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보내는 세가지 제안

- 정체성, 지속가능성, 청년성을 중심으로

지난 6월 16일 오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던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범시도민 협의회 발대식. 사진= 연합뉴스
지난 6월 16일 오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던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범시도민 협의회 발대식. 사진= 연합뉴스
  • 도약의 기회와 잠재된 위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출범은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의 획기적 전환점이나, 특정 기업 의존도와 지역 이기주의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암초들도 적지 않다.
  •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거버넌스 제안 통합특별시는 장기적 도시 정체성을 세울 ‘도시브랜드위원회’, 기후 테크와 신산업을 선점할 ‘기후에너지 특별청’, 그리고 청년 혁신을 주도할 ‘청년청’을 신설하여 산업적 성과와 인본주의적 가치를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 상상력과 시스템의 결합으로 만드는 미래 삼성닉스 등 대기업의 자원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과 더불어 문화적 구심점이 될 ‘상상랜드’ 같은 혁신적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한국 미래를 이끌 제2의 기적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역사적인 출발에 맞춰

2026년 7월 1일부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통합특별시)의 새 출범은 한국 역사에서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단순히 그동안 소외되었던 전남 지역을 균형 발전의 구상으로 끌어들이는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수도권, 영남 그리고 전남을 잇는 삼각대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그 효용은 균형 발전을 넘어설 것이다.

이는 동심원 효과를 생각해 보면 유추할 수 있다. 호수에 큰 돌 하나를 던져서 내는 하나의 동심원보다 비슷한 크기의 작은 돌을 세 개를 던졌을 때 각 동심원이 서로 충돌 효과를 내면서 파장과 기간이 더 지속되는 원리와 같다.

예상되는 효과는 수도권으로 몰리는 청년 인구의 유입, 수도권 인구 밀집 완화, 지방 특화 젊은 인재와 기술 육성, 지방 대학을 일신하는 글로벌 인재의 요람 조성, 27개 구와 제주도를 포함한 서남해 수많은 섬을 연결하는 UAM(도심항공교통, Urban Air Mobility, 기체 개발부터 인프라·플랫폼·서비스까지 포괄하는 개념) 기술과 관광 지도 확대, 기후 테크 도시 형성을 통한 산업의 균형 발전 등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개발과 확장 중심의 수도권이 놓친 인본주의적이고 차별적인 도시 브랜드 관리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 총알은 일단 많다.

모두가 예상하듯이 통합 특별시의 항로엔 암초들이 꽤 많다. 삼성닉스 등 대기업 의존도 심화(울산, 여수처럼 산업 침체 시 도시 전체 위기), 무조건 표를 받은 특정 당 정치인, 타성에 젖은 지방 공무원, 토호들의 지역 이기주의, 지역별 분야별 산업의 쏠림으로 인한 양극화, 슈퍼버그같은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그것들이다.

그럼에도 통합특별시의 발전 계획은 한국의 건강한 미래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아이디어와 정성을 보태야 한다. 해묵은 지역 갈등, 인구 소멸, 쏠림, 청년 문제, 저녁이 있는 삶, 신기술 개척 등에 엄청난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도 생각을 보태어 세 가지를 제안하려고 한다.

그 셋은 각각 시장 직속 ▲’도시브랜드 위원회’ 신설을 통한 장기적 정체성 구축, ▲’기후 에너지 특별청’과 ▲’청년청’의 신설 운영이다.

‘도시브랜드위원회’를 세운다면

통합특별시와 유사한 도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다. 국내 경우인 창원, 마산 등은 모델 사례가 되기 힘들다. 영국 맨체스터 시티의 통합 시티 사례가 그나마 참고할 만하다.

축구와 산업화 도시인 맨체스터는 ‘위대한 맨체스터 통합 위원회(GMCA, Greater Manchester Combined Authority)’ 운영을 통해 10개 자치구를 하나의 도시권으로 묶어 공동 전략을 수립했다. 이로써 경제 혁신(디지털 경제, 국제 투자 유치, 창업 생태계 조성으로 ‘혁신 도시’ 이미지 강화), 문화·창의성(음악·예술·야간 경제를 도시 브랜드 핵심 자산으로 활용, ‘문화적 활력 도시’로 포지셔닝)의 사례를 구체화하고 있다.

또, 사회적 포용(주거·교육·보건·노동 정책을 통합해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라는 메시지 전달), 환경·지속가능성(기후 대응, 교통 혁신, 자원 관리 등을 통해 ‘친환경·회복력 있는 도시’로 브랜딩) 분야에서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맨체스터의 향후 과제는 지역 간 불균형(10개 자치구 간 경제·사회적 격차가 브랜드 일관성을 약화), 도시 간 경쟁 심화와 차별화 이미지 구축(런던, 버밍엄 등 다른 도시권과 차별화된 브랜드 메시지 필요), 지속가능성 실행력(기후·환경 전략이 선언적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테크 성과로 이어져야 함)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이를 통합특별시에 적용하면,

-통합 거버넌스: 통합특별시 시/군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지속가능한 도시 브랜딩 전략에 근거한 공동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 “하나의 특별시, 27개의 별” 슬로건으로 지역 간 균형을 강조. 5대 세력 즉 시민/기업/전문가/공무원/청년 균등 비율로 참여

-경제와 기술 혁신: 메가프로젝트를 활용한 AI·에너지 산업(광주, 여수, 장흥), 늘어나는 세수를 활용한 전남 ‘디지털+그린’ 융합 브랜드 구축(순천, 보성, 장성 등). 세계 유일 ‘하늘 관광’ 기술로 수많은 섬을 연결하는 UAM(목포, 해남, 신안), 기후 테크 특화 도시(함평, 곡성) 분산 운영. 글로벌 투자 유치와 지역 특화 창업 생태계 조성.

-문화·창의성: 광주의 민주·예술·음악 자산과 전남의 전통·관광·음식·축제에 상상 유전자 문화를 결합.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특별시”라는 브랜드 메시지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

-사회적 포용: 도농 간 격차를 줄이고 청년·고령층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 이미지 강화.

-환경·지속가능성: 전남의 해양·재생에너지, 광주의 친환경 교통을 통합해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브랜딩. 기후 대응과 스마트 교통망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도시”로 자리매김.

등이 된다. 이런 종합 도시 전략의 기본이 가칭 ‘도시브랜드위원회’ 신설 및 운영이다. 이것이 빠지면 정치권 변동 시 추동력이 약화되고 지속 가능한 도시 정체성 구축이 어려워진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민형배 초대시장(왼쪽). 사진= 연합뉴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민형배 초대시장(왼쪽). 사진= 연합뉴스

기후에너지 특별청을 신설한다면

세계적으로 향후 핵심 아젠다는 AI와 기후 위기 대응이다. AI는 삼성닉스 등 반도체기업 차원에서 열일할 것이니 통합특별시가 역점을 둬서 추진할 일은 ‘기후 에너지 테크’다. 이는 탄소중립 기술 개발과 위기 대응 기술 개발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그린(자연 보존)과 블루(자연의 지혜를 활용한 청색 기술. 바이오미미크리 등)를 결합한 신기술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서울대 기후테크 센터에서는 지난 2024년 10월 신성장 동력으로 기후 테크의 절박성을 강조하면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기술, 산업 전략을 다음 분야처럼 제안한 바 있다.

가. 모델링·데이터- AI·빅데이터 기반 기후 예측- 정밀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제공

나. 에너지- 재생·대체 에너지 분산화- 무탄소 에너지 전환 촉진

다. 온실가스 관리-메탄·CO₂ 배출 정량화- 효과적 감축 정책 설계

라. 산업 전략- 농축산·식품 온실가스 저감-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

마. 정책·경제- 기후 리스크 관리-도시·금융 시스템 회복력 강화

이를 위해 선제적으로 통합특별시는 ‘(가칭)기후에너지 특별청’을 신설해 미래 아젠다 선점, 도시 브랜드 차별성과 정체성 강화, AI 반도체의 반 탄소중립 대체 에너지 개발과 부정적 이미지 희석, 삼성닉스 의존에서 벗어난 독자적 신산업 창출을 시도할 수 있다.

‘청년청’도 만들자

통합특별시의 청년의 문제는 통합특별시의 청년의 혁신적 상상으로 풀어야 한다.

이에 부시장 1인에 청년 부시장을 임명하고 그 부시장 직속으로 ‘(가칭)청년청’을 신설 운영해야 한다. 청년청은 초기에는 통합특별시 거주 20대-30대 지역 청년들을 선발해서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핵심 교육/ 지역 사회 특화 창업/ 지자체 연계 문화, 복지, 관광, 도시 재생 활동 등 세 가지에 집중하도록 지원한다.

3년 후 일정 역량이 축적되면 아시아의 글로벌 청년 인재들과 연계해서 ‘글로벌 청년 미래촌’을 조성하고 청년청- 통합특별시 대학교-미래촌을 3각 연결해 상호 교류와 연구, 실행 역량 확대를 해나가는 것이 미션이다.

기업도 여기에 역할을 하면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닉스는 -현재 전국 청년들의 호응 속에서 삼성전자가 시행 중인 싸피 프로그램(SSAFY. 삼성 청년 SW·AI 아카데미) 등을 응용 확대해서- 통합특별시 내 3~4군데 거점 지역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그러면 대학교를 졸업한 지역 인재의 유출을 막아 역내 취업으로 유도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아들이 컴퓨터공학 비전공인데 SSAFY(삼성청년SW아카데미, Samsung Software Academy For Youth), 삼성이 주관하는 청년 대상의 소프트웨어 교육 및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1년 수료 후 개발자 자격을 취득, 대기업에 입사했다.

울산 등 제조 기업 도시는 이런 청년 자원을 놓쳐 인구 유출과 소득 유출로 이어졌고, 소득은 높지만 청년 문화와 활기를 잃은 도시가 되어 버렸다. 필자는 여기에 덧붙인다.

광주-나주-함평-무안 중간 지점의 100만 평 부지에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상상랜드(세계 신화/상상의 땅/신, 악마, 크리처, 요정/상상의 책/상상 축제/상상 스포츠 등 테마관)’, 부설로 메이커 스페이스(그린+블루 기술) 개념의 ‘상상혁신파크’와 1개월 이상 체류 교육을 받는 ‘청소년 상상 아카데미’를 조성해 이를 청년청과 광주 아시아 문화의 전당에서 직접 사업 하기를 바란다.

디즈니월드는 세계인을 모으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황금알 테마 사업 모델이다. 이처럼 상상랜드는 서남 권역을 활성화하면서 음악, 스토리, 음식 등 문화적 유산이 풍부한 전남의 전통을 잇고 또한 현재 기대보다 역할을 못 하는 광주 아시아 문화의 전당과 나주 콘텐츠 진흥원을 실질적으로 잇는 구심점이 될 수 있다.

통합특별시 출범은 한국 미래에 분기점이 될 5천 년 만의 기회다. 천문학적 투자가 들어가는데 장밋빛만 있을 수 없다. 위기 요소도 많다. 기술과 산업적 측면만 강조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되면 모 기업 도시 꼴이 날 수 있기에, 여기에 3가지를 더 갖추면 좋겠다고 의견을 보탰다. 아무쪼록 10년 후에는 ‘한국에 제2 기적을 만든 땅’이라는 소리를 듣기를 바란다.

글쓴이

황인선 작가 겸 문화마케터

황인선은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에 입사, AE를 하다가 민영화된 KT&G에 입사, 마케팅 부장을 하면서 서태지와 상상 체험 프로젝트, 홍대 앞 상상 마당과 콜라보 마케팅을 전개해서 문화마케팅의 선구자로 불린다. 이후 서울혁신센터장, 춘천마임축제 총감독을 역임한 후 몇 개 기업 고문을 수행했다. 현재는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한국문화기획학교 사업감사를 하면서 해석과 도시 브랜딩, 기후 위기 대응 그리고 AI 시대의 상상력 등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기후 행정, 기후 소득』, 『해석의 마법』, 『빅샷, 황인선의 마케팅 ALL』, 『컬처 파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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