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를 위한 금융소비자 보호정책은
[정운영과 함께하는 금융소비자보호] 모르면 ‘불이익’ 디지털...고령자 소외 부실 사모펀드 피해자 45%가 고령자 고령자에 ‘맞춤형’ 서비스 지원 환경을
초고령사회의 고령자
우리나라는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자 수가 전체 인구의 20.3%에 달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고령자들이 은퇴 후에도 오랜 기간 지내면서 금융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금융복지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최근 고령자들은 은퇴 후에도 일정한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재해나 질병 등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고령자들은 인지판단능력이 떨어지는 반면 외부에서는 디지털금융화가 진행되면서 예금의 입출금과 같은 일상적인 금융거래부터 자산관리에 이르기까지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됐다. 앞으로도 고령화가 진전됨에 따라 고령층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증가, 금융 및 투자사기 증가, 금융착취 등 고령자들의 금융생활과 관련된 어려움은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인식 아래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고령 금융소비자보호 가이드 라인을 마련하고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이용환경 개선을 위한 방향도 제시했다. 금융회사들도 고령층을 위한 상품개발, 맞춤형 정보제공, 디지털 역량교육 지원, 커뮤니티 구성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친화 금융환경’을 위한 발걸음은 멀어 보인다.
고령소비자들은 여전히 금융거래가 불편하고 이용을 어려워하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금융거래정보를 알지 못한다. 더욱이 금융피해에도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처해 있다. 시행중인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고령소비자들에게 상품거래시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하도록 했지만 인지판단능력이 부족한 고령층은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다.
고령자가 금융거래시 겪는 불이익
금융회사들은 고령소비자의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이상거래로 의심되는 경우에 본인·가족에게 통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고령자에게는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없이도 음성 본인확인 서비스나 인증시스템을 통해 확인하는 서비스도 운영중이다. 그러나 고령자들은 이러한 서비스가 있다는 것 자체를 잘 모르고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 거래에 익숙치 않은 고령소비자들은 지점을 방문해 금융거래를 하면서 이로 인한 가격차별화의 불이익을 겪는다.
가격차별화로 인한 불이익은 수수료, 이자 절감 등 가격 혜택이 온라인 상품에 집중되어 있는 탓이다.
예컨대 건당 이체수수료는 지점을 방문하는 한 오프라인 이체의 경우 1031원이고 현금자동출납기 사용시 194원, 인터넷 모바일 이용시 23원이다. 1천원이상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2020년 3월 기준 상위 10개 펀드 평균 수수료율도 온라인 거래는 0.39%인 반면 오프라인 거래 시에는 0.58%다. 펀드 가입금액이 고액이라면 실제 수수료 차이는 크게 날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변화에 취약한 고령자일수록 가격 조건에 불리한 상황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대출만기 시에 금리가 유리한 다른 은행으로 전환하는 비율은 30대는 20%, 40대는 17%인 반면 60대는 5%에 그쳤다. 이에 비해 2018년 기준 파생결합증권 전체 발행액중 41.7%가 60대 이상에게 판매되었고 최근 환매 중단된 부실 사모펀드 피해액 중 고령자 피해액은 45.4%를 차지했다. 이익이 되는 영역에서 60대의 비중이 적은 반면, 피해를 입는 영역에서는 60대의 비중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에서도 60대는 취약하다. 2020년 자료에 따르면 사칭형 피해금액의 경우 60대 이상의 비중이 48.3%나 된다. 이러한 결과들은 현재 우리사회가 고령자를 위한 금융친화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못했음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금융기관들 고령자지원은 ‘맞춤형’으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다가 큰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고령친화금융’환경을 위한 다각적 노력은 좀 더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선 고령소비자에 대한 획일적이고 형식적인 기준이나 제도는 오히려 고령소비자의 금융활동에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고령소비자의 다양한 특성에 따른 디테일한 제도와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고령소비자도 스스로 주체성과 금융소비자로서 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에 적극 참여하고 금융기관은 대폭적인 상담지원을 진행해야 한다. 고령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 금융회사, 금융소비자보호단체가 좀 더 협력하여 ‘고령친화금융’을 위해 집약적으로 준비해야한다.
“신은 디테일에 숨어 있다(God is in the details)”라는 말이 있다. 행운의 여신은 스케일 크고 멋있고 눈에 띄는 일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고 보이지 않는 귀찮은 일에 숨어 미소를 짓고 있다는 것이다. ‘고령친화금융’은 고령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고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작고 사소한 일까지 소비자지향적으로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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