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금융지주 이익, 자영업 ‘이자 감면’에 쓰자

‘수익의 원천’ 자영업 위해 8~9조원 출연해야 전 자영업 이자 1%p 줄이는 ‘이자감면 프로그램’ 국민 눈높이 맞추는 ‘사회적 책임’은 당연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김기홍 공동대표가 지난 10월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김기홍 공동대표가 지난 10월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송두한 민주연구원 부원장] ①에 이어
자영업∙소상공인 정책 지원,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나?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온 자영업 지원대책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 대책은 전국민 재난지원을 통해 자영업∙소상공인의 “매출증대”를 지원하는 간접 지원책이다.

전국민의 소비 여력을 높여 내수업종을 지원하는 내수진작책이라는 점에서, 경제정책에 가깝다. 보편으로 지급된 1차 재난지원이 여기에 속하는데, 짧은 기간(2~3개월)이었지만 유의미한 소비진작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번째 대책은 코로나 피해업종을 직접 지원하는 선별 구제지원책이다. 5차례에 걸친 재난지원 중 선별로 지급된 2~4차 재난지원과 손실보상제가 이에 속한다. 그러나 내수 침체가 장기화되는 불황 국면에서는 선별 지원만으로는 정책의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과거 선별 재난지원 사례를 보면, 대부분의 지원금이 고정비 지출공백을 메우는데 사용되었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익명의 설문조사를 보면, 재난지원금의 44%는 임대료 지출에, 14%는 인건비 지출에, 그리고 12%는 대출이자 상환에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자영업∙소상공인은 재난지원금의 절반 가까이를 임대료로 충당했다는 의미다.

마지막 대책이 자영업자 부채대책이다. 자영업은 내수업황이 부진할수록 대출이 증가하는 취약산업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이 860조원까지 증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발 내수침체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자영업∙소상공인이 부채함정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에 봉착해 있다. 부채대책이 빠진 자영업대책이 백약이 무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앞에서는 매출 증대를 지원하고 뒤에서는 부채 위험을 덜어줘야 실효성 있는 자영업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그간 금융당국이 자영업 위기극복을 위해 내놓은 부채대책을 살펴보면, 아무리 훑어봐도 ‘유례없는’ 펜데믹 위기에 ‘전례 있는’ 대책으로 대응한 것이 전부다.

첫번째로, 정부의 코로나 금융대책은 대부분 정책자금대출 지원이다. 긴급자금대출, 정책서민금융 등을 공급해 자영업∙소상공인이 직면한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단기 대책인 대출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결국 대출이 추가대출을 부르는 부채악순환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내수업종의 부채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융부담을 덜 수 있는 부채경감대책과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경제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자영업자대출 문제는 금융당국의 부채대책이 정책 실패에 가깝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가면, 자영업자대출의 양적 팽창, 질적 저하로 인해 자영업 구조조정이 가계부채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전가의 보도로 전락한 “만기연장 및 이자유예” 조치다. 대표적으로, “이자유예 및 만기연장”조치는 오늘의 문제를 내일로 미루는 미봉책이자 부실지연 대책에 불과하다.

이미 3차례에 걸친 이자유예 조치(지난해 9월, 올해 3월, 올해 9월)를 통해 만기와 이자상환이 내년 3월까지 연기된 상태다. 조치가 정상화되면 과연 1년 반치 밀린 이자를 쪼개서 내는 출구전략 마련이 가능할까?

잠재부실을 키워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부실 대책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의 펜데믹 실적이 일정 부분 수익의 원천인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환류하는 “이자감면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이자감면 프로그램”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금융당국은 “민관합동 부채대책TF”를 꾸려 실효성 있는 자영업자를 위한 이자감면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책임이 있다. 금융기관 역시 펜데믹 이익의 절반 정도는 일상회복 지원을 위한 환류소득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이자경감 방식으로 돌려줄 공익적 책임이 있다.

즉, 참여 주체인 금융기관과 자영업자가 공동부담의 원칙 아래 금융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만들자는 것이다. 금융기관이 이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 사익을 추구하는 사금융과 다를 바가 없다.

자영업자대출 이자감면 프로그램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되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전제 조건들이 존재한다. 먼저, ‘미친’ 대출금리 상승 추세를 바로 잡아야 한다.

대출총량 규제로 인한 인위적인 공급충격이 가파른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은행들이 지표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에서 우대금리를 폐지하고 가산금리를 축소함에 따라 대출금리 상승 속도가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대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용대란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실수요 시장은 불과 두달여 만에 대출금리가 1%p 가까이 폭등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4개 시중은행 신용대출 최고금리는 4.2%에서 4.7%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2%에서 4.8%로,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4.4%에서 5.4%로 폭등했다.

전세대출 역시 2%대 금리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고, 4%대 금리가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오르면, 이자감면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다.

5대금융지주, 올해 순익 절반 8~9조원 환원해야

두번째로는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실적의 절반 정도를 “펜데믹 이익공유”에 기여해야만 이자감면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다. 이들 금융지주의 올해 순익이 17조원 내외로 추산되는데, 이 중 절반인 8조~9조원 정도를 환류소득으로 환원해야 가능해진다.

5대 금융지주가 자영업자대출에 대한 이자감면을 단행하면, 정부는 세액공제, 제도개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해주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가 이자 감면액의 일정 부분을 이차보전 방식으로 보전해 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민관합동 부채대책 TF”를 구성해 논의하면 된다.

자영업자대출에 대한 이자감면 방식은 크게 2가지로 접근할 수 있다. 첫번째 방식은전체 자영업대출인 860조원에 대해 1%p의 이자감면을 단행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약 8.5조원의 재원이 소요되는데, 이는 금융지주의 “펜데믹 이익공유”를 통해 추진 가능한 수준이다.

두번째 방식은, 감면 대상을 “한계 차주”에 국한해 접근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고려해 봄직하다. 보편적으로 잠재부실 위험이 있는 한계 차주는 전체 대출의 10% 내외로 보고 있는데, 펜데믹 위기로 인한 부채위험을 고려하면 그 범주를 20%까지 확대해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860조원의 자영업자대출 중에서 20%인 170조원 정도가 이자감면 대상이 된다. 하위 20%의 자영업자대출의 평균금리를 5%로 가정하고 1년간 프로그램을 가동할 경우, 총 8.5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이 역시 5대 금융지주의 펜데믹 이익공유를 통해 충당 가능한 수치다.

금융위기 발현시 정부가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금융기관을 구제하곤 했다. 이번에는 금융기관이 위기에 처한 내수업종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차례다. 줄폐업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 환경을 감안할 때, 지금이 바로 이자감면 프로그램을 가동해 금융의 공공성과 포용성을 높일 수 있는 적기임에 분명하다.

실적 잔치에 매몰된 금융기관들이 ‘공정의 가치’를 담아내지 못하는 이유는 그 안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사회적 책임을 담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이 협력해 실효성 있는 이자감면 프로그램으로 자영업 위기극복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끝>

글쓴이

송두한 공정금융포럼 공동대표

송두한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공정금융포럼 공동대표, NH금융지주 NH금융연구소장을 지냈다. 미 오토바인 대학교 Visiting Assistant Professor,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를 했다. 저서는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향후 파급효과 진단'(2007),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2012), '경영분석을 위한 고급통계학'(20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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