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과 매너 모르는 골린이들, 누가 가르쳐줄까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코로나19로 2030세대들 무작정 골프 입문 ‘셀프 멀리건’, ‘모래로 티’등 제멋대로 치는데
한국의 골프 인구가 일본의 골프 인구를 사상 처음으로 추월했다는 뉴스는 골프계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 발간된 ‘레저 백서 2022’에 따르면 한국 골프 인구는 지난해 564만명으로 2019년보다 94만명이 늘어났다. 일본 골프 인구는 2020년 520만명으로 전년보다 60만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골프 인구는 2009년 293만명에서 2019년에는 470만명으로 증가했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골프 인구가 564만명으로 20% 급증했다. 반면 일본의 골프 인구는 2009년 960만명에서 2020년에는 520만명으로 420만명이나 급감했다. 이른바 ‘단카이(團塊, 2차 세계대전후 베이비붐 세대. 1947~1949년 출생) 세대’가 은퇴하면서 골프를 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골프 인구 급증은 알려졌다시피 코로나19 사태의 반사이익으로 생겨났다. 해외 골프 여행객들이 모두 국내 골프장으로 쏟아졌고 해외 여행을 못나간 젊은 세대들의 골프 입문 러시도 이뤄졌다. 어쨌든 골프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골프 산업이 활성화됐지만 그 이면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첫째,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은퇴한 6070세대들이 부킹난(難)과 급격히 인상된 그린피를 감당하지 못해 골프장 출입을 삼가고 있는 것. 이들에게 주말 라운드는 언감생심이다. 평일 대중제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그린피+카트피+캐디피+식대+왕복 기름값’은 3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체력이 서서히 저하되는데다 왕복 세시간 가량 운전하는 것도 힘들어진다. 부킹도 쉽지 않다. 대중제든, 회원제 골프장이든 워낙 경쟁률이 심해 정규 인터넷 부킹시간에 들어가도 손동작이 느려 젊은이들에게 접속이 밀리기 일쑤다. 게다가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니, 가장으로서 절약에 앞장서야될 처지다. 이래저래 은퇴후 나빠진 재정상황을 감안하면 아쉽지만 ‘골프 졸업’을 앞당길 수밖에 없게 됐다.
‘필드의 신사, 숙녀’되도록 골프 선배들이 가르쳐줘야
두 번째, 2030 골린이(골프+어린이)가 늘어남에 따라 골프장 매너와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년여전 갑자기 골프를 시작하게 된 이들은 정상적인 골프 교습을 거의 받지 못했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대충 기량을 익힌 뒤 필드로 나갔으니 공은 이리저리 날라다니고 룰과 매너를 알지 못해 다른 내장객들에게 민폐를 끼치기 일쑤다.
골린이들의 꼴불견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티샷이 잘못 됐다고 ‘셀프 멀리건(스스로 공을 한번 더 치는것)’을 밥먹듯이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스크린 골프장에서의 잘못된 습관 탓). 심지어 뒷팀이 보고 있는데도, 또 캐디가 빠른 진행을 종용하는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두 번씩 샷을 해 내장객들 사이의 갈등과 다툼을 유발시키고 있다(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규제하지 않고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OB가 난 공을 페어웨이 중앙으로 던져 다음 샷을 이어가는건 애교로 볼수 있다. 하지만 벙커에 빠진 공을 모래로 티를 만들어 ‘불법 샷’을 하는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숨을 짓게 만든다. 룰과 에티켓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필드에 나섰으니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지만 골프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늘어나는건 매우 심각한 현실이다.
‘골린이’들에게 단체로 룰과 에티켓에 관한 교육을 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실제 라운딩때 골프 선배들이 이런 몰상식한 광경을 보게 되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정중히 올바른 태도를 알려 주는게 좋다. “내돈 내고 내맘대로 치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버럭 화를 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반면 “아, 그런 룰과 매너는 전혀 몰랐습니다.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고마워 하는 이들이 100명중 99명은 될것이다.
영국 속담에 “그 사람의 인간성을 아는 데는 골프 한 라운드면 충분하다”는 게 있다. ‘필드의 신사’, ‘필드의 숙녀’는 못될지언정 손가락질을 받는 골퍼가 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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