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골프에 도전해 보실래요?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꾸준히 체력 단련으로 80세에’ 에이지 슈트’를 101세에 89타 친 이종진옹, 진한 감동 남겨

지난 2002년 한국선수 PAG 정규투어 첫 승을 따내며 한국 남자골프의 영웅로 떠올랐던 최경주도 이제 50세를 넘는 나이가 됐다. 지난해 9월 미국 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준우승하며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2002년 한국선수 PAG 정규투어 첫 승을 따내며 한국 남자골프의 영웅로 떠올랐던 최경주도 이제 50세를 넘는 나이가 됐다. 지난해 9월 미국 프로골프(PGA) 챔피언스 투어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 준우승하며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다. 사진= 연합뉴스

골프 이야기의 1장 1절은 당연히 ‘드라이버샷’이어야 하지만 골프 입문의 어려움에 대해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 칼럼의 댓글 다신 분중 한분이 “골프 배워야지 하면서도 미루고 있는데, (이 칼럼을 읽으니)빨리 배워 보고 싶어지네요”라고 골프 시작의 간절함을 토로했기 때문입니다.

그 독자분은 아마 50세 전후로 보이는데, 나이들어서 골프 입문하기가 보통 힘든게 아닐겁니다. 외국어나 악기 배우기와 마찬가지로 골프도 일단 저질러야 됩니다(학원 혹은 연습장 등록). ‘시작이 반(半)’이라는 격언이 있듯이 일단 등록하면 굴러가게 돼 있습니다.

‘시작이 반’인 골프...일단 저질러야

차일피일 미루시는 분들에게는 필자의 경우가 좋은 사례가 되겠네요. 필자는 40세에 시작했는데 그 스토리가 재미있습니다.

1993년 1월 어느 날, 친구 셋이 갑자기 저녁 먹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밥을 먹는데 친구 A가 “스포츠신문 중견 기자가 골프 안한다는게 말이 되나? 내가 쓰던 중고 클럽을 가져 왔으니 내일 당장 골프 연습장 등록해!” 그러자 B는 골프화를, C는 장갑과 양말을 가져와서 건네주는게 아닙니까.

그전까지 골프를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은 먹고 있었지만 장비 구입 등 비싼 비용에 ‘언감생심’이었죠. 하지만 친구 세명의 충정에 감동해 바로 다음날 서울 송파구의 집 근처있는 연습장에 등록을 하고 말았습니다.

일단 스타트는 끊었지만 장애물은 만만찮았습니다. 출근전 연습장엘 가야 하니 새벽같이 일어나는 게 어려웠습니다. 또 30년전 겨울 날씨는 지금보다 더 추워 새벽 5시 30분엔 체감 온도가 영하 20도였습니다. 등록비가 아까워 연습장엘 거의 매일 가야 했으니 여간 정성이 아니고서는 기본기 쌓기가 어려웠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였죠?

그렇게 한달 보름을 연습하고 3월초에 첫 라운딩, 골프의 매력에 푹~빠지다 보니 30년 가까이 1000회 라운딩 경력을 쌓고 칼럼까지 쓰게 됐습니다. 친구들이 아니더라도 몇 년후 다른 계기로 시작을 했겠지만,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 일찍 입문해 더많은 캐리어를 쌓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주위에 골프 입문을 주저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면 제 친구들이 도모했듯이 골프 클럽, 골프화, 장갑 등을 준비해 ‘서프라이징(깜짝 이벤트)’을 해보십시오.

황영조 “마라톤이나 골프나 고비 넘기기 힘든 건 똑같아”

골프 입문의 어려움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로부터 들어봅니다. “세계적인 마라토너도 레이스가 너무 힘들어 달리는 도중 17번 정도 포기할까 망설이게 됩니다. 궤도에 올라서기까지 고비가 많은 건 골프와 비슷하죠.”

풀코스(42.195km)에 17번 포기라면 약 2.5km에 한번 꼴이니 얼마나 힘든지 상상이 가시죠? 여기에 비하면 골프의 어려움은 능히 감당할수 있습니다.

힘들게 시작한 만큼 과실은 달콤합니다. 봄~가을 마음맞는 친구들과 운동을 곁들여 꽃과 나무와 연못이 어우러진 자연을 거니는 낭만은 무엇으로도 바꿀수 없습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청정지역’을 만끽하는 즐거움은 야구, 축구, 테니스 등 다른 실외 스포츠와는 또다른 맛이죠.

골프는 은퇴후에 더 빛이 납니다. 60세 이후에도 18홀에 1만보 이상 걷는 골프를 즐긴다는 건 ‘건강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40~50대들과 동반 플레이하면서도 시니어 티가 아닌 화이트 티를 고집, 드라이버샷 180~200m를 날리는 쾌감은 돈으로도 살수가 없죠.

이런 장타를 날리려면 평소 체력 단련을 열심히 해야 되니 ‘100세 건강’은 절로 따라 옵니다.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에이지 슈트’에 도전하면 건강 지수는 더 높아집니다. 에이지슈트는 80~81세에 달성할 확률이 높은데, 그때까지 18홀을 늠름하게 돌려면 보통 체력으로는 안됩니다. 근육운동을 곁들인 지구력, 순발력 훈련을 게을리 말아야 합니다(기량 유지는 기본).

필자는 얼마전 101세 생일인 2012년 9월 5일에 89타를 친 이종진옹(1911~2014)의 라운딩 이야기를 듣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습니다. 101세라면 걷기도 힘든 나이인데 무거운 드라이버로 110m를 날리시고 아이언채를 휘두르셨다니 그저 벌린 입을 다물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당시 스코어카드를 보니 파 1개에 보기 17개로 89타였더군요(생애 마지막 라운드는 101세 7개월인 2013년 4월로, 필자가 우연히 연결된 이 옹의 조카로부터 확인).

101세 초고령에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파워풀한 스윙을 과시하고 있는 이종진옹. 2012년 9월 5일 경기도 캐슬렉스cc에서 101세 생일을 기념하는 라운드중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이종진 옹의 조카 이연수 씨.
101세 초고령에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파워풀한 스윙을 과시하고 있는 이종진옹. 2012년 9월 5일 경기도 캐슬렉스cc에서 101세 생일을 기념하는 라운드중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제공=이종진 옹의 조카 이연수 씨.

‘100세 장수시대’를 넘어 ‘100세 골프!’. 여러분, 이를 악물고 도전해볼만하지 않습니까. 물론 이를 달성하자면 재력도 만만찮아야 합니다. 재테크에도 신경쓰고 절약정신도 몸에 배야 합니다. 또 술마시는 비용을 줄이면 더 건강이 좋아지지 않습니까?^^

저는 남은 골프 인생의 목표를 에이지 슈트를 넘어 ‘100세 골프’로 확고히 정했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동참하시죠!

글쓴이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칼럼니스트는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스포츠기자로 활동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PRN 부사장과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역임했다. 2013년 파이낸셜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주간조선, 한국경제, 스타뉴스, 오피니언 타임스, 미디어빌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중. 저서는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파워 골프" 두 권이 있다. 생애 최저 74타(2013년 솔모로cc), 핸디캡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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