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장관의 부(富)가 왜 문제인가
의사들 보상이 큰 세상에 사는 우리 이공계 인재들의 큰 재산, 부러운 일 공직 수용하며 재산 공개한 이들 노력에 대한 보상이라면 바람직한 것 이공계출신의 성공을 칭찬해주자
“의사들만 돈버는 세상”
최근 이공계출신 지인이 목소리 높여 얘기한 적이 있다. 의사정원을 늘리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질타를 쏟는 중에 나온 불만이었다. 의사에게 공부한 것에 대한 보상이 너무 크다는 주장이었다. 그 결과 의과대학으로 인재들이 몰리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좋은 인재들이 이공계에 오지 않고 의대진학을 하는 이유가 뭐겠어요. 의사가 되면 엄청난 보상을 받기 때문이잖아요. 그런 걸 보면서 이공계 연구원들에게 ‘인공지능(AI)에 미쳐라, 기초기술 연구에 미쳐라’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어떻게 해서든지 의사 정원을 확 늘리고 보상이 줄게 만들어야 해요.”
가깝게, 이공계에 진학하려던 인재들이 의대로 쏠리게 된 결정적인 시기는 IMF(국제통화기금)위기 때였다고 한다. IT기업이든 아니든 대기업과 민간연구소들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직원들을 정리하자 많은 이공계 출신들이 길거리로 나앉았다. 경제위기 당시 빚내서 의원을 짓고 치료기기를 도입했던 의사들도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위기 이후에 살아남았다. 그 시기를 버틴 의사들은 새로운 진료항목을 만들고 진료수요도 개발해 위기때의 어려움을 만회할 수 있었다. 이공계 박사들은 길거리, 의사들은 재기. 그렇게 선택의 차이는 삶을 극명하게 갈라놓았다. 국가경제가 회복되고 살아남은 기업들은 다시 인재를 찾았지만, 그 아픈 기억은 이공계와 인문계출신 부모의 기억에 오래남았다. 이공계를 가봤자 도움안된다는 인식이 생겼다. 반대로 어떤 위기에도 버틸 수 있는 의사, 법조인 같은 국가자격증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사들은 얼마나 큰 보상을 받을까. 정은경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도 재산공개를 하겠지만, 재산을 신고할 공직에 나서지 않는 이상 의사들은 재산을 공개할 일이 없다. 일반인들이 이를 알 수가 없다. 비용 처리되는 부분도 많이 있고, 편법도 횡행하고 있다고 추측된다. 국세청만이 의사들의 보상을 추측할 뿐이다. 이마저 정확하진 않다. 엄청난 부를 축적한 이들이 꽤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기업인 출신 인재들의 공직진출
최근 이재명 정부의 내각 인사와 관련해서 기업인 출신의 재산이 과다하다는 지적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네이버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을 포함할 경우 440억원 정도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공개가 됐다. 부동산도 27억원 가량의 아파트를 포함, 4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경훈 과학기술정부통신부 장관 후보자 역시 36억여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거주하고 있는 41억원짜리 아파트에 본인 지분을 5분의3으로 계산한 결과다. 지명되기 전인 6월10일 NH농협은행으로부터 7억 5천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점이 가볍게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의 하정우 AI수석도 아직 재산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네이버 재직 당시 수십억 원 대의 연봉과 스톡옵션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니, 그의 재산 역시 100억원은 족히 넘으리라 짐작된다.
이번 정부의 조각에서 젊은 이공계 출신 기업인들이 공직 제안을 수용한 것은 한편으로 참 고마운 일이다. 그냥 그 기업에서 받게될 보상을 포기하고 연봉이 1억~2억원에 불과한(?) 공직의 길을 택했다. 애국심 없이는 택할 수 없는 선택이다. 물론 기업에 남아있는다고 모두다 큰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충분히 큰 보상을 받고도 남을 인재임에 틀림없다. 대단한 실력자들이 정부, 특히 AI 정책을 바로 세우고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직 제안을 수용했다.
문제삼기 보다는 성공을 존중해야
이들의 재산이 과해보이지만, 이를 문제삼을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이공계 출신으로 많은 재산을 형성할 수 있음을, 그 가능성이 막힌 사회가 아님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들이 우리 사회 1%의 천재라서 누리는 혜택이기에 이 사례를 일반화시켜선 안된다고 할 수 있다. 맞는 말이다. 수많은 연구원들은 최저생계비도 안되는 생활비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다. 정부도 그 어려움을 감안해 연구예산을 편성해서 지원한다.
그런데 밤을 꼬박 새워 개발한 성과에 대해 이들 연구원들은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을까.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기업체 연구원 출신들의 직무발명보상금 소송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연구내용이 고도화되어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도 많아 옛날보다 가치가 높아졌지만, 기업들은 보상책이 옛날 수준이거나 거의 없다. 이런 모습은 외국기업과 크게 대비되며, 인재가 국내를 떠나는 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공계 출신의 인재가 네이버 같은 IT대기업에서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내 그 보상으로 많은 재산을 일궜다. 우리가 꿈꾸는 그림 아닌가. 우리의 자녀가 얻길 바라던 보상아닌가. 그들에게 왜 강남에 부동산을 갖고 있느냐, 여러 채인가 하는 지적은 참 지엽적이다. 또 그런 경제적 여유 때문에 중소기업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는 발목잡기에 불과하다. 한성숙 후보자가 네이버 대표로서 가졌던 경험은 중소기업들에겐 성장의 열쇠일지도 모른다.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세속적 욕망에 물들지 않은 고고한 인재도 많은데 굳이 왜 이들을 써야하는가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이 정책을 더 잘할 거라는 근거는 약하다. 국가는 국민들의 삶을 개선시키고 행복을 누리게 할 의무가 있다. 도덕적 절제와 금욕의 삶을 유도하는 것이 현대적 국가의 역할이 아니다. 국가가 쓸 인재는 아닌 것이다.
필자는 한성숙 장관 후보자 같은 이들이 이 사회에 많이 나와야 하고, 그 배출의 기회가 더욱 넓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공계 인재가 의사, 인문계 인재가 로스쿨 변호사로 진출하기 보다는 성공한 사업가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한껏 발휘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오히려 한성숙 장관, 하정우 AI수석, 배경훈 장관이 의사가 아닌 기술자로서 큰 성공과 부를 누린 사례로 환영받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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