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K리그1, 누가 2위에 가장 근접했나

[축구 매니아 최성호의 K리그 관전기] 울산 독주속에 포항, 서울, 제주, 전북 포항 김기동 감독, 제갈량으로 각광 수원·강원 강등 위험...후반기 반전할까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연합뉴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연합뉴스

전반기 K리그1 총평

지지난 주말 경기를 끝으로 A매치 기간이라 2주 동안 리그 휴식기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프로축구 K리그1은 팀당 모두 38경기가 치러진다. 주말 경기가 18라운드였으니 이제 리그 반환점에 왔다고 해도 된다. 이즈음해서 중간결산을 해볼까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울산 현대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잠시 전북 현대모터스에게 2대 0으로 졌고, 대전 하나 시티즌에게도 끌려가다 막판 골을 넣어 무승부가 됐다. 그렇게 흔들리는가 했더니 18라운드에서 수원을 3대 2로 이기면서 제 위상을 찾았다.

울산은 지금 2위와 승점 차가 13점이다. 4경기를 내리지고 2위가 4경기를 연승해도 1위를 유지한다. 지금 울산의 전력과 분위기라면 결코 2위로 밀려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며칠 전 인종차별 문제가 변수가 됐지만 울산이 어렵지 않게 리그 우승을 차지할 것 같다.

2003년 전반기 K리그1 순위
2003년 전반기 K리그1 순위

울산의 강점은 득점하는 선수가 다양하다는 데 있다. 주민규가 10골로 가장 많지만 2위인 바코가 8골이고 루빅손이 6골, 고재현 5골, 마틴 아담이 4골이다. 한 선수를 막는다고 해결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올해 K리그 1의 볼거리는 ‘누가 2위를 할 것인가’이다. 2위 싸움은 현재 2위인 포항, 3위 서울, 4위 제주, 5위 전북사이에서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한참 아래 있던 전북이 상승세로 돌아선 후 야금야금 올라와 득실차로 대구FC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전북이 5위를 하는 데는 김두현 감독대행의 공이 컸다. 김두현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8경기에서 5승2무1패를 했고, 3연승까지 이뤄냈다. 무엇보다 1위인 울산을 2대0 무실점으로 이겼다. 이것이 전북에게 자신감과 자부심을 일깨웠다.

대구는 6위로 전북과 승점 차는 없지만 선수층이 얇아 2위를 하기에는 힘이 부쳐 보인다. 현재 2위 포항과 5위 전북의 승점 차는 4점이다. 아직 20경기가 남았으므로 어느 팀에게나 2위가 될 기회는 있다.

전북은 선수 면면을 보면 울산과 1위를 다툴 수 있는 팀이다. 그러나 아직 뭔가 조금 부족해 보인다. 2위를 달성하는 것, 그것도 1위와 격차를 최소로 줄이며 2위 하는 것은 새로 부임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전북 선수단을 파악하는가에 달렸다.

꼴지인 12위 수원 삼성과 11위 강원FC는 심각하다. 올해 K-2로 강등당할 분위기다. 수원 삼성은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오현규의 골로 가까스로 살아남았는데 올해도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2승 3무 13패. 11위인 강원과 승점 3점 차이다. 사실 3점이 큰 승점차는 아니지만 강원과 다른 점은 패가 3경기나 더 많다는 것이다. 수원과 강원은 정말 심각하다.

우선 강원을 보면 최소득점 1위다. 최소한 강원은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데 반해 수원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다. 무엇보다 실점이 많다. 전북도 성적이 더 밑으로 내려가지 않은 것은 실점이 적기 때문이다. 현재 실점 15점으로 경기당 1점도 내주지 않았다. 반대로 득점이 22점이니 패배 대부분이 1대 0 패배라는 것이다. 즉 골은 넣지 못했지만 반대로 실점도 하지 않아 지금까지 5위를 한 것이다.

그런데 수원은 실점이 30점이다. 경기당 평균 1.67점이나 되는데, 득점은 16점으로 경기당 0.89골에 불과하다. 강원의 골 기근은 더 심각하다. 실점은 1.28골인데 득점은 0.61골이다. 수원 삼성 블루윙스와 강원FC 두 팀 모두 실점이 득점의 2배다. 통계로 보면 수원은 수비 문제가, 강원은 득점 문제가 심각하다.

이 팀 못지않게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팀이 10위 수원FC다. 수원FC의 초반 기세는 나쁘지 않았다. 첫번째 라운드에서 3승 3무 3패 득점 14점 실점 17점 균형을 맞추며 중위권이었으나 두번째 라운드 7경기 동안 득점 5점에 실점 20점 1승 6패를 해 10위로 내려 앉았다. 경기당 3실점 가까이 했는데 1승이라도 건진 것이 그나마 다행일 정도다. 수원FC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이승우도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간신히 첫 골을 기록할 정도로 작년보다 파괴력이 약해졌다. 중원과 공격의 핵심이었던 박주호와 무릴로는 팀을 떠났다. 휴식기 동안 수비 조직력과 선수 보강을 하지 못하면 10위 이하가 되어 플레이오프행이다.

K리그1 감독은 ‘파리’ 목숨

축구에서는 감독의 영향력이 크다보니 감독에 의해 성적이 좌지우지된다. 대표적인 예가 포항의 김기동 감독과 광주의 이성효 감독이다. 팀의 선수 면면을 보면 지금 성적이 나올 수 없다. 그런데 제갈량이 울고 갈 정도의 판단과 대처로 팀을 잘 이끌고 있다. 포항이 2위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김기동 감독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은 적절한 선수 교체로 후반에 골을 넣은 경우가 많다. 이를 보면 경기의 흐름을 읽는 김 감독의 눈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주FC는 8위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선수구성으로 보면 대단한 성과다. 올해 예상으로 광주가 강등권에서 헤맬 것으로 점쳐졌는데 순위나 경기 내용에서 전혀 기죽은 기색이 없다. 아마도 올해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잔류에 성공할 것 같다.

반면에 의외의 팀들이 고전하면서 올해 유난히 감독 교체가 많다.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수원 이병근 감독이 김병수 감독으로 교체됐고, 예상 외 부진을 겪은 전북 김상식 감독도 교체됐다. 성적이 좋지 않은 강원 최용수감독도 결국 상반기를 넘기지 못하고 윤정환 감독으로 교체됐다. 전북이야 선수구성에 비해 감독이 문제였다고 하지만 수원은 작년에 내려갈 팀을 가까스로 잔류시켜 놨고, 강원과 수원 두 팀 모두 제대로 된 선수 보강이 없었으니 감독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 상황으로 보면 다음 교체대상은 아마도 반등하지 못하면 수원FC 김도균감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역시 그럴 조짐이 있다. 인천은 올해 AFC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땄기 때문에 선수 보강이 많이 됐다. 올해 꽤 준수한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됐지만 지금 9위로 강등권에서 멀지 않다. 이런 경기력으로 AFC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니 구단주 입장에서는 불만이 많을 것이다. 조금만 더 성적이 바라는 만큼 나오지 않는다면 조성환 감독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재미있었던 경기

총평이긴 하지만 그래도 꼭 소개하고 싶은 경기가 하나 있다. 지난 6월 8일에 있었던 18라운드 대전과 광주의 경기다. 대전은 7위, 광주는 8위였다. 둘은 이번에 같이 승격된 팀이다. 내용으로 보면 광주는 K리그2에서 1위를 해서 다이렉트 승격이었고, 대전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승격했다. 그런데 예상은 대전이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전은 K리그2에 있을 때부터 주목받던 팀이다. 하나은행이 2020년 모기업이 되면서 K리그1 못지않은 투자로 곧 승격할 것 같았지만 시간이 걸려 4년 만에 승격했다. 선수 구성으로 보면 대전이 더 낫다고 할 것이다.

하여간 두 팀은 승격팀으로서의 자존심, 상위 스피릿으로 가야하는 과정에서 서로 걸림돌로 생각하기 때문에 꼭 이겨야 했다. 대전과 광주는 승점차가 1점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이번에 이길 경우 순위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둘은 꼭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 경기 총평을 한다면 대전은 우직하게 경기했고 광주는 영리하게 경기했다.

전반 40분에 광주의 정호연이 50m단독 드리블로 넣은 골이 결승골이 되는가 했더니 추가시간 1분 남기고 마사의 센터링을 김인균이 골로 만들었다. 결국 대전의 극적인 동점골로 경기는 1대 1로 끝났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대전 홈팬들은 난리가 났다. 이런 골, 더욱이 극장골이라고 할 만한 골에 난리치지 않을 팬들이 어디 있겠나.

이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은, 제일 재미있는 경기는 소위 ‘펠레 스코어’라며 골이 많이 나는 경기도 아니고, 선수가 화려한 개인기를 보이는 경기도 아닌, 정말 열심히 뛰는 경기가 아닐까 새삼 느꼈다. 진심으로 뛰는 경기는 골이 나지 않아도 재미있다. 이번 대전 경기를 보면서 마사가 참 매력적인 선수라는 것도 느꼈다. 선발로 들어가든 나중 교체도 들어가든 정말 열심히 뛴다.

올해 K리그가 98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최단 시간이란다. 이런 추세라면 250만 관중도 가능하다. 이렇게 관중이 느는 것은 바로 마사처럼 열심히 뛰는 선수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K리그 선수 여러분, 팬들도 더욱 열심히 응원할테니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어주길 바랍니다.

글쓴이

최성호 건축가

필자인 최성호는 오랫동안 한옥과 한국문화를 공부해온 건축설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사다. 또 K 리그를 초창기부터 열심히 지켜보며 축구 공부를 한 매니아다.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필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s://blog.naver.com/seongho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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