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대만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정대성의 미중관계 리포트] 대만은 전쟁발발의 독립 변수 아냐 미중관계에 종속된 양안관계인 이유 ‘3대 백서’로 본 중국의 대만 인식
전세계 지식인들의 포커스는 대만 대선과 관련된 대만 문제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13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대만 사람들이 독립·친미 성향 민주진보당의 후보 라이칭더를 대만 영도자로 선택한 영향이다.
중국 정부는 총통 선거가 끝난 직후 성명을 내고 “‘대만 독립’은 대만 동포의 안녕을 위협하고 중화민족의 근본적 이익을 훼손하며 대만해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끊어진 길이요, 죽음의 길”이라며 “중국은 결국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고 대만은 반드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만 대선에 대한 국내 및 해외 보도는 이같이 중국의 공식적 반응을 기계적으로 보도한 것 외에, 대만을 향한 중국의 입장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관점은 대체로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중국이 대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전략과 인식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회를 빌려 중국의 대만에 대한 인식과 관련, 1993년, 2000년, 2022년 각각 발표된 중국의 공식 백서와 역사적 이벤트를 중점으로 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까?
台湾问题直到现在还未得到解决,美国政府是有责任的。
(미국 정부는 대만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 1993년, ’대만문제와 중국의 통일’ 백서)
필자는 지난해, 북경대학의 한 교수를 익명으로 인터뷰하고 <더칼럼니스트>에 ‘양안간의 전쟁은 일어나지 않으리라(칼럼: 중국의 대만침공, 실제로 일어날까?) ‘고 주장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 이후에도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대만에 대한 식견도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신선하게 들렸던 발언중 하나는 ‘중국은 천하의 문제(=미국과의 대립)가 해결되면 대만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는 것이었다. 그의 발언은 엄밀히 대만 문제를 철저히 천하 문제의 종속 변수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를 비롯해 여러 자료를 종합해보면 중국의 대만을 향한 시각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대만 문제는 중화민국의 계승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국체 문제이고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2. 대만 문제는 외세에 의한 문제이므로, 중국 통일을 가로막는 외세와의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이다.
중국은 일관되게 대만이 중국의 영토라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 1945년 7월 26일 중국, 미국, 영국이 서명하고 나중에 소련이 합류한 포츠담 선언에서 “카이로 선언의 조건이 이행될 것”이라는 점을 재강조했다. 같은 해 9월, 일본은 ‘항복조약’에 서명하면서 ‘포츠담 선언의 규정에 따른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다’고 약속했다. 이를 거쳐 10월 25일 중국 정부는 ‘대만에 대한 주권 행사를 회복한다’고 발표했었다.
이후, 치열한 내전이 끝난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가 선포되어 중화민국으로부터 중국의 합법적 정권 교체를 이뤘고 중국의 주권과 고유 영토 경계는 변하지 않았으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영유권을 포함한 중국의 주권을 당연히 향유하고 행사한다고 주장해왔다. 대만 섬 영유권의 확보는 일종의 중국 통일과 중화부흥의 최종장이자, 현재의 중화인민공화국이 중화민국을 계승함을 확고히 하는 상징적 가치다.
역사적으로 대만섬은 이미 멸망한 중화민국의 고토(故土)라는 인식은 중국의 대만 인식을 형성한다.
台湾问题因民族弱乱而产生,必将随着民族复兴而解决。全体中华儿女团结奋斗,就一定能在同心实现中华民族伟大复兴进程中完成祖国统一大业 (대만문제는 국가의 나약함과 혼란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이며 반드시 민족부흥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전체 중국인민이 단결하고 협력한다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조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2년, ‘대만문제와 신시대 통일의 위업’ 백서)
지난 2022년에 발표된 중국의 “대만문제와 신시대 통일의 위업”이라는 백서(이 백서는 22년만에 나왔다)는, 대만이 중국 내전의 지속과 외세의 간섭으로 인해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장기적인 정치 대립의 특수한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이 백서에서 중국의 입장은, 궁극적인 통일을 방해하는 대만 문제의 기원은 미국을 비롯한 외세라는 점, 그러니 외세를 물리치고 중화민족의 부흥을 이루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점 등을 주장하는 것이다.
덩샤오핑부터 장쩌민까지, 실용적 평화노선의 확립
国民党统治集团退踞中国的台湾省,在外国势力的支持下,与中央政府对峙,由此产生了台湾问题。(대만 문제는 국민당 집권 세력이 중국 대만 지방으로 후퇴한 후 외국 세력의 지원을 받아 중앙 정부와 대립하면서 발생했습니다- 2000년 2월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 문제’ 백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이후, 중국과 대만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대립과 갈등이었다. 양측은 상대방을 흡수해 통일하고자 했으며, 중국은 대만을 미수복 지역으로 여기고 공격을 시도했고, 대만은 미국과 협력해 중국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등 양측 간에 긴장이 지속됐다. 1970년대 들어 군사적인 대립의 빈도는 줄었으나, 덩샤오핑 시절에도 대만은 중국의 핵심이익이었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심지어 미국과 중국 사이의 재수교를 두고 양측 간의 논의가 오가는 1970년대에도 대만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핵심 사안이었다. 즉각적으로 국교를 수립했던 일본에 비해 미국이 7년이나 늦었던 이유도 대만 문제를 두고 양 측의 대립이 팽팽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을 대만문제보다 우선시했던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이 확정되면서, 중국은 무력통일 입장에서 벗어나 평화통일로 노선을 선회한다. 1979년에 미국을 방문한 덩샤오핑은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고, 1981년에는 대만 문제에 대한 평화방침을 제시했다. 이러한 방향은 이전의 무력 통일 지향에서 벗어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자, 미중협력이라는 큰 목적을 위해 대만 문제를 장기적인 틀에서 접근하겠다는 양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 결의를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선언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대만을 주권 국가로 간주했다.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미국은 대만과의 상호방위조약을 무효화하는 한편 대만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약속하는 ‘대만관계법’을 제정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통합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대만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지도 않는 ‘전략적 모호성’ 노선으로 선회한 것이다.
덩샤오핑은 이와 같은 미국의 애매한 조치에 분개했으나, 당시 덩샤오핑 행정부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있었으므로 미국의 조치를 묵인했다.
평화통일 노선은 그 이후의 지도자들에도 이어지며 더욱 구체화됐다. 결정적으로 1995년 1월 30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조국 통일 추진의 위대한 대의를 완수하기 위한 계속적인 투쟁’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양안 관계 발전과 조국 평화 통일 과정의 진전을 위한 8가지 제안을 제시했다. 그는 심지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것은 평화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기초이자 전제 조건이며, 우리가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대만 동포들을 향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통일에 간섭하고 ‘대만 독립’을 이루려는 외세의 시도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대만을 향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노선은 2022년 백서에서도 유지되었다.
我们愿继续以最大诚意、尽最大努力争取和平统一。我们不承诺放弃使用武力,保留采取一切必要措施的选项,针对的是外部势力干涉和极少数“台独”分裂分子及其分裂活动,绝非针对台湾同胞,非和平方式将是不得已情况下做出的最后选择。(우리는 평화 통일을 위해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을 다해 계속 노력할 의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외부 세력과 극소수 ‘대만 독립’ 분리주의자들의 간섭과 분리주의 활동에 대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을 보유하며, 대만 동포에 대한 무력 사용은 결코 없을 것이며, 비평화적 접근은 최후의 수단 중 최후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중국은 대만에 대한 인식이 이념면에서는 최고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지만, 정책적으로는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왔다. 중국의 역대 지도자들은 대만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념적 중요성을 위해 실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는 대의명분상 통일이 최고의 우선순위임이 명백하지만, 정책 결정에서는 실질적으로 통일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통일에 대한 인식 및 행동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할 것이다.

대만을 전쟁의 “독립 변수”로 여기지 말아야
实现祖国完全统一,是中华民族的历史和文化所决定的,也是中华民族伟大复兴的时和势所决定的。(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중화민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시기와 상황에 따라 결정됩니다. -2022년 백서)
대만을 전쟁의 “독립변수”로서 상정한다면, 대만의 정권 교체나 대만의 행동이 중국의 화를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냉정히 중국의 인식을 고려한다면 대만문제는 철저히 미중관계에 종속되어 있기에 대만이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대만독립을 선언하지 않는 이상 중국의 양안 정책은 평화통일에 기초하고 있으며, 중국이 대만과 전쟁을 할 것인지는 대만에게 달려있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단순히 무력에 기반한 통일노선을 버린 이후, 대만에 대해 중장기적인 그림을 수립했고, 미중 수교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념보다는 실질적인 실리를 계산하며 움직여왔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입장과 인식은 꽤 일관적인데, 이는 대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이 미국과 외세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중국정부의 태도는 대만 압박과 제재는 단순히 대만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만과 함께 미국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국내 전문가들의 입장과 상통한다.
최근 한국내 언론에서는 중국을 비이성적인 행위자, 예측할 수 없는 나라로 묘사하고, 중국과 대만이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다는 보도가 빈번했다. 또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점령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추정까지 돌기도 했다. 그러한 보도들은 ”시진핑은 덩샤오핑의 대만 평화통일 노선을 충실히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 속에서 나오거나, 아니면 무력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중국의 공식 성명의 일부를 보고 오해한 것에서 출발한다.
물론 중국측의 입장이 실제로 바뀔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비슷한 권위주의 체제를 가지고 있는 북한이 2024년 1월 난데없이 통일에 대한 비관론과 남측에 대한 적대를 선언했듯이, 중국이 대만내 여론과 국제적인 상황에 대해 비관적 시각으로 변하고 대만을 향해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 경우 압도적인 전력차를 고려해볼 때 남북관계와 비교할수 없을 만큼 대만에 충분히 위협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더칼럼니스트>에 기고한 글(칼럼: 중국의 대만침공, 실제로 일어날까?)처럼 중국은 자신의 무력 행사에 대해서는 확실한 사전 경고를 함과 동시에, 정책의 변화에 있어서는 명확한 공고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더 나아가 실질적 무력 사용 직전에 있어서 레드라인을 분명히 했던 역사들이 있다.
그러니 중국이 발표한 여러 문건의 “시그널”을 통해 판단컨대, 필자는 아직까지 현 중국정부가 대만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갖고 평화통일 노선을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며, ’무력수단을 배제하지 않았다’는 문구 하나를 확대 해석해 전쟁의 가능성을 점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
대만문제는 미중관계와 외세침략을 극복하는 중화부흥과정에 종속되어있다는 중국의 대만문제 인식과 지금까지의 실리를 중시하던 반응을 미루어보면 그러한 걱정은 접어두어도 될 것이다.
由于受到“台独”思想毒害,也由于两岸政治分歧问题尚未得到解决,一些台湾同胞对两岸关系性质和国家认同问题认识出现偏差,对祖国统一心存疑惧。台湾同胞是我们的骨肉天亲,两岸同胞是血浓于水的一家人。我们愿意保持足够的耐心和包容心,创造条件加强两岸交流交往,不断加深广大台湾同胞对祖国大陆的了解,逐步减少他们的误解和疑虑,进而走出受“台独”煽惑的历史误区。(‘대만 독립’이라는 유독한 이데올로기와 대만 해협 양안 간의 해결되지 않은 정치적 차이로 인해 일부 대만 동포들은 양안 관계의 본질과 국가 정체성 문제에 대한 이해가 편향되어 조국 통일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만 동포는 우리의 혈육이며, 대만 해협 양안의 동포는 피가 물보다 진한 한 가족입니다. 우리는 인내심과 포용력을 가지고 양안 교류와 접촉을 강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동포들의 조국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동포들의 오해와 불안을 점차 줄여 ‘대만 독립’으로 인한 역사적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2022년, ‘대만문제와 신시대 통일의 위업’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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