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정운영방식 안 바꾸면

겅서구민들, 대통령에 대한 비토 성격 ‘윤의 선거’ 패했지만 바꾸지 않을 듯 득표율 39%는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아 지금 운영방식 이어지면 총선도 이어져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보궐선거 성격 결정한 윤석열

지난 10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1개 선거구에서 진행된 소규모 재보궐선거였다. 그러니 이번 선거결과가 여야 경쟁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 그런데 이 선거과정에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지도부와 다른 지역 국회의원 여럿이 참여하여 정당의 조직역량을 집중했다. 강서구민들도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다음으로 높은 투표율 48.7%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정치권 뿐 아니라 언론에서도 이 사안에 주목했는데,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방송사 유튜브 개표방송 조회수가 MBC 248만 명을 비롯하여, KBS, SBS, 오마이TV 모두 100만 명을 넘겼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정치권과 국민들의 관심이 커진 데에는 윤 대통령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성격을 규정지은 결정적인 역할은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지난 8.15 대통령 특별사면이다. 윤 대통령의 세 번째 특별사면 대상에 이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김태우가 포함되었다. 그는 지난 5월 대법원 판결에서 1, 2심 판결 그대로 최종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그는 강서구청장직과 피선거권을 상실했다. 그런데 5월 그의 구청장직 상실로 10월 보궐선거가 예정된 이후, 8월 특별사면에 이어 9월 국민의힘 공천이 결정되었다. 김태우를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윤 대통령이 그에 대한 사법부 판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사로 볼 수 있고, 국민의힘 공천은 대통령 의사를 강서구민들에게 보궐선거 투표를 통해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김태우는 조국 전장관이 문재인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 시기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으로 근무했고, 그 과정에서 몇 가지 의혹을 폭로했다. 윤 대통령이 조국 전장관과 가족을 수사하면서 정치적으로 부각되었다면, 김태우는 조국 전민정수석을 내부고발하며 정치권에 들어온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김태우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 과정에서 자신을 문재인 정부 비리의혹 공익제보자이자, 윤 대통령과 가까운 강한 후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신과 비슷하게 문재인 정부 및 조국 전장관과 대립구도를 부각시킨 김태우를 후원한 셈이다.

둘째, 견제와 비판에 반응하지 않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이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를 주요선거로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은 제1야당을 적대적 태도로 공격하며 국회의 견제를 외면하고, 가짜뉴스라는 주장으로 언론과 시민사회 비판을 무시해왔다. 집권 1년차에 지속했던 도어스테핑(출근길 기자 문답)도 2년차에 접어들면서 중단했는데, 대통령의 낮은 국정지지율은 역설적으로 하방경직성으로 인해 정치적 부담을 못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정책 실패나 관리실패 사례가 발생한 경우에도 윤 대통령은 전임정부 책임론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서구청장 선거가 대통령 견제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받았다고 볼 수 있다.

39.37%는 뭔가를 바꾸기엔 높은 수치

대통령제는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가 보장되는 정부 형태다. 임기중 대통령의 책임성은 국회의 견제권,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비판에 대한 반응성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일상적으로 국회 견제의 주체인 야당과 대통령의 직접적 접촉과 여야 간의 협상을 통한 협치로 나타난다. 정부 실패의 경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인사조치, 정책변경 등으로 나타나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 그 이유를 국민들에게 직접 설명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보수언론의 정부실패 보도 외면, 여당내 의미있는 반대계파의 부재 상황에서 야당에 대해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일방적 국정운영을 지속해 왔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민주당 후보의 압승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 이유는 단일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조직역량이 대거 투입되었고, 대통령 취임후 1년 5개월 시점의 임기 전반기에 치른 선거에서 17.15%p라는 1, 2위 득표율 격차는 큰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결과가 윤 대통령이 기존의 정책기조나 국정운영방식에 변화를 모색할 만한 충분한 계기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그 이유는 패배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 39.37%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나 국민의힘 정당지지율보다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립구도가 강했던 만큼, 소수 정당 후보들의 입지는 거의 없었다는 것을 득표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의당 후보가 진보정당 후보단일화를 강조했지만, 의미있는 과정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 효과는 미미했더라도 우리공화당 후보의 사퇴와 국민의힘 후보 지지 선언은 1, 2위 격차를 줄이는 데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를 좀더 신중하게 해석하기 위해 강서구청장 역대 선거결과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표-2> 오른쪽 아래 끝에 있는 수치 15.53%p는 강서구청장 역대 선거결과 1, 2위 득표율 차이의 평균값이다. 이 평균값은 이번 선거의 1, 2위 득표율 차이 17.15%p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이다.

기존 선거결과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다른 요인은 인물이다. 과거 선거에서 유영 당선자의 경우 민주당과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바꾸어 당선되었으며, 노현송 당선자는 선거를 거듭할수록 2위와 득표율 격차를 높였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득표율 격차는 인물 효과보다는 정당경쟁 효과로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이번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거대양당의 조직 역량이 집중 투여되었고, 대통령 임기 전반기에 실시되었으며, 윤 대통령의 의도가 반영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경쟁 구도가 중심이었다.

국정운영방식 바꾸지 않는다면 그때는

강서구가 1, 2위 득표율 격차가 큰 지역이긴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과거에 비해서도 중간 이상의 높은 수준의 차이였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힘 지지기반이 약화된 것은 아니지만, 윤 대통령의 민주당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과 일방적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판단 요청에 강서구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정치에서 6개월은 급격한 상황변화가 가능한 충분한 기간이다. 경제위기, 사회갈등, 안보불안 요인의 누적 및 폭발 가능성에 비해 윤석열 정부의 관리 능력이나 의지는 약해 보인다. 양당의 내부 분열 요인으로 국민의힘 내부는 윤 대통령의 공천 영향력에 대한 불안이 커질 것 같고, 민주당내 비주류의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불만은 이번 선거 이후에도 약화되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의힘 내부의 권위주의적이고 위계적 문화의 변화 가능성, 민주당 내부의 숙의, 경쟁, 규율을 통한 조직으로서 정당 강화가 과제이다. 다만 이러한 변수들이 양당에게 비슷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할 경우,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국정운영방식을 지속한다면 내년 서울지역의 총선 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글쓴이

박용수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박용수 연세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 전임연구원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민주화 이후 한국의 규제개혁의 정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국가관리연구원에서 한국 대통령제 관련 연구를 하고 있으며, 노무현 재단 민주주의 리더십 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민주화 이후 한국의 만성적 입법교착 연구”, “한국의 제왕적 대통령론에 대한 비판적 시론”, “제2차 북핵위기 전개과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김대중 정부의 자유주의적 대북대외전략의 현실주의적 측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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