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놓친 것
어떻게 윤석열이 최종후보가 됐을까 尹 외에도 실패한 고위 인사 많았다 후보 기록 빈약, 인기에 얽매이기도 민주적 덕성·청렴등 기본자질 체크 실패 4기 민주정부, 인사시스템 전문성 갖추길
풀리지 않는 의문
문재인 전대통령의 언론인터뷰가 화제다. 내용에서 핵심은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발탁과정과 그 이후였다. 하지만 이 인터뷰를 보면서 든 의문은 ‘어떻게 이런 인사가 가능했냐’는 원초적인 것이다. 즉, 문재인 정부 5년의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는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사실 문 정권의 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만 문제가 된 것은 아니었다. 김동연 초대 경제부총리부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홍남기 경제부총리, 장하성·김상조·김수현 정책실장, 김현미 국토부장관, 유은혜 교육부장관, 윤석헌 금감원장 등에 이르기까지 성과가 미흡한 고위 공직자가 얼마나 많았는지 열거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이낙연 국무총리를 차기 대선후보로 심중에 두었던 인사도 한 둘이 아니었다. 그들을 그대로 자리에 둔 채 여론과의 싸움에 밀린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는 과정에 대한 문 전대통령의 설명을 살짝 들어보자.
“이제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하게 된 가장 단초가 되는 것이니까요. 후회가 되죠. 실제로 그 당시에 찬반 의견이 나뉘었던 것이 맞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을) 지지하고 찬성하는 의견이 훨씬 많았고요, 반대하는 의견이 소수였습니다. 민주당은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찬성하는 그런 의견이었고요. 그러나 이 반대 의견이 수적으로는 작아도 이렇게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 내가 보기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제 어떤 사람들이었는가 하면, 윤석열 중앙지검장 당시에 뭐 법무부 장관을 했다든지 어쨌든 그 시기에 윤석열을 가까이에서 겪어본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윤석열 후보자에 대해서 말하자면, 욱하기를 잘하는 그런 성격이고, 말하자면 자기 제어를 잘 못 할 때가 많이 있다, 그리고 윤석열 사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기 사람들을 이렇게 아주 챙기는 그런 식의 스타일이다 이런 의견들을, 이게 나중에 보면 다 사실로 그 말이 맞는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죠, 어쨌든 가까이서 겪어본 사람들이 그 겪어본 바에 의해서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인사에서 그런 의견이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반대가 수는 작지만, 충분히 귀담아들을 만한 그런 내용이어서 그러나 이제 뭐 다수는 지지하고 찬성하고 그래서 이제 많은 고민이 됐죠.
그래서 당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가 4명이었는데 그 4명 모두를 조국 수석이 직접 다 한 명 한 명 인터뷰를 해보고 당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검찰개혁에 대한 각 후보자의 의지나 생각을 확인해 보기로 했는데, 조국 수석이 4명을 다 만나본 결과 나머지 3명은 전부 검찰개혁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고 윤석열 후보자만 말하자면 검찰개혁에 대해 지지하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최종적으로 2명으로 압축시켜서 고민했어요.”-한겨레 신문 인터뷰에서
허술한 인사평가 시스템
권위주의 시절에 검찰총장은 4개 권력기구의 수장이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보장하기 위해 임기제까지 도입했던 자리다. 그런 자리에 앉을 사람을 선정하는 과정이 인터뷰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순하기만 했을까. 그 후보들에 대한 오랜 평가의 기록이 데이터로서 존재해야 하지 않았을까.
검찰총장의 직무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평소 상하 소통을 잘하는지, 폭력적인 언행은 없는지, 부정부패나 가족사의 문제는 없는지, 정권의 정책 방향을 충실히 수행할 것인지 등의 평가항목이 있어야 했을 것이다. 그 기준에서 본다면 윤석열은 탈락해도 한참 전에 탈락했어야 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가장 마지막 평가항목, 검찰개혁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이전에 체크됐어야 할 것이다. 그때 걸러냈다면 김건희 특검법 논란조차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분명 검찰의 조직을 국민과 괴리되지 않게 운영할 인물이 아님이 세평을 통해 확인됐을 것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최종후보까지 올라갔을까. 거기에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다수의 정무직 위원들 사이에 윤석열의 대중 인기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재인 정권의 명암중 암(그림자)에 해당하는 부분, 인기와 스타일(폼)에 연연했던 모습 그대로다. 오랫동안 관찰되고, 평가됐어야할 권력기구 수장의 후보가 단기 인기에 의해, 정권의 활용, 스타일리스트 문 전대통령의 선호에 의해 판단됐다고 본다면 무리일까.

문 정부의 실패한 인사
이는 다른 인사들의 임명에서도 이미 노출되어 있었다. 전 정권에서 ‘빚내서 집을 사라’고 하는 전 경제부총리의 선전선동을 그냥 방관하고 있던 한은 총재를 새 정권에서 그대로 연임시킨 것, 그를 추천한 김동연 부총리와 마찰을 피한 것 등도 마찬가지다. 그 한은 총재는 ‘한은 독립’을 주장하며 코로나 팬데믹 전에는 기획재정부 정관이나 경제수석을 만나는 것조차 피했다.
문 전대통령은 인사에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고위정무직에 추천한 인물은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다. 대부분 비서실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인사위원회가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걸러진 인물을 추천받고, 최종 임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 전대통령이 밝힌 내용을 보면, 인사추천위원회는 해당 직에 대한 능력에 대한 가중평가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후보에 대한 정보가 빈약했거나, 전문성을 충분히 체크하지 못한 채 ‘연고주의’에 매어 있었다.
이런 인사시스템은 문 전대통령을 포함해 친문인사들의 상당수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신에 이낙연 국무총리를 대선후보로 선호했던 이유와도 연결될지 모른다. 잘 알려져 있듯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밀었던 후보는 사실 이재명이 아니라 이낙연이었다. 그러나 이낙연을 모셨던 사람들은 그의 인성에서부터 비난을 쏟아낸다. 총리로 모신 이들 사이에 그의 품평이 많았을텐데, 윤석열 만큼이나 나을 게 없었다. 동아일보 시절, 국회의원 시절등 과거 행보도 이상했고, 윤석열과 겹치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에 대한 선호를 포기하지 못했다.
인사시스템에도 전문성을 높이자
4기 민주정부를 맞게 된다면, 그때는 고위정무직에 대한 인사시스템도 바뀌어야 한다. ‘우리 편’만 강조하는 것은 그 다음 정권에서 배반하지 않을 인물이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일지 모른다. ‘충성심’이 모든 것이던 시대는 지났다. 당연히 인기인이 정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야할 것이다.
민주적 덕성을 갖추고, 시대를 앞서는 비전을 갖춘 전문가여야 함을 물론이다. 나아가 후보의 전문성을 냉정하게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디테일하게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전문가, 이런 인물을 찾아내야 한다. 그럴려면 인사위원회에 관여하는 사람이 더 전문적이어야 한다. 착한 사람의 스타일리스트 방식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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