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 슈트 도전’ 꿈이 아닙니다!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70대 나이엔 어려워...대부분 80대초반에 달성 친구 지원· 연습과 장비· 골프장 활용 등 비결 있어 최고령 에이지 슈터는 98세때 달성한 이종진 옹

잭 니클로스가 지난해 마스터스 대회에서 시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잭 니클로스가 지난해 마스터스 대회에서 시타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신의 나이보다 같거나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걸 골프에서는 ‘에이지 슈트(Age Shoot)’라고 합니다. 이를 달성한 이는 에이지 슈터이고요. 골프에 입문한 사람들은 누구나 에이지 슈트에 대해 알고 있지만, 주위에 물어보니 ‘먼나라 이야기’로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더군요. “남 이야기? 절대 아닌데...”

선배들 예를 보면 에이지 슈트는 80세 혹은 81세에 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 나이는 만 나이가 아닌 우리 나이입니다. 오는 6월 28일부터 법적으로 모든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한다고 하지만 에이지 슈트 부문만은 만 나이가 아닌 우리 나이를 적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1년이라도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죠. 80세가 넘어도 80타 혹은 81타를 기록할 가능성은 많지만 70대 후반에 70대 타수를 만들어내기는 웬만해서는 힘듭니다. 그래서 에이지 슈트 기록자는 80대 초반의 시니어들이 대부분입니다.

60 나이는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

에이지 슈트에 관해 상세히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두 사람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A씨는 62세의 정형외과 의사입니다. 젊어서부터 근육 운동을 많이해 장타자로 이름을 날립니다. 정확성이 문제이긴 하지만 제대로 맞으면 드라이버샷한 공이 240m는 거뜬히 날아갑니다.

이런 장타자는 에이지 슈트를 달성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웬만한 파 4홀은 세컨샷을 숏 아이언 혹은 어프로치로 ‘파 온’이 가능하니 8, 9번 아이언과 피칭 웨지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면 파 혹은 버디를 잡을 수 있습니다.

파 5홀에서도 세 번째샷은 대부분 숏아이언 아니면 어프로치이므로 역시 파 혹은 버디를 기록할 가능성이 많죠. 그런데 A씨는 벌써부터 에이지 슈트에 대한 도전 의욕을 접었습니다. 등산, 자전거타기 등 다른 취미를 포기할수 없어 골프에 매진할 수 없다는 이유랍니다. 매우 아쉽습니다.

하여간 독자들중에서도 장타자인 5060들께서는 드라이버샷을 잘 다듬어 에이지 슈트에 꼭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70 나이에 10년 준비해서 달성해내자

B씨는 칠순을 맞이한 올해, A씨와 달리 에이지 슈트에 대한 열정을 마음 속에 품게 됐습니다. B씨가 속한 골프 모임에서 올해부터 화이트티보다 20~30m 거리가 짧은 시니어티에서 티샷을 하기로 결정한 데 고무됐습니다. 그는 평소 화이트티에서 81~85타를 유지했었는데 시니어티를 이용한 지난 4월엔 76타로 생애 최저타를 기록한 게 아닙니까?

B씨야말로 에이지 슈트에 가장 근접한 셈입니다. B씨는 연습과 라운딩을 병행하면 70대 후반에 에이지 슈터가 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에이지 슈트는 10년 이상 준비를 해야 획득할 수 있는 기념비입니다.

이 칼럼을 읽는 독자중 7080분들은 드물겠지만, 평균 82타인 80세의 C씨를 예로 들어 에이지 슈트를 달성할수 있는 비결을 알아보겠습니다.

C씨는 드라이버 거리가 160m 안팎이지만 ‘파 온 확률’을 높이기 위해 3, 4, 5번 우드샷 연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어프로치와 퍼팅 노하우 익히기에도 소홀하지 않고요. 연습을 충분히 했다면 이제 실전이 문제죠. 여기서부터 특별한 비결이 필요합니다.

먼저 하루 날 잡아서 에이지 슈트를 달성하겠다고 해서는 어렵습니다. 잔디가 완전히 올라온 6월중 나흘 정도를 정해야 합니다. 물론 80세 나이에 나흘 연속 라운딩을 한다는 건 굉장한 무리죠. 그러므로 1, 2일 라운딩 후 3일째는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흘째 다시 도전하는거죠.

나흘중 사흘 라운딩하려면 골프장 난이도와 티오프 시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첫날은 오전 9시 전후, 둘쨋날은 오후 1시 전후가 좋습니다. 4일째는 오전 9~10시가 적당합니다. 이런 일정을 동행해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친구의 지원, 부인의 격려가 ‘필수’

다음은 골프장을 잘 골라야합니다. 가능한 똑같은 골프장을 부킹해야 코스 적응이 쉬워 스코어를 줄이기가 가능해집니다. 만약 같은 골프장 부킹이 어렵다면 첫날은 거리가 길고 페어웨이가 좁은 곳으로, 둘쨋날은 조금 쉬운 코스로, 넷째날은 아주 평이한 곳, 예를 들어 평지 코스의 도고CC(충남)같은 골프장에 부킹해 나선다면 마지막날은 에이지 슈트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왜 필요하다고 말씀드렸냐 하면, 세차례 라운딩을 하려면 만만한 동반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운전해서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지 어려우므로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꼭 이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라운딩 도중 여러 가지 조언과 격려를 받아야 기록 달성이 가능한 까닭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하고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이 새 장비를 구입해서 연습하는 것입니다. 75세쯤에 최신형의 풀세트를 구입, 5년 정도 손에 익으면 마음 먹은대로 공을 보낼 수 있습니다. 프로 선수처럼 장갑은 새 것으로 여러개 준비해야 하고요.

단단한 의지와 도전 정신이 중요하긴 하지만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는 오히려 낭패를 봅니다. 다시 말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 미스샷할 확률이 높죠. 그린에서 파 혹은 버디 찬스에서 반드시 홀컵에 공을 넣어야 겠다고 긴장도를 높이면 ‘3퍼트’를 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도전 정신이 좋긴 하지만 욕심이 과하면 원하는 스코어를 얻기 어렵습니다. 실수를 하더라도 오늘 아니면 내일, 이번주 아니면 다음주에 다시 도전한다는 겸허한 자세를 가지는 게 오히려 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친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친구보다 더 중요한 사람이 부인입니다. 부인이 응원과 격려를 하기는커녕 “나이들어 뭐 한다고 골프에 목숨을 걸어?”라며 핀잔을 주면 계획은 세우기도 어렵고 실행하긴 더 어렵습니다.

상황을 바꾸려면 부인에게 근사한 저녁을 대접하면서 “여보, 대단한 기록에 도전하려는데 그때까지만 좀 참고 기다려줘. 기록 세우면 멋진 목걸이 하나 사줄게~”라고 애교담긴 간절한 부탁을 하면 안 들어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국내 최고령 에이지 슈터는

1. 2012년에 102세의 이종진 옹이 골프중 퍼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출판사 한문화
1. 2012년에 102세의 이종진 옹이 골프중 퍼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출판사 한문화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최고령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분은 10년전에 돌아가신 고(故) 이종진씨 입니다. 그는 98세때 89타를 기록(첫홀 파, 2~18번홀 올 보기)한 바 있습니다.그는 102세 3개월때에도 라운딩을 해 최고령 라운딩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5060 여러분, 10년이란 세월 금세 흘러갑니다. ‘에이지 슈터’는 충분히 가시권에 있는 목표인만큼 지금부터 차근차근히 준비해 가시길 바랍니다. 102세에도 18홀 내내 카트타지 않고 걸어 다니셨던 이종진 옹을 생각하면 투지가 샘솟을 것입니다.

글쓴이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칼럼니스트는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스포츠기자로 활동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PRN 부사장과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역임했다. 2013년 파이낸셜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주간조선, 한국경제, 스타뉴스, 오피니언 타임스, 미디어빌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중. 저서는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파워 골프" 두 권이 있다. 생애 최저 74타(2013년 솔모로cc), 핸디캡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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