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잡고 도도하게 등장한 올 가을 데님
[김서나 기자의 핫 트렌드] 데님 소재, 다크 톤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변신
[김서나 기자] 너도나도 만만하게 입는 청바지의 소재가 트렌드라는 것이 새삼스러울 수 있지만 이번 시즌의 데님은 그럴 만하다.
그동안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쳐 여러가지 톤과 질감으로 제안되어왔던 데님이 본연의 매력으로 회귀하려는 듯 짙은 청 색상의 매끈한 자태로 다시 태어났다.
올 가을 데님이 어필하고 있는 새로운 모습을 살펴보자.
데님 트렌드의 키워드는 다크, 시티
편하고 활동적인 아이템으로 먼저 찾게 되는 청바지였지만, 그 자리는 이제 트레이닝 팬츠나 레깅스에 빼앗긴 상태다.
태생이 뻣뻣한 데님은 아무리 워싱 과정을 겪어내고 스판덱스 소재와 짜여진들 착용감과 신축성의 대결에서 승산이 없었고, 결국 정면 대결을 피하는 대신 다른 방향으로 영역 확보에 나섰다.
귀찮고 신경쓰기 싫을 때가 아니라 신경 써서 입어야 할 때 선택되는 데님으로 용도 변경을 하기로 하고 패셔너블한 이미지를 강화한 것. 우선 데님은 얼룩덜룩 물 빠지고 얼기설기 찢어져서 흐트러져 있었던 과거를 정리했다.
워싱 가공을 단순화해 과도한 물 빠짐없이 깊은 색상을 지켜내면서 이번 시즌 데님은 인디고, 다크 블루, 그레이쉬 블루의 차갑고 도회적인 느낌으로 톤을 맞추었고, 찢어진 부분 없이 깔끔하게 용모를 가다듬었다.
바지 핏은 꼭 붙는 ‘스키니(skinny)’ 실루엣은 레깅스에 넘겨주고, 여유롭게 공간을 넣은 ‘배기(baggy)’ 핏으로 노선을 정했는데, 이 가운데 바지폭이 아래로 넓어졌다가 발목에서 다시 살짝 좁아지는 항아리 모양이나, 높은 허리선의 복고풍 와이드 팬츠 스타일이 유행 경쟁에서 먼저 치고 나왔다.
시크한 다크 데님 팬츠들은 스타일링도 세련된 시티 룩으로 연출되었다.
경쾌한 숏 점퍼는 물론 여성스러운 트위드 재킷, 우아한 울 코트와도 잘 어울렸으며, 고전적인 롱 블라우스와 함께 로맨틱한 분위기도 냈다. 여기에 슈즈 역시 캐주얼한 운동화 보다는 날렵한 구두가 코디네이트되는 경우가 우세했다.
같은 데님 상의를 매치한 ‘청청 패션’도 빠지지 않았는데, 셔츠와 팬츠의 조합은 기본, 재킷과 팬츠의 수트 조합도 적지 않았다.
‘에르메스(Hermès)’가 제안한 금속 지퍼의 숏 재킷과 직선 라인의 팬츠는 데님 소재로도 날카로운 재단의 테일러드 수트 표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이패션 무대에까지 활동 범위 넓혀
톤, 핏, 스타일링의 변화 뿐 아니라 데님은 다양한 디자인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팬츠와 셔츠, 재킷, 스커트 외에 롱 코트, 롱 드레스 등 의외의 모습으로도 패션쇼 무대에 등장해 활약했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은 서로 다른 톤의 데님 천조각들을 적절히 이어 붙인 클래식 롱 드레스, 울 펠트 소재에 데님을 부분적으로 배치한 입체재단의 하프코트 등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는데, 이로써 데님 소재는 혁신적인 하이패션의 세계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청바지 몇 개쯤은 이미 가지고 있겠지만, 옷장에 있는 이런저런 데님 아이템들 중에 정작 오리지널 청색이 빠져 있다면, 더 추워지기 전에 짙은 인디고 데님의 매력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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