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기술혁명(1)...머스크 이전의 역사는?
[최기영의 ‘공학+교육=사람’] 로켓 기술의 한계, 머스크가 도전한다
- 요즘은 어떤지 모르지만 필자의 어린 시절에 과학자는 늘 장래희망 최상위권에 있었다. 다른 무엇과 순위를 다투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막연하게나마 그 길을 걸을 갈 것이라 다짐했고, 중학교 무렵에 ‘항공공학과’라는 것이 있다는 걸 알고는 그 매혹적인 이름에 빠져 오늘까지 그 분야의 밥을 먹고 있다. 분야는 정했지만 직업에 대해서는 뚜렷한 목표는 없이 시작한 공부가 한 해 두 해 늘어났고 박사학위를 받을 때 쯤에는 가르치는 것에 대한 흥미와 작은 자신감까지 생겼고, 결국 수 년 간의 직장 생활 후 교수로 새로운 직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수학하는 내 친구들이 저 제목을 보면 놀라자빠질 것이다. 공학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수학기호를 저렇게 말도 안 되게 쓰냐고 타박할 것 같다. 내가 앞으로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에 어떤 방향성을 주고 싶은데, 거기에 바로 현재의 내 정체성과 내가 지향하는 바를 담고 싶었다. 내가 하는 이 모든 것이 결국 사람 사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안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고, 공학과 교육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최기영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금을 사는 것보다 그 금을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더 비쌀 때가 있었다. 그렇게 오래되지도 않았다. 사실 인공위성은 무게로 봤을 때 금값보다 더 비싼 것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우주로 가는 것은 모든 것이 비쌌고, 정부 주도 사업이나 대규모 업체 업체들만 참여하는 리그였다. 여기에 혁명적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려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높은 궤도로 올라가는 데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구 가까이 붙어서 도는 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리는 것이 제일 쉽다. 지표면에 붙어서 지구를 돈다면 초속 8km의 속력이 필요한데, 공기저항 때문에 이 속력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실용적인 인공위성은 모두 공기저항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500km이상의 고도에서 비행한다.
고도 500km에서는 초속 7.6km의 속력이 필요하다. 앞의 경우보다 속력은 낮아졌지만, 고도를 그만큼 더 올려주기에 에너지는 훨씬 더 필요하다. 적도 상공 3만 6천km에서 초속 3km 정도로 앞으로 나아가면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아져서 지구 기준으로 항상 같은 위치에 있게 된다. 이것이 정지궤도이고 통신, 방송 위성들이 주로 이 궤도에서 작동한다.
다시 지구 가까이로 돌아오자. 고도 500km의 궤도를 유지하려면 초속 7.6km의 속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서울에서 제주까지를 단 1분에 가는 어마어마한 빠르기다. 만일 이 속력을 내지 못하면? 속력이 아주 낮다면 뉴턴의 머리를 때린 사과처럼 땅으로 떨어지다 타버리게 된다. 인공위성에 이 정도의 속력을 주는 것이 로켓이다.
로켓 엔진이든 제트 엔진이든 모두 연료를 태워 생기는 열에너지를 추진 가스의 운동에너지로 전환시켜 힘을 얻는 것인데, 비행기는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하는 것이고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를 그 몸체 안에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차이이다. 또 다른 특징은 추력의 크기와 엔진 무게의 비에 있다. 로켓이 어느 정도의 속력까지 낼 수 있느냐는 단순히 추력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이 최고속력은 이륙할 때와 연소가 다 끝난 상태에서의 로켓의 질량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을 러시아 과학자 치올콥스키가 1900년대 초에 발견했다. 따라서 단순히 큰 힘을 내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가볍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최신 여객기에 사용되는 엔진 중 가장 큰 GE7X 엔진은 무게가 8톤 정도인데 최대 45톤의 추력을 낼 수 있다. 반면 아폴로 우주선의 1단에 사용되었던 F-1 엔진은 거의 같은 무게에 750톤의 추력을 낼 수 있었다.
1950년대 말에 만들어진 이 F-1 엔진은 이러한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더는 볼 수 없다. 이 엔진을 사용하는 로켓이 너무 비싸기에 프로젝트가 더 지속될 수 없었다. 이 거대한 엔진은 매 발사마다 단 160초 동안만 사용되고 바다로 떨어져 폐기됐다.
한번만 쓰고 버리는 로켓, 재사용의 꿈은
서울에서 제주도로 가는데, 비행기를 한 번만 쓸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승객은 지금처럼 연료와 승무원 인건비 정도만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 구매 비용 전체까지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로켓이 운용되는 방식이었다.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인공위성을 다시 수천억 원의 비용으로 우주에 보내야 하는 우주산업은 그렇게 매력적인 사업이 아니었다. 이런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국가나 거대 기업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독과점 체제가 형성되었지만, 마땅히 다른 대안도 안 보였다. 1950년대, 60년대 기술에 바탕을 둔 로켓 엔진이 여전히 시장에서 잘 쓰이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이 비정상적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이었다. 앞에 서술한 것처럼 로켓의 최종 속도는 이륙 시와 연료를 다 소모한 상태에서의 질량의 비로 결정되기에 엔진과 구조물은 최대한 가볍게 만들고 그 안에서 가급적 많은 연료를 실어야 한다. 이것이 이미 기술적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했다. 만일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린 후 이 로켓을 재사용하려면 회수 장치가 추가되어야 하는데, 이 장치 또는 그 과정에 드는 연료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또한, 미국 동부에서 동쪽을 향해 대서양으로 발사하면 바다 한가운데서 로켓이 분리된다. 거대한 낙하산을 이용해서 충격 없이 바다에 안착한다 해도, 바닷물에 빠진 걸 건져서 세척하고 정비해서 쓰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로켓 연료로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액체 수소와 등유(케로신)인데, 액체 수소는 큰 추력을 내는 데는 유리하지만, 그 낮은 온도 때문에 다루기가 까다로워 시스템이 복잡하다. 등유는 그을음이 생길 수밖에 없고 재사용을 위한 정비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로켓을 재사용하는 것보다 차라리 새로 만드는 것이 더 경제적으로 보였다.
재사용해서 우주 개발에 드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개념으로 시작한 미국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은 첨단 수소 엔진을 사용했는데 발사당 2조 원가량의 비용이 들었고, 그 복잡도로 인해 두 번의 비극적인 폭발 사고를 겪고는 결국 프로그램을 종결했다. 그 이후 미국은 우주정거장으로 오가는 수요를 오래된, 그러나 안정된 기술의 러시아 소유즈에 위탁하게 된다.
재사용으로 로켓 발사비용을 줄이려면 세 가지의 기술적 난점을 극복해야 했다. 엔진의 무게 대비 출력을 높이고, 정비성을 개선하며, 바닷물에 빠뜨리지 않고 회수할 것. 그리고 여기에 더해 이 모든 것들이 높은 신뢰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 번 실패하면 수천억 원이 공중에 날아간다. 발사비용이 아무리 낮아도, 잦은 실패에 따른 보험료가 올라가면 소용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재사용 로켓은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것이라는 것이 일반론이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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