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즐거움에 무릎 통증도 없애준다고?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즐거운 라운딩에 무릎근육 긴장 ‘효과’ 당뇨·비만 치료에 부부 금슬까지 좋아져 1년 집중하면 홀인원과 알바트로스도
“추위야 물렀거라~파크골프가 납신다!”
지난 5일 오전 9시 경기도 양평파크골프장.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100명이 넘는 동호인들이 운동에 열중하고 있었다. 양평파크골프장은 전국 최대의 81홀(장애인용 18홀 포함) 규모여서 쌀쌀한 날씨에도 인근 지역은 물론, 서울에서 원정온 골퍼들로 북적거렸다.
최근 몇 년새 파크골프 인구가 부쩍 늘긴 했지만, 어떻게 추위를 무릅쓰고 사람들이 몰릴까. 더구나 추위에 약한 6070들, 특히 나이든 여성들이 파크골프에 몰입하는 이유는 뭘까?
해답은 동호인들과의 인터뷰에서 바로 나왔다. “건강이 좋아졌다”,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고 있다”, “무릎 상태가 개선되고 있다”는 답이었다. 아니, 이게 정말 사실일까. 개별 인터뷰를 소개해보자.
#윤희정씨(64․서울 송파구)=현대 무용을 30년 가까이했다. 알다시피 무용을 오래 하면 발목과 무릎 상태가 나빠진다. 파크골프를 하기 전까지는 스포츠 테이핑을 하지 않으면 무용 동작을 할 수 없었다. 지인의 소개로 파크골프에 입문한지 6개월, 스포츠 테이핑을 하지 않아도 걷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정형외과 의사들은 믿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실인 걸 어떡하나. 1958년 개띠들의 모임인 ‘멍 클럽’ 회원이 전국에 150명 되는데, 단결력이 강해 하루전에 콜해도 너도나도 참여하고 있다. 나 역시 1주일에 2, 3일 참가할 정도로 열성회원이다.
#이수인씨(65․경기도 성남)= 비만과 무릎 통증으로 오래 고생했다. 병원엘 다녀도 잘 낫질 않았다. 그런데 친구의 소개로 파크골프에 입문해 1년간 거의 매일 골프장에 가서 운동하고 걸었더니 거짓말같이 정상 체중을 되찾았다. 무릎도 하나도 아프지 않다.
#최봉두씨(67․경기도 하남)= 대학교 때까지 럭비 선수로 활동한 후유증에 늘 과식을 한 탓인지 나이드니 엄청 살이 쪘다. 110kg까지 체중이 불어 고혈압, 당뇨, 비만에 시달려 약을 달고 살았다. 그런데 3년간 파크골프장엘 열심히 다녔더니, 세가지가 모두 개선됐다. 지금은 약을 한알도 먹지 않고 있다.
#유용기씨(70․서울 양천구)= 파크골프 1년을 하면서 건강이 좋아진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부부 사랑이 돈독해졌다. 아내가 몇 년전 교직에서 은퇴한 이후 친구들과 매년 거의 3천만 원을 들여 해외 여행을 다녔다. 나하고는 취미가 안 맞아 따로 놀았다. 하지만 함께 파크골프를 즐기면서 ‘신혼’이라고 표현하면 좀 과장된 거지만 아무튼 사이가 엄청나게 좋아졌다. 아내와 수시로 지방 파크골프장을 다니는데 그래봤자 연간 둘이서 몇 백만 원을 쓰는 정도다. 돈 절약에 건강 챙기고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다.
#허철구씨(70․서울 송파구)= 이런저런 말을 해봤자 아무 소용없다. 내일 당장 가까운 골프장엘 가보길 권한다. 첫 날부터 파크골프의 재미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정통 골프를 오래하던 친구들이 “에이, 그게 무슨 골프야? 운동이나 돼?”하고 파크골프를 우습게 봤는데, 지금은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파크골프에 입문하면 ‘새로운 삶’을 산다고 보면 된다.
치료약 끊고, 스포츠 테이핑도 ‘굿바이’
운동량으로 따지면, 18홀에 50분~1시간 소요되는 파크골프가 18홀에 4~5시간이 걸리는 정통 골프보다 적은 편이다(파크골프는 체력이 닿는 한 54~72홀을 돌 수 있어 운동 시간은 비슷하다). 잔디 상태는 정통 골프장이 파크 골프장보다 훨씬 좋아 폭신폭신하다.
무릎 보호나 통증 완화에 정통 골프장의 조건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 정통 골프장에서는 무릎 상태가 개선됐다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파크 골프장에서는 저절로 ‘이구동성’이 터져 나올까.
단적으로 말해 ‘즐거움’의 유무다. 정통 골프장은 지켜야 할 규칙이 많고 OB니 워터 해저드니, 벙커니 장해물 같은 것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또 어프로치를 잘못하거나 3퍼트를 해 스코어가 망가지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이에 반해 파크 골프는 2벌타의 OB만 피하면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지켜야 할 규칙은 이것 뿐이다. 거리 욕심만 내지 않으면 OB가 날 수 없으므로 ‘룰에 대한 스트레스’는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정통 골프장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짜릿한 버디와 이글을 자주 겪을 수 있고, 평생 한번 하기 힘든 홀인원이나 알바트로스의 기쁨을 1년에 한, 두차례씩 만끽할 수 있으니 홀을 맞이할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필자는 두 번째 라운드만에 47m짜리 파3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내기를 하는 분들도 있다. 내기는 보통 한 타에 100원인 ‘동전치기’이거나 크게 한다 해도 1만원짜리 점심값 정도여서 플레이가 마냥 즐거울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파크골프장엔 늘 웃음꽃이 핀다. 또 70대 중후반의 할머니들이 50m 안팎의 파3홀에서 한번에 공을 그린에 올리는 힘찬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도 신기하지만, 어려운 테크닉을 익힌 본인들의 기분은 얼마나 짜릿할 것인가.
무릎 통증이 완화된다는 경험담을 의학적으로 살펴보자. ‘재활의학&통증’ 전문병원인 카이로 킴의원의 김현철 원장은 “하루 1만보 이상 걷는 게 건강에 좋다는 건 다 알려진 사실이나 무릎 상태가 개선되는 건 여러 사례를 관찰해봐야겠다. 다만, 파크골프는 크게 스윙을 하지 않고 공을 때리는 만큼 무릎 주변 근육에 적당한 긴장감을 주므로 나이드신 분들에게 운동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며 “통증 완화 부분은,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즐겁게 플레이하는게 비결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준비운동을 반드시 해야 부상 예방이 가능하며, 영하의 날씨에는 18~27홀 정도만 돌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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