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
더베스트내과 대표원장
이호준은 심장학을 전공한 내과전문의로, 심장대사의학(cardiometabolic medicine)을 연구하고 진료하는 임상의사다. 안산 더베스트내과 대표원장으로서 동료 소화기내과 전문의들과 함께 일상 진료에 충실하며, 질병을 사건이 아닌 시간과 구조의 문제로 해석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메디칼업저버에 「역사 속의 심장」을 연재하며, 의학과 역사, 사회를 잇는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호준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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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조지 마이클의 죽음, 지방간 너머 심장을 보라
어렵게 뺀 살은 조금만 방심해도 다시 늘기 쉽다. 이른바 ‘요요 현상’이다. 의지 박약을 탓하지만, 우리 몸에서는 의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변화가 일어난다. 체중이 줄면 에너지 소비도 줄고 배고픔을 더 느끼게 되니, 감량한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최근 연구는 또 하나의 설명을 더한다. 우리 몸의 지방조직에는 과거 비만 상태의 흔적이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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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마지막을 막으려면, 첫 번째를 막아라
“Si vis pacem, para bellum.(If you want peace, prepare for war)”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뜻의 라틴어 경구다. 승리를 원한다면 훈련의 노고를 아껴서는 안 되며, 성공을 희망한다면 행운만 바라보고 싸울 수 없다는 해석이다. 질병의 예방 또한 다르지 않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한 뒤에 최선을 다해 치료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첫 번째 사건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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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심장병 예방의 ‘팩트’와 ‘내러티브’ 오해
진료실에서 콜레스테롤 검사 결과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과 호르몬을 만드는 필수 물질이 맞습니다. 그래서 이 당연한 질문은 아주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내러티브)로 발전합니다. “아무리 나쁜 콜레스테롤(LDL-C)이라도, 너무 낮추면 세포에 결핍이 생길 것이고 그 결과로 건강에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라는 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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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한식은 건강식? 심장까진 안지켜준다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상위를 차지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은 흔히 갑작스러운 불행한 사고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수십 년에 걸쳐 혈관 속에서 진행된 혈중 지질 이상, 혈관 내피 기능 저하, 만성 염증, 대사 이상이 축적된 결과다. 진료실에서는 “평생 밥과 된장국, 김치와 나물 위주의 한식을 먹었는데 왜 관상동맥이 막히고 뇌졸중까지 생겼느냐”며 억울해하는 환자를 자주 만난다. 그렇다고 한식이 몸에 해롭거나 국가 식생활지침이 죽상경화성 심뇌혈관질환의 원인이라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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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콜레스테롤? 좋은 놈, 나쁜 놈, 신비한 놈
우리는 건강검진 결과표를 받아 들고 숫자들을 하나씩 확인할 때면 누구나 긴장하게 될 것입니다. 혈압이 높은 것은 아닐지, 혈당은 괜찮은 건지, 혈중 콜레스테롤은 안전 범위에 들어가 있는 건지, 이러저러한 걱정들이 마음을 어지럽힐 것입니다. 그런데 ‘수치가 높을수록 이롭다’고 알려진 항목이 있었습니다. ‘좋은 콜레스테롤(The Good)’이라는 별명을 가진 HDL 콜레스테롤(HDL-C)이 바로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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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심장병 예방, 콜레스테롤 양보다 더 중요한 것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LDL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LDL-C)’ 수치를 무심히 넘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니 기름진 음식을 줄이세요”라는 조언은 이제 상식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LDL-C 수치가 아주 높지 않은데도 갑자기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치가 꽤 높은데도 당장 아무 일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연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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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운동으로도 구원하지 못한 ‘영혼’
1984년 7월 20일 저녁, 미국 버몬트주의 평화로운 시골길을 한 남자가 달리고 있다. 전 세계적 조깅 열풍을 일으킨 인물, 짐 픽스였다. 『달리기에 관한 모든 것(The Complete Book of Running)』이라는 베스트셀러를 통해 현대인들에게 ‘구원’을 설파했던 그가 조깅 도중 심장마비로 생을 마감했다. 겨우 52세, 아이러니였다.건장한 체격과 강인한 체력의 상징이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온 세상에 충격을 주었고, ‘운동이 정말 건강에 이로운가?’ 라는 논란을 낳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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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푸코 넘어 톨스토이에게...’대사적 인간’의 탄생
근대 의학은 ‘호모 아에그로투스( Homo aegrotus )’, 즉 ‘병듦으로 정의되는 인간’의 그늘 아래에서 태어났다. 미셸 푸코는 ‘임상의학의 탄생(The Birth of the Clinic)’에서 ‘의학적 시선(medical gaze)’이라는 개념을 통해, 근대 의학이 인간을 질병을 통해 읽고 분류하는 대상으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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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양쪽에서 본다는 것, 몸이 기억하는 시간
혈압이 140/90mmHg, 공복 혈당 126mg/dL. 현대 의학은 이 명료한 숫자의 경계선 위에서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시작한다. 이 효율적인 시스템 덕분에 우리는 ‘100세 시대’를 열게 되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는 종종 숫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질문들을 만난다. 혈액검사 결과는 정상 범위인데 이미 혈관이 많이 망가져 있거나, 모든 수치를 성실하게 관리했음에도 예기치 못한 합병증에 맞닥뜨리는 경우다. 반대로 여러 위험요인을 안고도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는 분들이 있다. 진단명은 같은데, 왜 저마다 경과와 결과가 다른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