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회에서 상(賞) 하나는 건져야죠?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1주일 전부터 음주 피하며 컨디션 관리하고 이틀에 한번 연습장...스윙 감각도 살려두고 하루전 그립 세척하고 숙면을..’굿샷’ 준비 끝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고진영. 사진=AFP/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고진영. 사진=AFP/연합뉴스

가을이 오는 듯하더니 금세 겨울의 문턱이다. 지난 3월 시즌 오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끝 무렵. 10월 중하순이면 개인들은 올해 마지막 일정을 잡느라 부산하고 단체들은 납회를 준비하며 한해를 마감한다.

납회는 개별 시상을 겸하며 대회로 진행되는 게 관례. 단체별 회원들은 저마다 입상을 위해 연습에 몰두한다. 납회 시즌에 우승과 메달리스트(최저타), 롱기스트, 니어리스트 등 상을 하나라도 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필자의 경우부터 살펴보겠다.

10여년전 11월초, 20명이 속한 단체에서 위의 4가지 상을 내걸고 납회를 가졌다. 필자는 당시 컨디션이 좋아 상 욕심을 크게 냈다. 최소 2관왕을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납회 1주일 전부터 음주를 자제하고 이틀에 한번씩 연습장엘 들렀다.

알코올은 ‘나이스 샷’ 방해해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는 금주가 최우선이다. 1주일만 알코올 섭취를 멀리하면 몸이 가벼워지는 건 정해진 이치.

연습이 중요한 건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이틀에 한번씩은 해야 효과가 크다. 우리 뇌는 이틀을 쉬면 스윙 감각을 잃기 때문에 좋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틀에 한번은 연습장엘 가야 한다. 야구에서도 제 아무리 잘 치는 3할타자라도 이틀 스윙을 하지 않으면 감을 잃어버린다고 하지 않는가.

골프에서도 싱글 핸디캡을 유지하려면 1주일에 한번 라운드, 두번 연습(혹은 두번 라운드, 한번 연습)의 루틴이 원칙이다.

금주와 연습으로 납회 준비가 끝일까? 더 철저하게 준비하려면 라운드 이틀 전부터 최종 점검에 들어가야 한다. 우선 인체생리학적으로 잠을 못 잔 역효과는 이틀 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하루 전날보다 이틀 전에 숙면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이틀 전에 푹 잤다면 하루 전날 잠을 설쳤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물론 하루 전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 평소 라운드 전날도 설렘에 잠을 설치기 일쑤인데 대회를 겸한 납회라면 더 긴장하지 않겠는가. 잠을 잘 자려면 낮에 1만보 이상을 걷거나 운동량을 늘려 취침 전 몸을 피곤한 상태로 만드는 게 좋다. 또 앞서 이야기했듯이 4~5시간만 숙면을 취하면 되므로 가능한 늦게 잠자리에 들면 선잠을 막을 수 있다. 술에 약하지 않은 골퍼라면 와인 한잔 정도 마시고 자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하루 전날 가족과 화합, 라운드에 좋은 영향

또 고무 손잡이 그립이 새것이 아니거나 오래 씻지 않았으면 깨끗이 세척해 두는 것이 좋다. 땀과 때를 깨끗이 씻어낸 그립은 손바닥에 착 달라붙어 ‘굿샷’을 만들어 낸다.

중요한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라운드 전날 밤에는 가족 특히 부인(혹은 남편)과 다툼이 있어서는 안된다. 일시적으로 화가 나거나 갈등을 일으키면 악몽을 꾸는 등 수면에 지장을 주는 탓이다.

필자는 10여년 전, 위의 유의사항을 잘 지킨 결과 ‘우승, 메달리스트, 니어리스트’ 등 3관왕에 올라 회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롱기스트는 10m 차이로 2위에 그쳐 ‘꿈의 전관왕’을 아깝게 놓쳤다.

많은 독자들은 이 글을 읽으면서도 “에이, 상 타려고 그럴 거까지 뭐 있어. 그냥 평소대로 준비하면 되지”라고 말할 것 같다. 물론 만사에 예민해 하지 말고 늘 하던 대로 술 좀 마시고 운동도 적당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특히 “내가 상 못 타면 열심히 준비한 다른 회원이 트로피를 가져가겠지”라며 느긋하게 맞이하면 뜻밖의 좋은 스코어를 낼 수도 있다.

하지만 1년에 한번쯤은 긴장하며 대회 입상을 벼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살면서 짜릿한 승부를 겨루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 한해 한번은 열정으로 뭉쳐 도전 정신을 발휘하는 것도 삶의 또다른 활력소가 될 수 있다.

‘1주일 프로젝트’로 열심히 준비했다가 상 하나 건지는 재미, 한번 만끽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글쓴이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칼럼니스트는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스포츠기자로 활동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PRN 부사장과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역임했다. 2013년 파이낸셜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주간조선, 한국경제, 스타뉴스, 오피니언 타임스, 미디어빌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중. 저서는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파워 골프" 두 권이 있다. 생애 최저 74타(2013년 솔모로cc), 핸디캡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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