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日총리 유력...극우이면서 좌파적?

복합적인 성향의 정치노선 보여 외교안보에서는 극우정치인 성향 경제정책은 케인지언적 접근법 성장과 사회복지 강화를 주장 총리 등극후 정채기조 바뀔지 주목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오른쪽)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가 회동하며 정책 합의에 한발 다가갔다. 사진=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오른쪽)와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유신회 대표가 회동하며 정책 합의에 한발 다가갔다. 사진= 연합뉴스

일본 정국이 집권 자민당과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유신)의 정책 협의 개시 합의로 급변하고 있다.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총재의 총리 선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자민당이 중도 성향의 공명당과의 26년 연정을 끝내고, 보수 성향인 유신회와 손잡는 것은 일본 정치의 극단적인 보수 우경화 흐름을 가속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경제정책 비전은 오히려 ‘케인지언 접근법’에 가깝다는 평을 받고 있어 총리 등극후 정책 기조가 어떻게 나타날지 큰 관심이 쏠린다.

다카이치 등극 ‘초읽기’…중의원 과반 확보 근접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16일 자민당과 유신회는 연립 정권 구성을 목표로 첫 정책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다카이치 총재 측은 오는 21일께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총리 지명 선거에서 유신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자민당과 유신회의 중의원 의석수를 합치면 231석으로, 과반 의석(233석)에 단 2석이 모자란 상태지만 무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추가로 얻게 되면 총리 당선도 어렵지 않은 극적인 국면을 받게 됐다. 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정책 협의 성과에 따라 다카이치 총재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연정이 성사되면 다카이치 총재의 당선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이날 정책 협의에서 양측은 이날 회의에서 헌법 개정, 외교·안보, 에너지 정책 등 핵심적인 보수 정책 방향에 큰 이견이 없음을 확인했으며, 20일까지 연정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극우 우익’ 총리?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는 일본 정치권 내에서 가장 강력한 우익 성향으로 분류되고 있다. 외신들은 그가 총리가 될 경우 일본의 외교 및 국방 정책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그는 꾸준히 논란의 중심인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왔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공개적으로 강행함으로써 전후(戰後) 일본의 평화주의 헌법과 역사 인식에 대한 주변국의 비판을 무시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또 패전 후 연합군 최고사령부(GHQ)가 전범을 재판한 도쿄 전범 재판을 부정하는 인식을 보이며, 이는 일본의 국가 정체성을 과거로 회귀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되기도 했다. 이런 점은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보다도 더 우파적인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아베 전총리는 총리 재임 중에는 주로 공물 봉납을 했고, 외교적 부담 때문에 2013년에 한 차례만 참배했을 뿐이다. 아베는 도쿄 재판의 역사적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침략 전쟁’ 같은 비판적 언급은 회피했다. 아베는 지난 2015년 전후 70년 담화에서 ‘사죄’와 ‘침략’ 용어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주변국과의 외교적 균형을 시도했지만, 다카이치 총재는 전후 70년 담화담화에 명시된 ‘사죄’나 ‘침략’ 같은 표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카이치 총재는 평화헌법 9조 개정을 강력히 주장하며, 군비 증강 및 ‘공격 능력’ 보유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일본 보수의 안보 강화 기조를 넘어선, 보다 적극적인 군사 대국화 노선으로 평가될 정도다.

이번 정책 협의에서 연정 파트너인 유신회가 주장하는 ‘외국인 유입 총량 제한’ 등 배타적 정책에 대해도 다카이치 총재는 동조하는 경향을 보여, 총리로 등극할 경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처럼 이민자 및 다문화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취할지도 주목된다.

한국에 대해서도 다카이치는 ‘타협 없는 강경론’을 취해왔는데,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한국 측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움직임에 단호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독도(일본명 다케시마) 문제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외교 및 교육 현안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정권 당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강력하게 옹호했던 다카이치는 외교적 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적 압박 수단 사용에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더욱이 일본내 여론은 안보강화 등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 68% 찬성으로 최근 7년 사이 가장 높은 찬성률을 기록해 다카이치의 보수우익 성향이 탄력을 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그리고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에 대한 안보 불안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국민들이 가장 찬성하는 개정 내용은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명기하여 위헌 논란을 해소하자는 것인데, 사실상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의 현실을 헌법에 반영하자는 접근으로, 다카이치와 자민당의 목표와 일치하다는 평가다.

또 2027회계연도까지 방위비를 GDP 대비 2%로 늘리려고 하는데, 이 역시 다카이치가 강력히 주장해온 정책이기도 하다. 현재 일본 방위비는 이미 GDP 대비 1.8% 수준. 미국의 요구와 중국의 위협이 맞물린 상황에서, 일본 국민들은 군사적 역량 강화를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경제정책은 좌파적...성장주의 정책을

이처럼 다카이치 “극우 보수(Far-Right Conservative)”로 분류되지만, 그가 추진하는 일부 경제 및 복지 정책은 전통적인 ‘우파’의 재정 긴축 기조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복합적인 성향을 띤다고 할 수 있다.

다카이치는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강조하며, 사회복지 정책 확대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는 재정 지출을 늘리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점에서 좌파 정당의 정책 기조와 유사성이 있다. 그가 주장하는 식료품 소비세 인하는 서민의 생활 안정과 소비 진작을 목표로 하는 정책으로, 보수 정권의 전통적인 감세(減稅) 기조와는 결이 다르다.

또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는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중앙은행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으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우파의 ‘건전 재정 및 작은 정부’ 원칙보다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통해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케인즈주의적(Keynesian) 접근 방식에 가깝다.

그래서 다카이치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은 ‘다카이치노믹스’라고 불리며, 이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주도했던 아베노믹스(Abemonics)를 강력히 계승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재정 출동(큰 정부)’과 ‘금융 완화’를 통해 일단 경제를 성장시키려는 정책으로, 이념적인 우파/좌파 구분보다는 ‘경제 성장’이라는 실용적인 목표를 우선시했다. 따라서 다카이치의 경제 정책은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취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성장 중심의 국가 자본주의에 가깝다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카이치 총재는 정치적·이념적 측면에서는 극우 보수로 강력하게 분류되지만, 경제·복지 정책에서는 실용주의적 성장론과 재정 확대 기조를 취하고 있다.

한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제2야당인 유신회,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과 모색하던 ‘야권 단일화’ 논의는 유신회가 자민당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입헌민주당과 국민민주당은 개헌 및 안보 정책 등에서 여전히 견해차가 커 단일 총리 후보 추대 등 정권 교체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글쓴이

문주용 기자

문주용 대표이사 겸 기자는 31년간 언론인 생활을 바탕으로 새로운 언론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힘든 세상에서 위로받고 지혜를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라는 미디어를 만들려 합니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집단지성의 지혜를 쌓을 것입니다. 전문가그룹과 소비자들이 함께 하는 미디어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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