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윤석열, ‘비호감 대결’ 벗어나려면
자질·도덕성에 정치적 양극화가 ‘배경’ 이대로 두면 집권해도 5년간 국정 좌초돼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 1, 2위를 하고 있는 여·야 대선후보의 비호감도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호감도가 2배 높아 ‘이례적’
한국갤럽이 지난 10월 22일 발표한 10월 3주 조사에 따르면 비호감도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60%, 국민의 힘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62%로 나타났다. 이 후보와 윤 전 총장 모두 지난달 조사보다 2%포인트 늘었다. 호감도는 이 후보 32%, 윤 전 총장 28%로, 나란히 2%포인트씩 줄었다.
덧붙여 보면, 한국갤럽의 3월 둘째 주와 8월 셋째 주, 9월 셋째 주 조사를 비교하면 이재명 후보의 비호감도는 43→50→58%로 높아진 반면 호감도는 46→40→34%로 하락했다. 윤석열 후보의 비호감도는 47→58→60%로 상승한 반면 호감도는 40→29→30%로 하락했다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높다고 하는 이런 결과가 보여주는 바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여든 야든 ‘도토리 키 재기’식으로, 찍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가 이기더라도 평균적인 유권자들의 지지와 동의를 받는 대통령이 나오기가 힘들다는 여론의 반증이어서 여·야 정치권 모두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 9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국민 3명 중 1명은 대통령감이 없다고 응답했다. ‘다음번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 3명 중 1명인 32%가 ‘없다’ 또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 19대 대선을 6개월 앞두고 실시했던 2016년 11월 한국갤럽 조사에선 지지 후보가 ‘없다·모르겠다’는 응답이 22%였다.
이처럼, ‘찍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유권자가 늘어난 것은 이번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이 얼마나 높은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20대 대선이 자칫 ‘비호감 대결’로 치러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여·야를 통틀어 주요 후보 호감도가 모두 40%에도 못 미치고 비호감도가 60% 안팎에 달하는 것은 역대 대선에서 유례가 없던 상황으로 한국정치의 서글픈 자화상을 보여준다.
결국, 호감도보다 비호감도가 높아지면서 결국 유권자 10명 중 3명은 ‘덜 싫은 쪽’, 즉 차악(次惡)으로의 선택을 강요받게 됐다. 비호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면서 존경받는 대통령이 아닌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할 처지에 몰린 국민들의 심정은 그저 참담할 뿐이다.
정치적 양극화가 가장 큰 원인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된 것일까?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의 비호감도가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있을 것이다. 그 핵심에는 개인의 도덕성과 자질도 문제지만 후보 검증이 본격화되면서 네거티브 캠페인과 마타도어 및 진영논리에 따른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재명 후보는 행정을 잘하는 후보 이미지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검사사칭 논란, 가족 간 불화, 여배우와의 스캔들 의혹 등 도덕성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재정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기본소득에서의 포퓰리즘 논란과 성남 대장동 개발의혹에서의 직무유기 및 배임 의혹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골 검사 이미지의 윤석열 후보 역시도 잦은 말실수와 가족 스캔들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후보란 프레임으로 고전 중에 있다. 윤 후보는 연일 설화(舌禍)를 자기배양하고 있다. 최근에는 SNS에 사과 사진을 올렸다가 여야를 막론한 집중 포화를 맞았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시절에 당시 야당이던 미래통합당에 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와 같이, 대선경쟁이 비호감 대결구도의 늪에 빠진 주된 이유중 핵심은 진영대결에 따른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여야 후보에 대한 상대 진영 지지자들의 반감과 혐오감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진단된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여야 후보에 대한 반대진영 지지자들의 호감-비호감 격차는 극단적으로 크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비호감이 호감보다 84%포인트나 높다. 3월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이재명 지사에 대한 비호감이 호감보다 52%포인트 높았고,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경우 민주당 지지층에서 비호감이 89%, 호감이 7%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정당과 정치인 및 지지자들이 만들어낸 정치 양극화가 언론과 시민단체 등 엘리트층의 감정적 양극화로 이어지고 결국 우리 사회의 양극화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인과 지지자 그리고 정당과 언론 및 시민사회단체들의 심각한 자기반성을 필요로 한다.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정책과 공약에 대한 토론이 실종되고 복수혈전의 네거티브 정치공방을 계속되는 한 정치에 대한 국민불신과 후보에 대한 비호감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부동층 증가는 물론 투표율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투표율 하락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양쪽 진영 정치엘리트들의 인식전환이 절실하다. 대선경쟁을 ‘비호감 대결구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 시급한 것이다.
그렇다면 후보와 지지자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급한 대로 우선 두 가지를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첫째, 중도확장을 위해 ‘팬덤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팬덤정치가 어떻게 민주주의 규범을 파괴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팬덤정치는 지지자들의 동종애적인 내부동질감을 강화시키는 반면 외부와의 이종애적인 소통을 약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이에 중도확장과 유권자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 팬덤정치를 자제하고 멈추는 것이 마땅하다.
특히, 팬덤정치는 보수를 극보수로, 진보를 극진보로 극단화 시키면서 견제와 균형을 만드는 중간지대를 사라지게 하여 민주주의 위기를 불어온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경쟁자’가 아니라 ‘적대자’로 설정되면서 상호간 인격존중, 대화와 토론, 숙의와 같은 민주주의 규범이 파괴된다. 결국 규범이 파괴된 틈을 뚫고 히틀러, 차베스 같은 포퓰리스트와 민중선동가 및 민중독재자가 등장하게 되어 있다.
둘째,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동정심’으로 바꾸는 데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호간에 인신공격과 비방을 자제하고, 자신에 대한 상대의 비판과 공격을 이전투구식으로 받아치기 보다는 공감과 연민을 가진 건설적인 비판으로 반응해야 할 것이다.
혐오감 대신 동정심을...연대와 배려의 정치 모색해야
이재명과 윤석열 후보를 바라보는 상대진영의 감정은 불편할 것이다. 상대후보에 대한 지지자들의 대조적 감정은 혐오감과 동정심이다. 지자자들이 상대후보에 대한 혐오감을 누그러뜨리고 동정심을 갖고 바라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혐오감과 동정심은 인간의 감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둘 다 “자신의 불안감을 타자에 전가시키는 방어심리”라는 것이다. 즉, 자신의 불안감의 원인을 ‘상상력’을 통해 타인에게 전가하여 책임을 돌리고 자신의 안정감을 지키려는 태도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혐오감은 불안정성과 연약성을 가진 인간 유한성의 한계를 부정하는 심리로써 외부의 타자를 적(敵)으로 만들어서 열등한 자로 공격해 자신의 불안감을 방어하려는 심리적 태도가 특징이다. 인간의 연약성과 유한성에서 발원하는 자신의 불안감의 원인을 외부의 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이분법적 선악의 대립구도’를 설정해 자신은 ‘우월한 존재’이며 상대는 ‘열등한 존재’로 취급하는 서사가 필요하다.
반면 동정심은 상대를 자신과 같이 인간의 연약성과 유한성을 가지고 있기에 고통과 욕망을 가진 연민의 존재로 바라보는 게 특징이다. 동정심은 자신과 상대를 유한성의 한계를 지닌 같은 동료로 보기에 서로 동정하고 연민하며 공감하는 감정을 만들어서 결국 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감정으로 연결된다. 이런 동정심은 상대를 공격과 배제 및 차별이라는 폭력을 동원하여 타도해야 할 적이 아닌 연대하고 배려해야 할 친구나 경쟁자로 상대하도록 한다.
어떻게 하면 혐오감을 작게 하고 동정심을 크게 갖도록 바꿀 수가 있을까? 후보자들의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만약 대선정국이 ‘비호감 대결구도’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투표율이 현저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낮은 투표율로 인해 국민이 빠진 상태에서 정통성없는 비호감의 대통령이 나온다면 누가 당선되든 간에 향후 5년의 국정운영은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 레임덕에 시달리면서 좌초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런 참극이 발생한다면 정권을 잡는 의미가 퇴색된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후보와 정치권이 더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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