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 대만편은 괜찮을까
[이현민의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TV동물농장에 튄 ‘성+인물’ 불똥 OTT 특유의 소재, 신동엽 하차 요구 뜬금없어 7월 대만편은 제작 방향성에 변화줄까 ‘관심’
대중 방송과는 다른 OTT
비용 지불형 OTT 시대의 도래는 콘텐츠의 다양화를 견인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용 콘텐츠가 많은 대중을 포괄할 수 있는 “대중성”에 콘텐츠의 가치를 집중했다면, OTT용 콘텐츠는 개인의 다양한 기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이용자들의 OTT 구독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역시 ‘콘텐츠’로, OTT를 지속적으로 더 즐겁게 향유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50.7%가 ‘콘텐츠의 다양성 확보’를 꼽았다.
즉, 비싼 돈을 주고 구독 서비스에 가입할 때는 본인의 흥미를 자극할만한 콘텐츠의 보유 여부를 선택의 최우선 순위에 둔다는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 등 해외 OTT는 지금보다 더 신선하고 흥미를 유발할만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투자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당연히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들도 이들 중 일부이다. 색다르면서 자극적이고, 신선한 콘텐츠들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크게 자극한다. 제작자들의 고민도 깊어진다. OTT는 규제의 압박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는 제작 환경이어서 그들의 상상력과 창작 의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성+인물-일본편>의 등장은 한국 사회에 수많은 과제와 논란을 던져주었다.

<성+인물·일본편>의 인기 돌풍과 문제의식
2015년 센세이션한 열풍을 일으켰던 Jtbc 예능 <마녀 사냥>의 제작진과 당시 출연자 신동엽, 성시경의 출연만으로 이미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마녀 사냥>이 불러일으킨 그린라이트 바람과 다소 선정적이었던 개방적 연애담론은 큰 인기를 끌었다. 내용도 신선했지만 당시로선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가 종편 채널에서 방영되었기 때문에 논란도 컸다. 하지만 그 인기가 지금 <성+인물>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 것을 보면 비교적 잘 만들어졌던 콘텐츠라고도 평가할 수 있다.
<성+인물-일본편>은 신동엽-성시경 두 MC가 일본의 성 산업 전반에 대해 탐방하고 종사자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총 6부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1부부터 매우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가득 채워졌다. 아무리 OTT라지만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첫 화는 불편한 소재가 난무했다. 필자가 시청 중단을 고민하던 중, 초반의 불편함을 조금 넘기자 성에 대한 문화적 차이와 관련 인터뷰에 집중된 내용이 방송됐다.
우리나라는 성(性)에 대한 언급이 터부시되고, AV(성인비디오)물이나 성과 관련한 산업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일본 AV물이나 그 출연 배우들이 유명해진 것도 어둠의 경로를 통해서였다. 반면 일본은 “성에 개방적인 나라”라는 통념을 넘어서, 일본이 이 정도로 성 산업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이번 예능을 통해 사실상 처음 접하게 되었다. 하나의 “문화”와 “산업” 측면에서 접근한 성 산업에 대한 탐방이 매우 놀랍고 생경하게 다가왔다. 특히 단순 기업의 형태를 넘어 일본 제조업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성인용품 기업 탐방이나,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등은 성 문화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AV물은 국내에서 제작은 물론 유통이 금지되어 있으며, 철저히 음지화되어있다. 음지화가 되어 있다는 것은 AV물이 이미 국내에서 적지 않게 소비되고 있지만 합법적인 통로로는 유통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왜일까? AV물이 생산하고 있는 왜곡된 성(性)인식, 성 착취 등이 유해 영상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성+인물-일본편>은 AV 산업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유해성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그저 AV물과 그 배우의 장점만을 부각해, 마치 이 산업은 반드시 권장되어야 할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 우를 범했다. 우연히라도 이를 접할 수 있는 어린 친구들이 “성 산업에 종사하면 돈도 많이 벌고,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왜곡된 인식을 가질 수도 있게 말이다. 제작진의 시도는 좋았으나, 연출 방향의 허점이 드러났다.
동일 잣대로 평가 불가한 “다른” 콘텐츠
그렇지만 현재 논란이 되고있는 신동엽을 향한 다른 방송 하차 요구는 OTT 콘텐츠 사업의 존재 가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방송용과 OTT용 콘텐츠는 엄연히 시청 타겟과 제작 방향성을 달리하고 있고, 이러한 차이점들 때문에 시청자들도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고 콘텐츠를 구독한다.
<성+인물-일본편>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은, 수위와 표현이 비교적 자유로운 OTT용 콘텐츠이고, SBS의 <TV 동물농장>은 동물을 사랑하는 가족 시청자들을 타겟으로한 공중파 TV 방송이다. 엄연히 대상도, 기획 의도도 다른 두 프로그램을 MC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하나로 묶고, 한 프로그램의 강제 하차를 요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방송인도 방송의 콘셉트와 성격에 맞게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하면 되는 것이고, 이는 프로 방송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일 것이다. 신동엽이 맡은 다양한 종류와 수위, 주제의 프로그램을 신동엽이 MC라는 이유로 동일선상에서 평가하고 비난할 수는 없다.
방송에는 분명한 “분류 기준”이 존재한다. 불편함을 유발하였다고 다른 방송의 강제 하차로 이를 증명해야 한다면, 세상 어디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오는 7월께 방송예정으로 알려진 <성+인물-대만편>에 그 관심이 집중된다. 또 한 번 같은 논란이 재점화될까? 아니면 제작진 본연의 의도가 <성+인물-대만편>에서는 뒤바뀔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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