪게 됩니다.
이 소설의 화자는 고양이입니다. 하지만, 고양이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람들은 아웃렛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과 누군가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아웃렛이 겪은 행복-상실-성장은, 계속 구르는 바퀴처럼 사람들의 삶을 끌고 가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아웃렛 주차장에서 시작된 이야기
몇 해 전, 우연히 들른 아웃렛 주차장에서 털이 하얀 길고양이와 만났습니다. 그 고양이는 자동차 위에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차에서 내리자, 망설임 없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마침 아이 주려고 갖고 있던 플레인 요거트를 주니까, 할짝거리며 잘도 먹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그 하얀 고양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웃렛 주차장에 사는 하얀 고양이의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된 건, 그때부터였습니다. 이야기는 한 마리의 고양이에서 다른 존재들, 사람들로 점점 확장되어 갔습니다. 이야기는 오래 다듬어졌고, 길고양이처럼 오래 떠돌았습니다. 작년에 드디어 이야기가 몸을 누일 출판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유명한 책을 낸 출판사 <나무옆의자>에서 연락이 왔을 때, 저는 오랜 여정 끝에 집을 찾은 길고양이의 심정이 되었습니다.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삶을 응시하며 나직이 이야기를 읊조리는 고양이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내가 글을 썼던 마음을 알아주는 그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얼마 전, 몇 달의 준비를 거쳐서 장편소설 『아웃렛』이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아웃렛은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아웃렛』은 고양이 소설이자, 모험 소설이자 궁극적으로는 성장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읽는 분들이, 아웃렛의 상실과 극복, 성장의 서사에 마음을 이입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에 고양이의 발톱 자국 같은 작은 흔적이 하나씩 남는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