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대남과 개딸들이 문제일까(1)
[장은주의 시민을 위한 정치철학] 누가 이런 이를 대통령으로 뽑았나 청년들의 변심, 민주교육실패 아닐까 교육은 부모의 문제...결국 우리의 잘못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이라는 ‘교육적 스캔들’
‘자유민주주의’를 자신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내세우는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은 이 자유민주주의가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있으며, 심지어 그에 반한 행동을 아무런 주저없이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에도 드러났다.
그는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제3자 변제안을 밀어부쳤는데, 이것은 삼권분립이라는 우리 자유민주적 헌정체제의 근본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진작부터 나는 그가 제대로 된 자유민주주의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해 왔지만(참조:https://www.thecolumnist.kr/news/articleView.html?idxno=1587), 이번에 그는 다시 너무도 명백하게 이를 입증하는 위헌적인 행동을 했다.
그래 놓고는 일본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느니 어쩌니 하며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고 있으니, 그냥 말문이 막히고 만다. 그러다보니 많은 이들은 나라가 더 엉망이 되기 전에 어서 그를 탄핵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외치고 있다.
나도 공감한다. 앞으로 4년을 더 계속 이런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너무 끔찍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민의힘 의석수는 탄핵을 막기에는 충분하다. 여권이 분열되지 않고는 탄핵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지금으로서 탄핵은 윤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거부의 뜻을 전달하는 정치적 구호 이상이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도대체 누가 저런 이를 대통령으로 뽑았는가 하는 새삼스러운 질문을 하게 된다. 물론 답은 뻔하다. 어쨌든 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약간이지만 조금은 더 많은 우리 유권자들이 그를 선택했다. 그러나 그 박빙의 차이가 너무 아쉽다. 얼마든지 다른 분석도 가능하겠지만(가령, 진보 표의 분산), 나로서는 특히 보통은 우리가 민주 세력의 우군이라고 여겨온 청년 세대, 그 중에서도 이른바 ‘이대남’의 절대 다수가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사실이 가장 뼈아프게 다가온다. 도대체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물론 이대남들이 얼마나 많이 그리고 왜 윤석열에게 투표했는지를 분석하는 이야기들은 이미 넘쳐난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조금 다른 차원의 문제 하나를 제기하고 싶다. 그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며, 그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촛불혁명’도 경험했고 그 혁명을 계승한다던 문재인 정부 때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혹시 이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러니까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이들이 모종의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해서 만들어 낸 어떤 교육적 스캔들, 곧 민주시민교육의 실패라는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건 아닐까?
오해는 말자. 그들이 단순히 진보가 아닌 보수 후보를 선택했다는 게 문제는 아니다. 어떤 민주주의에서든 보수와 진보의 대립과 갈등은 불가피하며, 민주시민교육은 진보든 보수든 민주주의자를 길러내기 위한 교육이지 단순히 진보 후보에게 투표하라고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다.
내가 문제로 느끼는 건 우리 ‘이대남’들이 그냥 보수 후보가 아니라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제와 혐오를 선동해 온 윤석열 식의 ‘일그러진 포퓰리즘’에 반응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핵심에는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이 있긴 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토사구팽을 당했다. 그렇다고 사정이 본질적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이대남들은 지금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철회했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에게 투표했고 이준석 전 대표가 올렸던 혐오 정치의 깃발은 여전히 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제대로 된 민주시민교육 힘들었나?
이렇게 물어보자. 만약 우리 사회가 우리 청년들에게 어린 시절부터 민주시민교육을 제대로 해 왔더라면, 그들이 그런 포퓰리즘적 혐오정치에 그토록 열렬하게 반응했을까? 반대로 만약 우리 청년들이 그런 식의 혐오정치에 냉담했다면, 이준석이 정치적으로 성공하고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을까?
어떤 이들은 이렇게 반문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대녀’들은 압도적으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았냐고. 그래서 이대남의 투표를 상쇄하지 않았냐고. 그리고 그들 중 일부가 열성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개딸들(개혁의 딸들)’이 되어 민주당의 진보성과 개혁성을 유지하게 하고 있지 않냐고. 인정한다. 틀림없이 우리 청년 전부가 극우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극한적으로 남녀가 갈리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닐까? 어떻게 보면 이대남들이 저렇게 된 것은 최근 우리나라 페미니즘 조류에 대한 백래쉬(반발)의 성격도 있는데, 이걸 모두 저 청년 남성들의 어떤 ‘찌질함’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최근 민주당의 내홍 과정에서 개딸들이 보였던 극성스러운 행동들을 보라. 배경이나 취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런 행동들을 제대로 민주적이라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민주당 지지가 곧 민주주의 지지는 아닌 것이다. 나는 이런 모습도 이대남 현상과 함께 묶어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당장 내게 ‘꼰대’라는 화살이 날아올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서 나의 요점은 단순히 우리 청년들이 제대로 민주적이지 못하다며 비판하거나 비난하는 데 있지 않다. 나는 그저 우리 사회가 자라나는 세대를 제대로 된 민주적 시민성을 갖춘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데서 실패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걱정할 뿐이다.
그들이 그런 행태를 보이는 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 사회, 특히 그들의 부모 세대이기도 한 586세대를 포함한 기성세대가, 아니 (나 자신이 그 세대에 속하는데) 바로 ‘우리’가 그들을 그렇게 키웠다. 바로 우리가 문제다. 다름 아닌 우리가 그들을 ‘학벌주의’와 ‘능력주의’의 포로가 되어 맹목적 경쟁에만 몰두하면서 혹시 누군가 반칙을 하지는 않는지 따위에만 혈안이 되게끔 교육시켰다. 그래서 이대남들은 가령 자신들만 국방의 의무를 다하도록 희생을 강요하면서 여성할당제 따위나 도입하려는 이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외쳤고, 이준석과 윤석열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자는 식으로 응답하며 그런 불만을 결집해서 표로 만들어 낸 것이다.
여기서 이대남들이 가진 그런 유의 인식이 얼마나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지는 말자. 우리가 만들고 지지해 온 교육부터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 교육 과정은 예컨대 젊은 세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젠더 갈등 같은 사안들이 생겨도 그것들을 민주적 공론장의 이성적 토론을 통해 생산적으로 해결하는 법을 배우게 하지 않았고, 이른바 ‘인국공 사태’ 때 표출된 바와 같은 공정 이슈 같은 것이 떠올라도 이견을 존중하는 가운데 관련된 여러 의견들을 제대로 비판적으로 따져 볼 기회를 전혀 제공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우리 학생들은 그저 확증편향만 확대재생산하는 단톡방이나 SNS 그룹 같은 걸 통해 그런 문제들에 대한 자기들만의 인식을 상호 강화하면서 성장했다. 그러다가 이준석 같은 정치인을 매개 삼아 나름대로 ‘효능감 있는’ 정치세력화를 이루었을 뿐이다. 어쨌든 윤석열 정부에서 여성가족부는 폐지된다.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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