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 챔프에게 배우는 골프 비결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겨울철 끈질긴 연습해야 핸디캡 줄여 박민지처럼 정확한 세컨샷 만들기 홍수환 챔프, 기마 자세와 강한 하체

왼쪽 사진처럼 팔만 뻗어서는 펀치력이 나오지 않는다. 오른쪽 사진처럼 몸통을 돌려야 펀치에 파워가 실린다. 골프도 팔로만 치면 거리가 나지 않고 슬라이스 구질이 된다. 몸통 회전이 중요한 이유다. 사진제공= 홍수환 체육관
왼쪽 사진처럼 팔만 뻗어서는 펀치력이 나오지 않는다. 오른쪽 사진처럼 몸통을 돌려야 펀치에 파워가 실린다. 골프도 팔로만 치면 거리가 나지 않고 슬라이스 구질이 된다. 몸통 회전이 중요한 이유다. 사진제공= 홍수환 체육관

미국이나 한국이나 젊은이들이 공통으로 원하는 건 뭘까? 몇달 전 미국 하버드대 재학생들을 상대로 장래의 소원을 조사한 결과, 80%가 ‘부자가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 직후 국내 한 여론조사 업체에서 20대 대학생들의 소원을 조사해보니 역시 결과는 80%가 ‘부자 되기’였다.

새해 골퍼들의 소원은 무엇일까. 한국이나 미국이나 스코어를 줄이고 싶다는 염원이 80% 이상일 것이다. 60대 후반인 필자의 대학 동기생은 평생 연습 않고 연간 라운드 횟수는 10차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최근 골프 동호인 모임에서 “올해 꼭 핸디캡을 1~2타 줄이겠다”고 말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핸디캡을 전년도보다 1타라도 줄이려면 “겨우내 연습장엘 자주 다니겠다”든지 하는 각오를 밝혀야 하는데, 입 만으로 골프를 잘 치겠다고 하니 좀 기가 차다는 표정들이었다.

하여간 연습을 많이 하는 이나 적게 하는 이나 스코어 줄이기 욕심은 똑같다는걸 보여주는 사례다.

타이거 우즈 파워풀 스윙, 좋긴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동작을 따라 하고 싶은 롤 모델이 반드시 있다. 모델은 자신의 드라이버 비거리와 비슷한 프로 선수를 대상으로 삼게 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파워 넘치는 스윙은 정말 본받고 싶다. 그러나 그의 파워풀한 스윙은 결코 따라 할수 없는, 또 따라 해봤자 흉내를 낼수 없는 ‘남의 나라 이야기’이다.

그래서 40~50대 힘 깨나 쓰는 남성들이라도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의 정상급 프로를 눈여겨본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10~220m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KLPGA 대세는 박민지(25)다. 그는 2021~2022년 연속으로 6승씩을 거둬 통산 16승에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박민지를 따라하기는 마음 먹은 만큼 쉽지 않다. 박민지는 말하자면 ‘수비형 골퍼’인 탓이다. 드라이브 비거리가 240야드(약 219m)로 전체 프로 중 35~40위권에, 페어웨이 안착률은 70%로 95위권인데 평균 타수(70.15타)는 최상위급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드라이버를 멀리, 정확히 날리진 못하지만 엄청난 집중력으로 공을 핀에 갖다 붙이는 스타일이다. 핀에 갖다 붙이지 못할 때는 5~7m 거리 퍼팅을 ‘백발백중’으로 성공시켜 라이벌들의 기를 죽이기 일쑤다.

집중력은 타고난 것이어서 아마추어들이 따라 하기가 힘들다. 얼핏 보면 드라이버를 대충 치다시피하는 박민지에게서 배울 것은 ‘뛰어난 세컨드 샷’이다.

어떻게 하면 눈부신 세컨드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거나 그린 근처로 보낼 수 있을까. 좀 엉뚱하게 ‘전설의 복서’ 홍수환(73)에게서 그 비결을 배워 보자. 3040들은 홍수환 프로에 대해 잘 모를 것 같아 간략히 소개하면 그는 ‘4전(顚)5기(起)’라는 신화를 남긴 투혼의 복서다.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 홍수환은 홈링의 엑토르 카라스키야를 맞아 2라운드에서 4번 쓰러지고도 3라운드서 상대를 KO로 눕혀 챔피언 벨트를 차지, TV중계를 보던 전국민을 열광시켰다.

‘4전5기의 신화 스토리’를 20여년간 관공서, 대기업, 군부대 등에서 1300회 강연한 그를 최근 만났다. <더 칼럼니스트> 독자 여러분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서다. ‘생생한 이야기’는 복싱이 아니라 골프에 관해서다. 싱글 핸디캐퍼인 그가 통산 홀인원을 5번이나 했다면 ‘정확한 샷’을 날리는 무언가 특별한 비법이 있지 않을까.

기마자세, 삼각형 그리고 하체 힘

그런데 그의 비결은 싱거울 정도로 간단하고 명쾌했다. 일단 그가 얼마나 골프를 잘 치는가를 보면 그는 홀인원 5회 말고도 우리 나이로 일흔 두살이었던 2년전 경기도 이스트밸리cc에서 72타(버디 2, 보기 2, 파 14개)를 기록, 에이지 슈트(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작성)를 달성했다. 에이지 슈트는 아마추어들이 평생 이루기 힘든 금자탑이다. 힘겹게 기록을 세우더라도 80세나 81세에 80~81타로 성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포츠 생리학자들은 골프를 잘 할 수 있는 타 종목으로 필드하키와 야구를 꼽는다. 그런데 어떻게 근육쓰는 게 골퍼와 크게 다른 복서가 골프를 잘 할 수 있을까. 답은 기마(騎馬)자세, 삼각형 그리고 하체 힘이다.

복서의 기본 자세는 태권도에서 유래된 말타는 자세인데 골프도 똑같다. 초보자 때 레슨 프로에게서 기마 자세를 취하라는 말 많이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마 자세에서 경추 1번과 양쪽 무릎이 반듯한 삼각형을 이뤄야 한다. 삼각형을 탄탄하게 이뤄야 주먹이 힘차게 나가고 골프에선 파워가 실린 스윙을 할수 있다고 홍 챔프는 강조한다.

기마자세에서 목 뒤쪽 경추 1번과 양 무릎이 반듯한 삼각형을 이뤄야 파워가 나오고 방향성이 좋아진다.사진=필자 제공
기마자세에서 목 뒤쪽 경추 1번과 양 무릎이 반듯한 삼각형을 이뤄야 파워가 나오고 방향성이 좋아진다.사진=필자 제공

하체가 강해야 하는 건 모든 스포츠 종목에 공통되는 것이지만 홍수환 프로는 주먹 펀치력은 강한 하체에서 나오며 골프 역시 드라이브 비거리를 늘리거나 방향성을 좋게 하려면 하체를 단련시키라고 말한다.

또 한가지, 사진속 복서의 자세처럼 팔을 그냥 뻗지 말고 몸통을 돌려야 펀치력이 생긴다. 골프도 팔로만 치지 말고 몸통을 활용해야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점을 마음 속에 깊이 새기라고 강조한다.

자, 여러분. 기마자세와 삼각형 이루기는 쉽게 할수 있겠죠? 하체 힘 강화? 이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라. 이 세상에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없다는 생각으로 계단을 자주 이용하면 자연히 다리 힘이 길러진다. 하체 운동의 중요성을 잘 알면서 조금도 노력않는 이들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겨울 연습 때 집중할 것은 어프로치 테크닉 습득이다. 핀까지 70m 이내를 남기고 4~5타를 치며 홀아웃하는 이들, 10m씩 끊어치는 요령을 익히면 10타 이상은 쉽게 줄일 수 있다. 연습은 절대 스코어를 배신하지 않는 법. 골프 잘 치려면 1주일에 한 두 번은 연습장에 가시길!

글쓴이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칼럼니스트는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스포츠기자로 활동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PRN 부사장과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역임했다. 2013년 파이낸셜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주간조선, 한국경제, 스타뉴스, 오피니언 타임스, 미디어빌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중. 저서는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파워 골프" 두 권이 있다. 생애 최저 74타(2013년 솔모로cc), 핸디캡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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