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매력으로 다가온 2021 ‘가을 니트’

[김서나 기자의 핫 트렌드] 드레스, 점프수트 등 의외의 영역에서 빛난 니트

니트를 활용한 미우미우 의상. 사진=미우미우 인스타그램
니트를 활용한 미우미우 의상. 사진=미우미우 인스타그램

[김서나 기자] 가을 패션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기본 소재, 니트가 이번 시즌엔 늘상 보여주었던 익숙한 모습에서 벗어나 조금 낯설지만 신선한 모습으로 컴백했다.

굵은 올이 성글게 짜인 아우터로, 가는 올이 촘촘히 짜인 이너로, 쓰임새가 원래 다양한 니트이지만 올 가을엔 그 어느 때보다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는데, 그동안 잊고 지냈던 니트의 숨겨진 매력을 만나보자.

니트 레깅스, 투피스와 점프수트로 진화

유행과 무관하게 터틀넥 탑이나 카디건과 같이 꼭 필요한 니트 아이템들은 옷장 속에 접혀 있다가도 찬바람이 불자마자 즉시 호출을 받는다.

레깅스도 이 대열에 합류해 자리를 굳힌 지 오래되었는데, 날씨가 추워져도 울 니트 소재로 보온성을 더하면서 활동 기간을 거뜬히 연장하고 있는 레깅스는 인기를 유지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번 시즌엔 풀 착장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했다.

상하의 모두가 마치 레깅스처럼 몸에 밀착되는 니트 패션을 이끌어낸 것.

팬데믹으로 인해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자연스럽게 홈 트레이닝 인구도 늘어나면서 레깅스의 수요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에 착안한 디자이너들이 레깅스에서 파생된 새로운 패션을 창출해낸 결과이다.

바짓단의 고리에 발바닥을 거는 슬림한 고리바지와 같은 소재의 니트탑을 매치한 ‘에밀리아 윅스테드(Emilia Wickstead)’의 스타일링이 시선을 모은 가운데 아예 상하의가 붙은 점프수트 형태도 많이 보였다.

‘프라다(Prada)’는 꽃무늬를 단순화시킨 기하학 패턴의 자카드 니트로 미래적인 느낌의 점프수트를 표현했고, ‘미우미우(Miu Miu)’도 잔잔한 체크무늬의 니트 점프수트로 트렌드에 동참했는데, 특히 미우미우는 백, 슈즈, 워머 등 여러 아이템에 니트를 접목하고 다른 소재의 의상에 손뜨개 니트를 부분적으로 패치워크하는 등 니트의 활용도에 있어서 단연 돋보이는 무대를 꾸몄다.

다양한 니트 아이템. 왼쪽은 에밀리아 윅스테드, 오른쪽은 가브리엘라 허스트. 출처=각 인스타그램
다양한 니트 아이템. 왼쪽은 에밀리아 윅스테드, 오른쪽은 가브리엘라 허스트. 출처=각 인스타그램

두터움 벗고 매끈한 자태의 드레스로

레깅스, 점프수트와 마찬가지로 니트 스커트와 롱 드레스들도 몸의 라인을 그대로 드러내 여성스러운 매력을 강조하는 역할을 했다.

크롭 탑과 세트로 제안된 ‘펜디(Fendi)’의 모헤어 니트 스커트처럼 가느다란 펜슬 스커트들이 관심을 모았고, 밑단이 살짝 퍼지는 머메이드 스커트도 눈에 띄었는데, 하지만 스커트들보다도 롱 드레스가 이번 시즌 니트 패션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니트 롱 드레스는 디자이너들에 의해 느슨한 실루엣의 우아한 스타일에서부터 대담한 실루엣의 섹시 스타일까지 여러 모습으로 변주되었다.

캐시미어 실크, 메리노 울 소재로 탑과 팬츠, 스커트 등 다양한 니트 아이템들을 전개한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는 롱 드레스도 빼놓지 않았는데, 부드럽게 떨어지는 니트 롱 드레스들을 발표한 그녀는 자신이 디자인을 맡고 있는 ‘끌로에(Chloé)’를 위해서도 섬세한 니트 조직의 드레스를 준비했다. 특히 줄무늬의 재활용 니트로 드레스와 백, 슈즈 등을 제작해 좋은 평을 얻기도 했다.

점프수트와 롱 드레스의 급부상에 트렌드 순위에선 밀렸지만, 두툼한 니트의 오버사이즈 아우터는 이번 시즌에도 늘 그렇듯 자리를 지킬 예정이다.

유행과 상관없이 꾸준히 사랑받는 오버사이즈 니트 아우터는 겨울 내내 계속해서 활약할 니트 이너들과는 달리, 패딩에 밀려 곧 옷장 속으로 들어갈 운명을 맞고 있는데 더 추워지기 전에 먼저 외출을 시켜주는 건 어떨까?

담요를 두른 듯 포근하게 감싸줄 니트 아우터는 이번 시즌의 주인공인 점프수트나 롱 원피스와도 잘 어울릴 테니까.

글쓴이

김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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