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봄의 히든 카드’는 러닝 어프로치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3~4월 그린 엣지에서 숏 아이언으로 승부 라운드전 1~2분 연습후 ‘비장의 무기’로
또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드라이버샷’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으나 초봄엔 드라이버샷보다 ‘러닝 어프로치’가 더 중요해 그 요령을 먼저 알려 드리겠습니다. 오늘이 아닌, 2주후 쓰기엔 라운딩 타이밍상 너무 늦기 때문입니다. 러닝 어프로치를 먼저 복싱에 비유해 볼까요.
1980년대 초반 주니어 라이트급의 강자 최충일은 한국 복싱 사상 가장 위력적인 스트레이트를 날려 세계 챔피언은 따논 당상이라는 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982년 랭킹 1위 자격으로 두 차례 가진 세계 타이틀 매치를 모두 컨디션 조절이 어려운 원정경기(LA·마닐라)로 치러 아깝게 정상 등극에 실패했죠. 그러나 전광석화같은 뻗어치기로 상대방을 일격에 쓰러뜨리는 ‘칼날 스트레이트’는 올드 복싱팬들의 뇌리에 생생히 남아 있습니다.
골프의 ‘러닝 어프로치’는 복싱의 ‘칼날 스트레이트’에 비유됩니다. 잽싼 스트레이트 한 방으로 상대를 눕히듯, 핀에 바짝 갖다 붙이는 ‘명품 어프로치’는 동반자를 얼어붙게 만듭니다.
피칭 웨지로 어프로치하면 ‘뒤땅’ 일쑤
잔디가 제대로 올라오기 전인 4월말까지는, 공이 핀까지 20~40m를 남긴 거리에서 주말 골퍼는 어프로치에 애를 먹습니다. 특히 3월 중하순에 미스를 많이 저질러 스코어를 망치기 일쑤죠.
잔디가 파릇파릇할 때처럼 피칭 웨지로 굴리는 탓에 ‘뒤땅’ 실수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잔디가 시들해 있으므로 공을 정확히 맞히기가 어렵고 공을 맞히더라도 핀까지 거리 맞추기 또한 힘듭니다.
이를 방지하는게 러닝 어프로치인데 아마추어들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될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어프로치 요령을 몰라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스코어 80대 초중반의 ‘준(準)싱글’도 10명중 절반은 러닝 어프로치에 대한 개념이 부족합니다. 그린 앞까지 공을 잘 보내놓고도 이후 어프로치 미스로 더블보기 이상을 범하는 걸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라운드 도중의 원포인트 레슨은 다른 동반자들에게 결례이므로 이어지는 실책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잔디가 잘 자라 있는 ‘늦봄~여름~초가을’엔 피칭 웨지로 공을 살짝 띄워 굴리면(피치&런) 핀에 붙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잔디 상태가 안 좋을 땐 빗맞아 생기는 ‘뒤땅’이 나오기 쉽기 때문에 러닝 어프로치를 반드시 익히고 라운드에 나서야 합니다.
러닝 어프로치는 8, 9번 아이언을 사용하기 때문에 뒤땅을 칠 확률은 10%도 안됩니다. 요령은 왼발을 45도 가량 오픈하고(오른손잡이의 경우) 클럽 페이스를 직각으로 세운 다음 퍼팅하듯 가볍게 스트로크하면 됩니다.
물론 프로들은 러닝 어프로치 대신 손에 익숙한 퍼터를 사용하지만, 아마추어들은 잔디의 역(逆)결을 계산하기 어려워 퍼터 사용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죠. 러닝 어프로치의 장점은 핀에 붙여 원 퍼팅, 파로 홀아웃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운동신경이 좋은 이들은 러닝 어프로치를 라운드 도중, 쉬는 틈을 타 바로 익힐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이들도 연습장에서 10분만 훈련하면 적응할 수 있습니다. 라운드전 연습 그린이나 1번 홀 티잉 그라운드 뒤쪽에서 1~2분 연습을 해도 곧장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러닝 어프로치 감이 없으면 그린 근처에서 뒤땅을 쳐 무조건 한 타를 손해보고, 잘못 친 상실감에 또 미스를 저질러 두, 세 타를 까먹을 수 있습니다. 핀까지 20~40m를 남기고 3~4타를 더 친다면 그날 스코어는 보나마나죠.

‘공이 지나갈 자리’를 정확히 예측해야
여기서 꼭 새겨야 할 게 있습니다. “나는 퍽이 지나간 자리가 아니라 나아갈 자리로 움직인다”는 ‘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명언입니다.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가 연설에서 자주 인용한 말입니다.
공이 지나간 자리가 아니라 공이 지나갈 자리를 정확히 예측한다면 ‘싱글로의 길’은 훨씬 단축됩니다. 러닝 어프로치로 공을 핀에 붙여 ‘오케이~!’ 소리를 들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느낄수 없죠.
이번주 라운딩부터 실전에서 효과적으로 써 먹어 보십시오. 날카로운 스트레이트 한방처럼 상대방의 의표를 ‘콕~’ 찌를수가 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