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사태, ‘탄소중립의 삶’ 예언일까?
[정연섭의 과학과 철학] 공급부족 해결방안 몇가지 더 있어 ‘맑은 공기’ 위해 불편함 견디는 미래 ‘예고’하는듯
[정연섭 ‘크로의 과학사냥’ 저자] 요소수란?
나참, 물로 봤던 것들이 세상을 힘들게 한다. 요소수(尿素水) 이야기이다. 요소수는 요소(NH2CONH2)를 녹인 물이다. 요소수는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유해한 질소산화물(NOx)을 무해한 질소(N2)와 유익한 물(H2O)로 바꾼다. 차량 배기관에 설치된 고온의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선택적 촉매 환원법)에 요소수를 뿌려주면 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디젤 화물차는 주행거리 300㎞마다 약 10리터(ℓ)를 소비한다. 요소수의 요소 농도는 국제 표준규격(ISO 22241)에 따라 32.5%로 규정되어 있다.
국내 차량용 요소수 생산업체는 원료인 요소를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그런데 중국이 요소 수출 검사를 강화하자 국내 요소 재고가 밑바닥을 보였다. 국내문제가 터지기 전에 호주가 중국으로 석탄 수출을 제한했고 이로 인해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가 충분히 생산되지 못했다. 물로 봤던 문제가 원료 유통망으로 연결된다.
요소는 비료로도 사용되므로 국내에서도 생산된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산 암모니아와 요소가 수입되자 한국비료를 물려받은 롯데정밀화학은 2014년 요소와 암모니아 생산을 멈추었다.
사람의 소변에서도 요소는 2% 정도 들어 있다. 소변을 요소수 대신 차량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실험 자료로 말해야 하지만 효과가 없을 것이다. 국제 표준 ISO 22241가 이런 허황된 시도를 하지 말라며 제정됐다. 그럼 비료로 사용되는 요소를 사용하면 어떨까? 환원 효과가 예상되지만 불순물로 인해 피해가 더 클 수도 있다.
세계 역사를 보면 원료 공급 부족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국가의 운명은 달랐다. 15세기 오스만 제국이 중동을 지배하면서 유럽으로 들어오던 인도 및 동남아산 향신료 공급이 막혔다. 서유럽 국가들은 지중해를 거치지 않는 새로운 항로를 찾아 나서 희망봉을 찍는 항로와 신대륙을 발견했다.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석유를 차단당한 후에 진주만을 폭격했고 패전의 길로 들어섰다.
요소수 문제도 미중간의 패권 경쟁과 세계의 탄소중립 길에서 흘러나와 역사적 의미를 지닐 수도 있다.
요소 수입 재개와 그 한계성
먼저 떠오르는 해결 방법은 최근 행위를 되돌리는 방식이다. 즉 호주가 석탄 공급을 재개하고 중국이 요소 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길이다. 한중간의 신뢰를 고려하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패권 문제가 걸려 있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호의적으로 수출 금지를 해제한다 해도 탄소중립 목표 탓에 요소 공급량이 서서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요소를 수출하는 국가는 중국 외에도 러시아도 있다. 러시아도 요소를 석탄이나 석유의 가공 과정에서 얻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중국과 다르게 자기 자원을 활용하므로 수급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여러 자원 부국을 통한 공급망 다원화는 언제나 정답이다.

요소와 암모니아의 국내 생산 재개
멈추었던 요소 생산 공장을 다시 돌리기 위해 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요소는 암모니아(NH3)와 이산화탄소(CO2)를 가압해 합성된다. 이 방법은 ‘보쉬-마이저 방법’으로 불리며 1922년 개발됐다. 모든 나라가 이 방법을 쓰지만 암모니아를 얻는 방식에서는 차이가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암모니아를 천연가스나 석탄 가스화 공장의 부산물로 얻고 우리나라는 천연자원 처리공장이 없으므로 질소와 수소를 직접 반응시켜 얻었다. 암모니아 인공 합성법은 전력사용량이 높았기에 싼 중국 암모니아가 들어오자 우리나라는 암모니아와 요소 생산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암모니아는 화학산업의 기본재료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도 최근 사우디 등에 투자해 암모니아를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요소 생산의 문제지만 근본 원인을 보면 암모니아 수급의 문제이고, 화학 산업 관점에서는 질소 수급의 문제이다.
설령 암모니아가 바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10년 전에 멈추었던 요소 공장을 작동할 수는 없다. 해체되었겠지만 설령 남아 있더라도 안전을 위해 6개월 이상 점검 및 노후 설비 교체가 필요하다. 신규 공장을 짓는 욕심을 부린다면 2년 이상은 소요될 것이다. 공장은 일반적인 집과는 다르게 다양한 반응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필자가 오래전에 근무했던 LG화학에서는 실험실 연구결과를 공장에서 제품화시키기 위해 실증(Pilot) 설비를 지어 생산량을 확대시키고 최적의 반응 조건을 찾았다.
생산단가가 높아 공장문을 닫았는데, 향후에도 탄소 중립 여파로 국내 수급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먼저 해외 공급망을 총 가동해 물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병행해 국립이나 민간 연구소의 실증 설비를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실증 공정은 1주일 만에 요소를 합성하는 실험실 공정보다는 오래 걸리지만 2년이나 걸리는 공장 공정보다는 짧게 걸린다. 또한 신속하고 자유롭게 반응 조건을 변경할 수 있는 실증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산업용 요소수나 암모니아수의 활용
정부는 산업용 요소 활용을 시도하고 있다. 이런 사태를 막았더라면 좋았겠지만 현상황에서 이는 최선의 방식이라 하겠다. 산업용 요소는 농업용 요소보다는 순도가 높고 차량용 요소보다는 순도가 낮다. 산업용 요소가 차량용으로 전용되기 위해서는 추가로 정제되거나 부작용이 확인되어야 한다. 낮은 순도의 요소는 차량용 SCR을 손상시킬 수가 있다.
요소가 질소산화물(NOx)을 환원시키듯이 암모니아수도 질소산화물(NOx)을 환원시키는 능력이 있다. 요소는 냄새가 거의 없고 다소 안전한 화합물이지만 암모니아수는 냄새가 있고 유독성 물질이다. 그렇지만 적절한 처리를 통해 요소수의 대체재로 사용될 가능성은 있다.
산업용 요소나 암모니아수를 차량용 요소 대체재로 제안하지만 적용 시험에서 실패하거나 재고가 부족하다면 요소수 없는 디젤차가 제한적으로 운행될 수도 있다.
‘탄소 중립의 삶’이란
우리가 디젤차로 생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요소수 공급 문제는 우리 삶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듯하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탄소 중립의 삶으로 진입하면서 유사한 사례들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가 있다. 모든 생명체는 탄소를 기반으로 삶을 영위했는데 탄소를 탈피하면 우리의 삶은 외계인의 생활처럼 보일 수도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의 영향을 고려하고 원료의 수급 문제를 상시 점검해야 하며 국민에게도 영향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들도 맑은 공기를 기대하여 흔들림을 참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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