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에 골프 눈이 뜨였다는 권노갑...비결은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근력운동으로 힘키운 후 ‘에이지 슈트’ 밥먹듯 93세에 드라이브 거리 200m... 후배들 기죽여 매일 하루 두시간씩 강한 운동이 비결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이 골프를 치는 모습. 강한 운동 덕에 허리와 다리가 반듯하다.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이 골프를 치는 모습. 강한 운동 덕에 허리와 다리가 반듯하다.

최근 신문기사를 보며 동교동계 맏형이자 야권의 대표적 원로인 권노갑(93) 김대중재단 이사장이 수시로 ‘에이지 슈트(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적은 타수를 마크하는 것)’를 기록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1930년생으로 93세이면 93타만 쳐도 에이지 슈터가 되는 것 아닙니까? 그는 스스로 “허리·어깨가 반듯하고, 건강이 너무 좋아 사람들이 93세 먹은 노인네로 안 본다”고 말합니다.

꾸준히 하는 ‘강한 근력운동’이 비결인 듯

권 이사장이 언론 등을 통해 밝혀온 ‘골프 잘치는 비결’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건강 관리 비결입니다. “첫째도, 둘째도 운동”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매일 서울 시내 헬스장에 가서 2시간 동안 운동을 합니다. 1시간은 달리기·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 나머지 1시간은 아령·역기 들어올리기 같은 근력 운동입니다.

그는 “20~30㎏짜리 역기, 레그 프레스(하체 운동 기구) 80㎏은 거뜬하게 듭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중요하거든요” 그는 현재 신장 173㎝에 몸무게 66㎏, 허리 사이즈는 31인치를 유지중이랍니다. 57세에 찾아온 당뇨도 운동으로 극복했고요. “잦은 음주에, 밤에 해장 라면까지 먹다 보니 어느새 당뇨 환자가 돼 있더군요. 꾸준한 운동으로 지금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권 이사장은 운동에는 나이라는 벽이 없다고 말합니다. 1991년 시작한 골프는 30년 넘게 이른바 ‘백돌이’ 수준이었는데, 아흔이 넘은 나이에 그 벽을 깼다고 합니다. “아흔 둘부터 골프 실력이 크게 늘었어요. 어느 날 캐디에게 원포인트 레슨을 받다 눈이 뜨였고, ‘벤 호건 골프의 기본’ 책을 완독하고 났더니 이제는 여유롭게 80~90타를 쳐요. 주변에서도 ‘옛날에 엉터리였는데 그 나이에 갑자기 실력이 엄청 늘었다’며 놀랍니다.”

권 이사장과 함께 라운딩을 한 인사는 “드라이버로 200야드 가까이 치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합니다. 권 이사장은 어려서부터 만능 운동선수였다고 하네요. 국민학교·중학교 때 야구·농구·유도를 섭렵했고, 중3 땐 복싱에 입문해 ‘호남 대표 선수’까지 지냈습니다. 요새 즐겨 하는 운동은 골프랍니다. 주 3~4회 골프를 치는 데, 지난해엔 8일 연속 골프장에 나가기도 했고, 무더위가 극심했던 지난 8월엔 내리 4일 라운딩을 해도 거뜬했다고 자랑합니다. “건강을 위해 카트 타는 건 자제하고 1만5000보를 걸어요.”

권 이사장은 우스개소리로 “요즘 드라이버 비거리가 200m가 안 나가 걱정이다”며 후배들의 기를 죽입니다. 93세라면 사실 무거운 드라이버를 들기도 힘들 수 있는데 힘껏 휘둘러 180~190m를 날리면 같이 라운딩하는 후배들이 엄청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70대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150m가 안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권 이사장은 술·담배와도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유명한 ‘혐연가(嫌煙家)’에다, 70세 때부터는 첫 잔만 마실 정도로 절주하고 있습니다. 그는 “굳이 소식(小食)은 하지 않고, 근육량을 늘리려 삼시 세끼 고기를 먹어요. 닭고기·돼지고기·소고기 가리지 않고, 특히 1년 전부터는 삶은 흑염소 고기를 우유·블루베리와 함께 믹서에 갈아서 하루에 세 잔씩 마신다”고 말합니다.

80대 초반에 ‘에이지 슈터’를 노리는 이들은 권 이사장의 식습관과 운동 방법을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그는 아흔이 넘어 에이지 슈터가 됐지만 일반적으로는 80~82세에 에이지 슈터를 달성합니다.

그러자면 권 이사장처럼 하루에 꾸준히 1~2시간 운동을 해 근력을 키워야 합니다. 한달에 두 번 라운딩, 매주 한번씩 연습장행은 물론이고요. 골프 관련 유튜브를 보며 기량을 익히고 복습 차원에서 1주일에 한번 연습장에 가면 일취월장할 수 있습니다.

정교한 어프로치와 퍼팅은 에이지슈트의 1급 도우미

필자도 80대 초반에 에이지 슈트를 기록하려고 마음은 단단히 먹고 있습니다만 운동 실천은 ‘아직, 아니올시다’입니다. 맨손 체조, 스트레칭, 악력기로 손목힘 기르기, 하루 180회의 팔굽혀펴기 등 매일 한 시간씩 운동을 합니다만 이건 권 이사장의 땀흘리는 운동량에 비하면 ‘새 발에 피’격입니다. 이 칼럼을 쓰면서 제 자신을 더욱 채찍질할까 합니다.

제가 속한 대학 동기들의 골프 월례회에서는 올해 다들 70세가 된 기념(?)으로 화이트티보다 20m안팎 티잉 그라운드가 줄어든 ‘시니어 티’사용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멤버중 한명인 A가 배신(?)을 하고 있습니다. 80대 초반에 에이지 슈터가 되기 위해 80세가 될 때까지는 화이트 티를 고수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비교적 장타이기 때문에 화이트 티에서 쳐도 시니어 티에서 치는 동반자들과 거의 비슷한 비거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80세까지 화이트 티를 고집한다면 그만큼 체력운동을 많이 하겠다는 건데, A의 투지에 친구들은 속으로 놀래기도 하며 큰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A라면 80대 초반에 충분히 에이지 슈터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드라이버 비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스코어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정교한 어프로치샷, 빈틈없는 퍼팅이 타수를 적게 만드는 비장의 무기입니다. 나이들수록 체력은 떨어지지만 지혜는 늘어나므로 연습장에서 고급 기술을 단단히 익히시길 바랍니다

권 이사장의 엄청난 운동량에 기가 질리는 이들이라면 ‘가장 적은 투자로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철봉 매달리기 혹은 턱걸이를 강추합니다. 제가 그간 팔굽혀펴기의 장점을 여러번 강조했지만 철봉 매달리기 혹은 턱걸이는 근육을 집중시켜 팔굽혀펴기보다 2~3배 효과가 큽니다. 손목, 팔뚝, 어깨, 허리를 골고루 강화시키므로 ‘초강력 근육강화제’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헬스 클럽이나 학교 운동장이 아니면 철봉을 이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집이 학교 근처에 있거나 헬스 클럽회원이라면 일주일에 두세 번 턱걸이를 꼭 하십시오. 철봉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다면 아파트나 동네 놀이터의 매달릴 수 있는 운동기구를 활용하면 됩니다. 제가 해보니까 한번에 5~10초씩 버티는 철봉 매달리기는 턱걸이만큼이나 근육강화 효과가 큽니다. 저는 팔굽혀펴기와 철봉 매달리기 덕분에 드라이버샷을 180~200m 날려 70세 대학 동기들의 골프 월례회 장타 대회에서 1등 아니면 2등을 기록, 남들의 부러움을 삽니다.

당연히 철봉 매달리기 혹은 턱걸이만 하면 안됩니다.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만드는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곁들여야 합니다. 그러면 오늘부터 장타왕이 되기 위한 ‘전략 풀 가동!’입니다.

글쓴이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칼럼니스트는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스포츠기자로 활동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PRN 부사장과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역임했다. 2013년 파이낸셜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주간조선, 한국경제, 스타뉴스, 오피니언 타임스, 미디어빌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중. 저서는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파워 골프" 두 권이 있다. 생애 최저 74타(2013년 솔모로cc), 핸디캡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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