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납회 앞둔 11월 밤, 차라리 위스키를 마셔라

[김수인의 ‘귀에 쏙쏙’ 골프 이야기] 납회 전날 밤, 숙면할 수 있는 비결 총정리 소주, 막걸리 대신 가볍게 위스키나 와인으로 과한 연습도 안돼!...어프로치와 퍼팅 연습만 TV나 스마트폰 시청 피해야...잔상을 지워라

골프 영웅 박세리는 와인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사진= 박세리 바즈인터내셔널 대표 인스타그램 캡쳐
골프 영웅 박세리는 와인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사진= 박세리 바즈인터내셔널 대표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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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날씨가 가을까지 이어져 11월초 남쪽 지방에 개나리마저 피긴 했지만 역시 계절은 계절인가 봅니다. 강원 산간 지방 최저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져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수도권 골프장도 아침 티 오프 때는 산골짜기의 강한 바람 탓에 체감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골프 애호가에게 겨울의 문턱인 11월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시즌 종료를 알리는 납회와 낙상 사고 입니다.

아마추어 골퍼 중 매년 11월 중순에 어김없이 시즌 오프를 하는 골퍼들이 약 20%가 됩니다. 나머지 80%는 11월말까지, 혹은 골프장이 문을 닫는 12월 중순까지 겨울 골프를 즐깁니다. 단체 납회는 대회 시상을 겸합니다.

메달리스트, 우승, 롱기스트, 니어리스트 등 푸짐한 상품이 걸려 있어 회원들은 저마다 욕심을 냅니다. 물론 평소 열심히 연습하고 열정 어린 라운딩을 한 사람들의 몫이긴 하지만, 납회를 앞두고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공든 탑’이 무너지기도 합니다.

여러 번 얘기드렸지만, 단기적인 준비에 가장 중요한 것이 숙면 입니다. 대회전 잠을 푹 잘 자는 것은 프로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닙니다. 프로의 경우를 먼저 들려 드릴까요.

투어 최종일인 4라운드 때는 선두권 경쟁 선수들이 10m 짜리 퍼팅을 쓰리 퍼트로 마감해 아쉽게 우승을 놓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특히 신인들이 미스를 많이 합니다. 선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내일 우승하면 어떤 인터뷰를 해야 하나’, ‘1억원이 넘는 상금을 어디에다 쓰지?’ 하는 쓸데없고 불필요한 고민과 걱정에 잠을 설친다고 합니다.

젖산이 쌓이지 않게

잠을 제대로 못자면 어떻게 될까요? 피곤하거나 긴장이 계속되면 몸에서 젖산이 과다 배출돼 근육을 뒤틀리게 만듭니다. 근육이 뒤틀리면 티샷 방향이 엉망이 되고 짧은 퍼팅을 놓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경력있는 프로들은 나름대로의 숙면 비결이 있습니다. 자기 전에 위스키를 몇 잔 마시거나 잠 올 때까지 기다려 잠자리에 들거나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아마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납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잠을 잘 자야죠. 그런데 전날만 아니라 이틀전부터 숙면을 취해야 합니다. 잠을 못잔 역효과는 바로 다음날이 아닌 이틀후에 나타나기 때문이죠. 따라서 납회때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라운딩전 이틀간 잠을 잘 자야 합니다.

잠이 잘 오지 않을땐, 프로들처럼 위스키를 몇잔 하는게 좋습니다. 왜 위스키냐 하면은, 소주는 반병 이상을 마셔야 취하질 않습니까? 그러면 마시는 양이 많아 밤 중에 소변 때문에 잠을 깨기 마련입니다. 자는 도중에 잠깐이라도 깨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반면, 독한 위스키를 마시면 그런 일이 줄어듭니다.

이뇨작용 하는 음료는 피해야

술이 약하다고 막걸리나 맥주를 마시는 건 권하지 않겠습니다. 막걸리나 맥주는 이뇨(利尿) 작용이 있어 잠 자는 도중에 화장실엘 가게 만듭니다. 와인은 와인 글래스 한잔 정도는 잠 자는데 상관없습니다. 와인은 포도를 숙성시켜 만든 것이므로 전립선 비대(肥大)를 일시적으로 방지하고 소변이 마렵지 않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술이 다소 강한 골퍼라면 위스키 서너잔, 약한 골퍼라면 와인 반병~한병을 마시면 웬만큼 숙면 효과를 거둘수 있습니다.

두 번째 비결은 하루 전에 지나친 연습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근육 피로는 24시간이 지나야 완전히 풀립니다. 그러므로 평소 연습을 못해 마음이 불안한 이라면 하루 전에는 30~40분 어프로치와 퍼팅 위주로 가볍게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렇듯 핸디캡 12~15로 공을 잘 치는 편인 동료가 납회 당일 공을 엉망으로 보낸다면 두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전날 술을 왕창 마셨거나,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샷을 100번 이상 과다하게 한 경우입니다. 본인에게 물어보면 어김없이 이 두가지 답이 나옵니다.

세 번째는 하루 전날 지나치게 설레거나 긴장하지 마라는 것입니다. “평소 연습과 라운딩을 많이 해 요즘 컨디션이 좋은데, 라이벌인 동반자들을 어떻게 혼내주지?” 혹은 “라운딩한 지 한달이 넘고 그간 연습도 한번 못했는데 망신당하는 거 아냐?” 등등 괜한 욕심과 걱정을 하다간 샷을 망치게 됩니다.

그보다는 “내가 못 치면 동반자들이 즐거울 거 아닌가?”라며 마음을 푸근하게 먹으면 잠을 잘 자게 되고 다음날 스코어도 예상 밖으로 좋아질 수 있습니다.

전날 잠은 4~5시간이면 충분

마지막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지 말고 잠이 올 때까지 책을 읽거나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납회 하루 전에는 잠을 깊이 잘 수가 없습니다. 어릴 때 소풍가기 전날 처럼 잠을 설치기 마련입니다.

잠을 많이 자면 내일 컨디션이 좋아진다고 일찌감치 잠을 청하면 반드시 도중에 잠이 깨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게 됩니다. 잠을 4~5시간만 푹 자도 컨디션 유지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아주 졸릴 때까지 참고 잠자리에 들면 됩니다.

물론 시간을 보내면서 TV나 핸드폰의 동영상을 오래 보면 안됩니다. 전자파가 뇌리에 남아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팁을 더 드리면 자기 전에 양쪽 귀를 5분 이상 마사지하면 잠이 빨리 오게 만듭니다.

다음은 낙상 사고 방지입니다. 11, 12월에 티잉 그라운드를 오르내리며 넘어져 다치는 골퍼가 의외로 많습니다. 티잉 그라운드를 오르내리는 계단은 0도 안팎의 찬 날씨로 인해 아침에 서리가 끼여 있습니다. 눈에 잘 안 보일 뿐이죠. 서리가 낀 줄 모르고 여름처럼 성큼 성큼 오르내리면 미끄러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므로 티잉 그라운드를 오르내릴 때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기거나 드라이버로 지팡이삼아 움직여야 합니다. 간단한 안전 수칙을 어겨 낙상사고로 몇 달 고생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경우가 있겠습니까.

납회 끝나면 골프를 잊어라

납회 후에는? 골프를 깡그리 잊어 먹는 게 좋습니다. 칠판에 글이 가득 쓰여져 있다면 깨끗이 글을 지우고 다시 시작하는게 낫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이듬해 1월 중순 혹은 1월말까지 골프와 담을 쌓고 골프로 인한 스트레스를 저 멀리 날려버리는게 좋습니다. 1월 중순이후 새마음으로, 또 집중적으로 연습을 시작해야 3월 첫 라운딩부터 ‘굿! 스타트’를 끊을 수 있습니다.

12월초까지 출격하시는 분들, 추위와 살얼음을 조심하시고 즐거운 겨울 골프하시길바랍니다!^^

글쓴이

김수인 골프 칼럼니스트

김수인 칼럼니스트는 매일경제, 서울신문,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에서 23년간 스포츠기자로 활동했다.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PRN 부사장과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실장을 역임했다. 2013년 파이낸셜뉴스에 "김수인의 쏙쏙골프"를 시작으로 주간조선, 한국경제, 스타뉴스, 오피니언 타임스, 미디어빌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골프 자문위원으로 활동중. 저서는 "김수인의 쏙쏙골프"와 "파워 골프" 두 권이 있다. 생애 최저 74타(2013년 솔모로cc), 핸디캡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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