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세계 패션계 장악한 ‘프리티 새비지’
[김서나 기자의 핫 트렌드] 커져만 가는 블랙핑크 멤버들의 패션계 영향력
[김서나 기자] 내년 봄 트렌드를 미리 선보이는 세계 4대 패션도시에서의 컬렉션 일정이 지난 9월 8일 뉴욕에서 시작되어 런던, 밀라노를 거쳐 10월 5일 파리에서 마무리됐다.
팬데믹으로 인해 패션쇼가 생략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는 파행을 겪은 후, 이제 다시 정상궤도에 오른 이번 패션위크에는 기다렸다는 듯 수많은 글로벌 패셔니스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K팝 여제’ 블랙핑크가 스포트라이트를 가져갔다.
오랜 전통의 명품 브랜드들로부터 앰배서더(홍보대사)의 타이틀을 각각 부여받고, 패션계 ‘빅네임’으로 동반 성장 중인 블랙핑크의 이번 시즌 활약상을 되짚어본다.
멧 갈라의 로제, 격상된 블랙핑크의 위상 입증
지난 9월 블랙핑크의 로제가 ‘멧 갈라(Met Gala)’에 등장해 뉴스 헤드라인을 휩쓸었다.
멧 갈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매년 열리는 자선 패션 이벤트로, 디자이너와 셀럽 등 패션계 유력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몇몇 국내 가수들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는데, 로제가 달랐던 점은 ‘생로랑(Saint Laurent)’의 뮤즈로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안토니 바카렐로(Anthony Vaccarello)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것.
2020년부터 생로랑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활약하고 있는 로제는 시크한 디자인에 어울리는 길고 가녀린 몸매로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브랜드의 인기 상승을 이끌었는데, 이는 2016년부터 생로랑의 이미지를 재정립해야 했던 바카렐로에게 분명 큰 힘이 되었다.
이번 시즌 파리 에펠탑 앞에서 펼쳐진 생로랑의 패션쇼에도 당연히 참석해 카메라 세례를 받은 로제는 바카렐로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생로랑의 다양한 제품라인을 전세계에 알리는 선봉장으로 나서고 있는데, 이와 동시에 주얼리 분야에서는 ‘티파니앤코(Tiffany & Co.)’의 앰배서더를 맡으면서 패션계 입지를 단단히 다져 나가고 있다.
사실 블랙핑크 멤버들이 명품 앰배서더로 발탁된 데엔 제니의 역할이 컸다.
남다른 스타성으로 데뷔 때부터 블랙핑크의 인기를 견인해온 제니는 어떤 스타일이든 모두 멋지게 소화하면서 단숨에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했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이 끊이지 않던 그녀는 곧 프랑스 명품의 상징 ‘샤넬(Chanel)’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제니를 우선 뷰티 뮤즈로 내세운 까다로운 샤넬은 그녀의 영향력을 확인하고나서 2019년 하우스 앰배서더로 임명했으며, 이후 샤넬의 신상품을 제니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제니는 샤넬 패션쇼에 초대받았으며, 파리에 머무는 동안 겨울 시즌을 겨냥한 샤넬의 캡슐 컬렉션 ‘코코 네쥬(Coco Neige)’의 광고 촬영을 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제니를 샤넬에 뺏긴 여러 명품 브랜드들은 K팝 아티스트 블랙핑크와 패셔니스타 제니의 인기가 치솟는 상황을 목격하고 다른 멤버들 잡기에 나섰는데, 그 가운데 ‘디올(Dior)’은 우아하고 고전적인 미모를 지닌 지수를 낙점했다.
2020년부터 국내에 디올 뷰티 제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한 지수는 점차 신임을 쌓으면서 뮤즈의 호칭을 얻었고, 디올은 지수의 파급력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했는지 올해 3월 그녀를 디올의 패션, 뷰티 분야 모두를 아우르는 글로벌 앰배서더로 승격시켰다.
이번 시즌 파리로 향한 지수는 디올 하우스 관계자들의 환대를 받으며 패션쇼 참석을 비롯한 여러 일정을 소화했는데, 디올 회장 겸 CEO인 피에트로 베카리(Pietro Beccari)가 “만약 YG가 지수를 해고한다면 알려 달라. 내가 데려오겠다”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디올은 지수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에 흡족해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확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아이콘으로서 전방위 활약 중인 리사
2019년 새로운 수장 에디 슬리먼(Hedi Slimane)의 지휘 아래 리브랜딩 과정을 겪던 ‘셀린느(CELINE)’는 변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려줄 뮤즈로 블랙핑크의 막내 리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글로벌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사의 파워를 체감한 셀린느는 다음 해 그녀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임명했다.
이후 리사가 셀린느와 만들어낸 멋진 시너지에 매료된 팬들은 이번 시즌 파리 패션쇼 현장에서도 눈부시게 존재감을 빛내 줄 리사를 기다렸는데, 그러나 아쉽게도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올 가을 솔로 데뷔 앨범 ‘LALISA’를 발표하고 동명 타이틀곡과 후속곡 ‘MONEY’의 인기몰이에 쉴 틈없이 달려온 리사가 컨디션을 위해 속도조절을 하기로 한 것.
하지만 패셔니스타 리사의 활약은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셀린느 외에 주얼리 명품 브랜드 ‘불가리(Bvlgari)’의 앰배서더를 겸하고 있는 그녀는 신제품 캠페인에 모델로 등장했으며, 코스메틱 브랜드 ‘맥(M.A.C)’의 앰배서더로서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콜라보 컬렉션의 출시도 예고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프로듀서 DJ 스네이크(DJ Snake)와 함께 작업한 신곡 ‘SG’가 공개되면서, 리사가 시간이 부족했던 이유가 추가로 밝혀졌다.

개인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완전체의 신곡 발표는 미뤄지고 있지만, 대신 ‘아디다스(Adidas)’의 앰배서더로서 4명의 멤버 모두가 함께 광고를 장식하는 방법으로 완전체로서의 경쟁력이 여전함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블랙핑크.
지난 앨범 수록곡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속 가사처럼 ‘짠하고 나타나면 카펫부터 깔음’을 제대로 실현 중인 블랙핑크는 음악과 패션 분야에서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키워 나가는,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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