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서양은 넓어지고 태평양은 좁아질까

[지질해설사 박태웅의 지구 속 이야기] 판(板)구조론 나오기까지 다양한 이론들 바다서 들어올려진 에베레스트의 물고기 맨틀의 대류, 대륙 뭉치게 하면서 ‘산 형성’ 해저에 마그마 솟을 때 바다 바닥 넓어져

판 구조 운동에 따라 여러 지형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사진=나무위키
판 구조 운동에 따라 여러 지형들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사진=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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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발견된 고생대 해양 생물 화석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서 가장 낯선 것은 무엇일까? 산 정상의 석회암과 그 속에 박힌 화석일 것이다. 바다 바닥에 있던 이 암석들은 5000만년 전 인도판과 아시아판이 충돌할 때 들어올려졌다. 암석 속 화석은 4억 5천만년 전의 산호(珊瑚)와 뱀장어를 닮은 멸종 동물인 이빨 모양의 코노돈트(얀 잘라시에비치 지음, ‘지질학’ 84p-글쓴이 주)다. 이 암석과 그 속에 박힌 화석은 드물고 중요한 자료다. 이들은 화석이 만들어지는 아주 낮은 확률, 판의 충돌로 산(맥)이 만들어지는 원리, 바다 아래에 있다가 산 정상에 오른 암석과 화석의 메커니즘 등을 증거한다.

산이 형성된 이후에 산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정상에 쌓이는 눈이 결빙되면 산 높이가 올라간다. 조금씩 움직이는 지판도 산을 높게 한다. 산은 바람에 풍화되어 깎이면 낮아지고 지진 때문에도 낮아진다. 산은 두 요인 간의 관계에 따라 높이가 결정된다. 히말라야 산맥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에베레스트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에베레스트를 사이에 둔 네팔과 중국은 에베레스트 높이를 8848m보다 86㎝ 높은 8848.86m로 측정, 발표했다.

에베레스트 정상
에베레스트 정상

지질학자들이 산을 연구하는 이유는?

“왜 에베레스트에 계속 오르려는가?“ 1923년 뉴욕 타임즈의 기자가 영국의 등반가 조지 리 맬러리(1886~1924)에게 던진 질문이다. 당시 영국은 1921년 첫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선 이래 세 차례 등반에서 10명에 가까운 사상자만 떠안은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기자의 질문은 맬러리에게는 답하기 어려운 과제였을 것이다. 맬러리는 귀찮은 듯 “산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에 오르려 한다”고 답했다. 이 말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명언이 되었다.

그 후 거의 1세기가 지난 2019년 미국의 구조지질학자 마샤 비요르네루드(1962~ )가 한 마디를 보탰다. 맬러리의 진부한 말투는 참으로 깊은 질문을 가려버린다는 것이었다. 비요르네루드는 ”에베레스트, 아니 어떤 산이든 왜 그곳에 있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사람들이 산을 연구하는 이유는 옛날에는 산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에베레스트 역시 탄생 시점이 있다. 현재의 에베레스트는 지금은 없어진 테티스(Tethys)라는 바다 아래로부터 들어올려진 산이다.

산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설명하다

물론 산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에 대한 가설적 제안은 있었다. 영국의 지질학자 아서 홈즈(1890~1965)는 ‘판구조론’이 정립되기 전인 1919년, 열이 전달되는 방식 중 하나인 대류(對流)라는 개념으로 산(맥) 형성 원리를 설명했다. 바다, 대기, 항성, 행성은 물론 뜨거운 커피 잔 등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전 우주적 현상인 ‘대류’는 유체(流體)의 열을 식히는 방식 가운데 하나다. 유체는 가열되면 주위보다 밀도가 낮아져 올라가고, 주위의 밀도가 높은 물질은 아래로 내려온다. 이것이 유체의 대류다.

맨틀은 ‘지각 아래에 존재하며 핵을 감싸는 고체층’ 또는 ‘지구 지각과 핵 사이에 존재하는 암석층’이다. 맨틀의 수직 운동은 지각을 올리거나 파열시킬 수 있다. 수평 운동은 지각을 옆으로 밀어낼 수 있다. 하강하는 맨틀 대류는 부력(浮力)을 가진 대륙들을 뭉치게 해 산을 만든다. 이 내용들이 홈즈가 전한 핵심 메시지다. 맨틀은 위로 오르다가 옆으로 흐른 뒤 아래로 내려간다. 홈즈의 가설은 독일의 기상학자 알프레드 베게너(1880-1930)가 제안했으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대륙이동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설명이었다. 베게너는 대륙이동을 일으키는 요인들로 지구 자전에 의한 원심력, 밀물과 썰물을 일으키는 조석력 등을 꼽았었다.

넓어지는 바다 바닥 이야기

1960년대 초 미국의 지구물리학자 해리 헤스(1906-1969)가 해저확장설을 제안했다. 여기서는 해양의 발산형 경계를 우선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 경계를 통해 솟아오른 마그마가 식어 새 지각이 만들어진다. 이 지각이 옆으로 움직여 옛 지각을 밀어냄으로써 해저(海底; 바다 바닥)가 넓어진다. 이상이 해저확장설이다. (지판은 ‘지각+100㎞’ 정도에 이르는 맨틀 외각의 딱딱한 부분인 암석권을 말한다. 암석권 아래에 연약권이 있다. 연약권이 움직이면 그 위에 자리한 ’지판= 암석권+지각’도 잔잔한 물 위의 나무 조각들처럼 아주 조금씩 움직인다.)

판의 움직임으로 지구를 설명하다

판구조론은 세 이론(대륙이동설, 맨틀 대류설, 해저확장설)을 아우르는 이론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맨틀 대류로 인해 해저가 넓어질 때 지판이 움직인다. 이는 대륙이 이동한다는 뜻이다. 암석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맨틀 대류의 핵심이다. 맨틀은 암석이지만 우라늄, 토륨 등 방사성 원소의 붕괴로 핵에서 전달되는 열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성(끈적끈적한 성질)을 가진 채 천천히 움직인다. 점성을 다른 말로 흐름에 저항하는 성질이라 한다. 맨틀은 1년에 몇 cm 정도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a) 무거운 판이 가벼운 판 아래로 들어가는 섭입(攝入)은 주로 해양판 사이에서 일어나고 밀도가 높은 해양판과 밀도가 낮은 대륙판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b) 지판이 서로 멀어지는 지역에서는 맨틀에서 용암이 분출해 해령(海嶺; 해저 화산)의 봉우리를 위로 밀어 올리며 옆으로 흘러 5~10㎞ 두께의 현무암으로 된 해양 지각을 만든다.

c) 지판이 서로 미끄러져 지나가면 균열대가 형성되며 지진이나 지진해일(쓰나미)이 일어난다.

태평양은 좁아지고 대서양은 넓어진다

판의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현상 중 하나는 태평양은 좁아지고 대서양은 넓어지는 현상이다. 이는 태평양(수면면적 1억 6520만㎢)은 하나의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내려가는 존(zone; 섭입대)에 둘러싸여 안쪽으로 잡아당겨지고, 대서양(수면면적 1억 640만㎢)은 섭입대가 적어 잡아당겨지지 않으며 바닥(해저)에서 새로운 지각이 올라와 면적이 넓어지는 데서 비롯되는 차이다. 태평양은 매년 몇cm 정도씩 줄어들어 2억~3억년 후에 사라질 것이다.

자료= 네이버 두산백과
자료= 네이버 두산백과

판구조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

지구는 표면에서 아래로 내려가면서 지각-맨틀-외핵-내핵으로 이루어진 동심원(同心圓, 하나의 중심으로 된 둘 이상의 원) 구조의 구체(球體)다. 지질학은 판구조론에 힘입어 화산과 지진 등의 지질 현상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단, 지판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화산 활동을 해명하는 데는 ‘플룸 구조론’이 필요하다. 플룸 구조론은 맨틀과 외핵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플룸의 상승 및 하강으로 화산 활동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외핵은 지각 아래에 존재하는 2,900㎞까지의 깊은 곳을 말한다. 지구 반지름은 약 6,400㎞이니 2,900㎞는 지구 반지름의 거의 반 정도다. 플룸 구조론에서 중요한 점은 맨틀 내부의 온도 차이다. 플룸 구조론은 이 차이로 인해 밀도 차이가 생겨 플룸이 상승하거나 하강한다고 전제한다. 이에 초점을 맞추면 지판 내부(열점)의 화산활동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다음 이야기는 플룸 구조론으로 이어집니다.)

글쓴이

박태웅 자연 칼럼니스트

박태웅 자연 칼럼니스트는 자연과 인문의 창의적 어울림을 목표로 하는 독서인이다. '새와 생명의 터(Birds Korea)'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평소에는 서울 역사/문화해설사(2017년~ )로 활약중이다. 특히 한탄강(연천) 세계지질공원해설사(2020년~ ) 일을 하고 있다, 해인사(海印寺) 월간지 해인지 등에 기고했다. 저서로는 ’공공역사를 실천중입니다‘를 출간(2023년; 푸른역사 刊 공저)했고 ’한국의 세계지질공원‘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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