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과 체포동의안 표결, 이 대표를 어떻게 볼까
‘검찰국가’의 피해자로 나선 이재명 그가 본 민주주의의 위기, 얼마나 심각한가
검찰국가 ‘피해자’로 직접 나선 이재명
이재명 대표의 단식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계기로 ‘검찰국가’와 ‘사법리스크’ 프레임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검찰국가 피해자와 불체포특권 수혜자 관점의 대립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평가로 분명하게 갈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립의 교착국면이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지속되었으며, 이재명 대표는 단식을 통해 교착상태 돌파를 선택했다.
이 선택이 이재명 대표 자신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그는 검찰국가의 문제점을 자신의 사례를 통해 적극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표로서 검찰국가의 일방주의 통치에 맞설 것을 민주당에 요구했고, 국민들에게 이에 대한 판단을 맡긴 셈이다.
이 대표는 정치생활 시작부터 또는 그 이전 시민단체 활동 시기부터 구속의 위험 속에서 살아왔다. 그는 변호사로서 그런 위험없는 생활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는 구속의 위험이 상존하는 생활을 선택했다.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기간 동안 그가 자신의 정치적 혹은 사법적 안전을 위해 몸조심하면서 시정과 도정을 운영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단식 초기에는 일회성 보여주기 식이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20일을 넘어선 단식을 그렇게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자신의 건강과 정치적 생명을 담보로 하는 그의 결단의 목적이 ‘구속회피’라는 주장에는 타당성은 약해 보인다. 그렇다면 그의 단식의 의미는 무엇인가?
현재 정치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부터
현재의 정치상황은 대통령제하의 여야대립의 입법교착 상황 돌파를 위한 제왕적 대통령 수준을 넘어, 검찰국가가 뒷받침하는 극우 포퓰리즘의 권위주의체제에 가깝다. 정부가 국회의 견제, 법원의 결정, 언론의 비판을 무시하고, 압박하며, 통제할수록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의 견제와 균형 원리와 대통령의 국민에 대한 책임성 원리는 마비된다. 민주주의 원리의 마비 양상을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의 선전, 선동에 대한 대응으로 정당화하는 상황에서 일상의 국회 절차만으로 집권당과 경쟁하며 행정부가 충분히 견제되기를 기대하기 힘들다.
과반수를 넘는 다수당도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국회 운영절차는 기본적으로 여야협의에 기초하며, 국회선진화법으로 합의제 성격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다수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차지하는 미국 의회와 달리, 한국 국회는 상임위원장을 의석비율로 나눈다. 현재의 국회 후반기 원구성에서 민주당은 국회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하여 일반 법안은 법사위원회에서 계류될 수 있고, 신속입법절차를 적용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을 넘어설 가능성은 없다. 제21대 국회 전반기 동안 민주당은 3/5 의석비율에 달하는 제1당으로서 주도적인 입법 시도는 다수당의 횡포라는 비판을 벗어나지 못한 바 있다.
국회 견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는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나도, 국회의 견제와 언론의 비판을 수용하지 않고 기존 조치를 지속한다. ‘양평 고속도로 계획 변경’, ‘해병대 수사단장 항명죄 기소 사건’, 김태우에 대한 대법원 유죄판결 직후 대통령 사면과 집권당의 공직 후보 공천 등은 국회와 언론에서 많은 비판이 제기되었지만, 정부의 입장은 변경되지 않았으며 대통령 국정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뉴스타파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언론탄압과 가짜뉴스 프레임 경쟁구도에서 보수언론의 비판의 목소리를 찾기 힘들다.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시스템 마비의 부정적 영향은 정치영역에 제한되지 않았다. 내년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민주화 이래 처음으로 R&D 예산이 3조원 이상 줄어들었다. 이례적이고 미래발전동력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예산안 편성에 대한 정부의 설명을 찾기 힘들다. 친환경에너지 정책의 후퇴는 국가경쟁력 약화의 중대한 조건이 되고 있지만, 원전 우선정책기조는 변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재정 건전성을 강조했지만 재정적자 규모는 문재인 정부 시기보다 커지고 있으며, 국제경제기구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조치들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은 심각한 위기 조짐 뿐 아니라 시급한 조치가 요구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교사들의 절규와 교육 황폐화 상황에 대한 정부여당의 진지한 대책모색은 찾기 힘들고,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 위험에 대한 우려는 괴담으로 공격하며 안전성 홍보에 정부 재정을 지출했다. 안보 측면에서도 한미일 공조 강화를 전제로 한 윤석열 대통령의 중국, 러시아 경원시 태도는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 이래 지속된 동북아 주요국들과 협조관계를 위태롭게 만들고, 북중러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대북제재 국제공조 효과를 상실케 만들고 있다. 정치 뿐 아니라 경제, 사회, 안보 등 전방위적으로 국민들의 불안과 생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집권세력의 책임성도, 언론의 비판도 안통하는 시대
대통령제의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보장에 따른 집권세력의 책임성 미흡에 대한 우려로 개헌을 대안으로 제기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대통령제에서도 대통령은 국회의 견제나 언론의 비판에 인사조치나 정책변경으로 임기 중에도 반응해야 한다. 이에 소홀할 때 국회 견제와 언론 비판이 고조되고,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고, 이것은 집권당의 부담으로 연결되어 정부의 반응으로 연결된다. 그런데 현재 한국 정치는 35% 전후의 대통령 국정지지율 수준에서 정치적 교착상태가 지속될 뿐. 견제와 균형 시스템과 대통령의 책임성 원리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이대표의 단식은 민주주의 견제와 균형 원리 회복을 위한 결단의 의미를 지닌다.
검찰의 선별적 동원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적이고 적대적이며 무책임한 통치방식이 가능할 수 있을까? 이 대표의 단식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국가에 대한 견제이자 자신을 피해 사례로 내세운 정면도전의 의미를 지닌다. 이재명 대표 측의 주장에 의하면 이미 검찰의 300여 회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최근 5차례의 소환수사를 받았지만, 아직 검찰은 범죄혐의를 증명할 만한 분명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 대표는 검찰의 과잉수사와 정치적 표적 수사의 피해자로서 검찰국가에 맞설 자격이 있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 순응해왔다. 문재인 정부 1년차에 전병헌 정무수석이 검찰수사를 계기로 사임한 이래,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김경수 도지사, 안희정 도지사, 조국 장관 이외에 많은 인사들이 수사와 재판을 받았고, 청와대비서실을 포함한 정부부처는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다수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인사들이 구속되었다. 여기에 더해 이 대표를 포함하여 민주당 의원들은 헌법에 보장된 의원면책특권 포기까지 요구받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금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가족의 범죄(연루) 의혹에 대한 수사 회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주요 인사에 대한 집중적인 수사로 정치적 편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개혁이나 교육개혁 지시 직후 진행된 검찰수사는 정책추친 수단으로 검찰이 선별적으로 동원되는 양상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 윤석열 정부는 정부 주요 직책에 검사 출신 인사를 배치하고 검사출신 법무부 장관실에 인사검증시스템을 설치하여 검찰을 통한 정부 조직 장악 특성도 강화해왔다. 윤석열 정부는 정치, 정책, 조직 세 측면에서 검찰국가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표는 단식을 중단할 때다
이 대표의 단식을 비판하는 대부분의 주장들은 검찰국가를 기반으로 반공이념을 앞세운 극우 포퓰리즘 통치방식이 지니는 심각성과 시급성을 간과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화 이후에도 국가적 위기에 희생을 감수하면서 극복을 위해 전면에 나섰으며, 이제 다시 자신의 아픔이 반복되고 확산되지 않도록 거리에 나서고 있다. 그렇지만 이제 위기상황에서 정치가 국민에게 의존하는 상황의 반복은 벗어나야 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표 취임 1주년 되는 날 기자간담회에서 국가와 국민의 삶이 무너진 것에 대한 책임이 크다며, 이를 다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단식을 선언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를 통해 전해진 단식 취지는 민주주의와 민생 파괴로 인한 국민들의 절망감, 어려움에 공감하고 함께한다는 의미였다. 이 대표는 단식을 통해 현재 상황의 심각성과 국민의 고통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보였다. 이제 이 대표는 단식을 접고 건강을 회복하여, 정기국회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국민과 함께하며 민주주의와 민생 파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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