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인수싸움에 비치는 ‘중국의 야욕’
[이현민의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문화계를 드리우는 중국의 그림자 SM의 ‘중국몽’과 카카오내 중국 지분 SM 인수전, 문화안보 관점에서 본다면
문화 안보, 중국과의 입장차는?
한국과 중국은 지정학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거친 문화의 교류에 따라 상당한 교집합이 생겼고, 현재까지도 다양한 문화들이 오가고 있다. 사드 문제가 터지기 직전만 하더라도 한중 양국은 문화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대중문화계에서도 한중 공동 제작 붐이 불면서 다양한 한중 합작 작품들이 선을 보였다. 한류의 기세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해 ‘치맥’ 열풍이 중국을 강타하였고, 수많은 한류 스타들이 중국 시장에서 높은 몸값과 인기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가수 황치열의 경우, 중국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국내 언론에서도 황치열의 뜨거운 중국인기가 대서특필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의 한국 사랑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관계라는 것이 늘 좋을 수는 없지만, 현재 양국의 관계는 정치적 상황들을 넘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서로를 향한 혐중-혐한의 감정이 극에 달한 모양새다. 김치와 파오차이, 백두산과 장백산, 한복과 한푸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에는 설날의 영문 표기에 대한 논쟁으로 시끄러웠다.
음력 설을 쇠는 아시아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는 설을 민족 최대 명절 중 하나로 여긴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인데 “춘제”라는 명칭의 중국 새해 맞이 행사 역시 중국민들에게 아주 중요한 연례행사다. 최근 설날의 영문 표기에 대한 공방은 영국 박물관이 설 직전 한국 문화의 행사를 개최하면서 발생하였다. 영국 박물관은 그들의 트위터에 “Korean Lunar New Year”라는 표기로 설날 행사를 홍보하였고, 이것이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영문 명칭에 대한 중국의 사이버 총공격이 이루어졌고, 이에 무너진 영국 박물관은 트위터에 설날의 영문 표기를 “Korean Lunar New Year”에서 “Chinese New year”로 변경하여 표기하였는데, 이로 인해 한중 양국 국민들의 비판과 논쟁이 극에 달하게 되었다.
설날의 표기와 명칭에 대한 기원과 실체 여부는 차치하고, 한중 양국 논쟁의 근원은 서로가 서로를 자국 고유 문화의 ‘찬탈자’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해당 논쟁이 일어나자 중국 최대 포털 Baidu(바이두)에서 이에 관한 기사를 찾아보았다. 가장 많은 댓글이 게재된 기사를 살펴보니, 해당 사항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들의 대부분은 한국이 중국 고유의 문화를 빼앗으려는 시도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국 대중문화가 서구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면서 중국은 자국 문화를 빼앗길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 듯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양국의 오해가 서로를 혐오하게 만든 것일까? 국내 여론은 중국의 문화공정 시도들을 단순한 오해로 여기지 않는다. 생각보다 전방위적이고 체계적으로 중국의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는 해당 행위에 대한 위협을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 안보,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한국 대중문화의 해외 영향력이 커지자 중국은 자본을 활용하여 한국 문화계를 흡수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문화공정을 통해 콘텐츠 자체에 중화사관(中華史觀)을 주입하거나, 자본을 활용하여 콘텐츠 업계를 흡수하거나, 주주권 행사를 위해 한국 콘텐츠 그룹에 전방위적 투자를 하는 경우 등 전방위적으로 총공세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한 국내 콘텐츠 업계의 위기감은 날로 고조되고 있다.
대중 음악계도 한동안 중국 진출, 중국 자본, 중국 멤버 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종국에는 피해를 입는 상황이 속출하였다. SM의 경우, 중국 멤버의 계약 해지 요구는 다반사로 발생하였다. 중국 시장을 가장 큰 수입원으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중국의 정치적 보복이 이어질수록 SM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수만의 중국몽 또한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수만의 중국몽과는 별개로 SM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중국의 야욕’이 현 SM경영 다툼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상세한 경영 분쟁은 차치하고, 현재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한국 엔터 장악욕’에 있다. 카카오의 SM인수 시도에 대해 결국 중국에 우리 엔터의 근간을 빼앗길 수 밖에 없다는 시장 인식이 존재한다. 카카오의 대주주들을 살펴보면 카카오와 산하의 카카오 자회사들이 이미 중국의 상당한 투자를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면상으로 카카오와 하이브의 전쟁으로 비춰지지만 카카오 내 중국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결국 엔터 사업을 시작하려는 카카오의 행보는 중국에 우리 엔터 넘기기와 다름이 없다는 반응이 상당하다.
단순히 주주들의 주도권 싸움으로만으로 볼 수 없는 것이 SM은 오랜 시간 한국 대중음악을 선도한 주요 엔터그룹이고, 그들의 음악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 시장에 영향력을 미쳐왔다. 이는 결국 한국 문화의 글로벌 외연 확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중국에 의해 좌지우지되던 SM이 경영권까지 카카오에 넘어갈 경우, 중국의 영향력 정도를 넘어 이제는 SM이 중국 회사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후 발생하는 나비효과는 더 이상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단순히 ‘쩐의 전쟁’으로 끝날 것인가? SM의 인수전쟁, 우리 문화안보의 연장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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